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의 우려만 없다면 매일 달리고 싶지만, 주 4-5회가 적당한 것 같다. 매일 달리고 싶은 이유는 정신적인 것이다. 복잡한 머리속을 비우고 평정심을 찾는데 장거리 달리기만한 게 또 있을까?
잘 달리고 싶다는 욕심은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데 도움이 된다. 배고픔을 견디고 꾸준히 달린 덕에 체중은 77kg 초반에 안착했다. 이 추세라면 여름에는 75kg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코호흡에 완전히 적응했고, 이제는 콧물도 거의 나지 않는다. 코를 풀기 위해 수시로 공원 화장실이나 음수대를 들를 필요가 없어졌다.
일요일 아침엔 계획대로 11km를 달렸다. 처음에 11km를 달릴 때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했는데,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달릴 뿐이다.
광교호수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다. 거친 호흡과 흐트러진 자세로 힘겹게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호흡과 자세를 다시 점검하는 일을 반복할 수 있었다.
7.5km 쯤 달렸을 때 부터는 다리 관절과 근육이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켠 것처럼 일정한 리듬과 속도로 자동주행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더 낮은 심박수로 폼 나게 더 빨리 더 멀리 달리고 싶다는 욕심은 조바심을 부른다. 조바심은 부상을 부른다. 천천히 점진적으로 기초를 착실히 쌓아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