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는 걸 힘들어한다. 무엇이 힘드냐고 물으면 겨우 들을 수 있는 답변은 “귀찮아서”.
등원에 실패해서 나와 아내가 한 번씩 출근을 못한 날도 있었다.
월요일 등원은 특히 더 어렵다. 어제는 아침 간식을 먹은 후 결국 눈물을 보였다.
힘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출근하기 위해서라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힘든 걸 이겨내는 사람이 될래? 포기하는 사람이 될래? 아빠한테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
그러면서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해줬다.
아이는 고민하더니, 이겨내는 사람이라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한 정체성은 본능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