집순이 아내의 성향을 물려받은 아이는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보내는 절대 시간이 부족한 아이는 평일 저녁이고 주말이고 집 떠나는 걸 싫어한다. 집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해는 충분히 되는데 집, 어린이집, 회사만 오가는 삶을 이어나가는 나는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좁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차가 없을 때 오히려 더 자유롭다고 느끼는 편이다.
거실에서 보이는 호수공원은 그림의 떡이다. 혼자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주말에 아내와 아이가 늦잠자고 있을 때 집 앞 도서관에 와서 보내는 2~3시간이 소중한 상황.
그런데 최근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매일 밤 온가족이 함께 운동하러 나가는 게 루틴이 되었다. 짧게 할 때는 아파트 단지 안을 돌고, 길게 할 때는 호수공원에 간다.
언젠가는 도서관도 같이 올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럼 더 바랄 게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