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장에서 다시 꺼내 읽다가, 다시 달리기로 ‘작정’했다.
정말 오랜만에 5km를 쉬지 않고 달렸다. 꽤 힘들었고, 기록도 저조했지만 목표한 지점에 이르렀다는 게 중요하다.
’21년 12월 복직 이후 몸을 전혀 돌보지 않았지만, 습관적으로 마시던 맥주를 끊은 덕분인지, 아이와 함께 먹는 저녁의 양이 적고 건강식이어서 그런지 다행히 체중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5km 정도는 (고통스럽겠지만) 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Nike Run Club 앱이 켜진 아이폰을 손에 들고 뛰었는데, 애플워치9이 나올 때까지 존버할 생각이다.
다시 시작하는 달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중요한 일을 꾸준히 오래할 수 있도록 ‘체력’을 향상 시킨다.
목표에 이르기까지 ‘꾸준함’이 중요하며,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식’ 시킨다.
언젠가부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쉽게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DNA가 내 안에 자리 잡았다. 아마도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내가 직접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그런 경향성이 강화된 것 같다.
대학생 때 대부분의 동기들은 PPT 강의자료만으로 공부했지만, 나는 혼자 도서관에 틀어박혀 영문으로 된 교재를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 읽고 연습문제도 다 풀어 보면서 참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다. 평범한 두뇌를 가진 나에겐 그 게 최선의 방법이었고, 그때의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시작하는 달리기는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신성한 ‘의식’이다.
허리에 매는 작은 가방 추천. 거기에 휴대폰 넣고 뛰면 좋아.
예전에 등산용으로 산 슬링백이 있는데 우선 이걸 활용해 보아야겠네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