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맙게도 아이는 2주 동안 초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주었다.
등교길은 나와 함께 하고 있고, 하교 후 미술학원, 돌봄센터로 이동할 땐 아내가 점심시간에 나와 고생해 주었다.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아내가 함께 하고 있다. 수영학원은 돌봄센터 근처에서 셔틀을 타야 하는데, 아내와 내가 한 번씩 동행했다.
둘째 주부터는 하교 후 돌봄센터까지 혼자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다음주부터는 혼자 가보겠다고 한다. 다음 주부터는 하교 후 미술학원도 혼자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로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대견하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돌봄센터 밴드에 매일 올라오는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재밌게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일 저녁 퇴근해서 오늘 어땠냐는 질문에 좋았다는 답을 들으면서, 나는 큰 행복을 느낀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역사독서논술 방과후 수업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코딩 수업을 들어보면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을 아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무엇을 하든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로 해나가길 바란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느라 많이 긴장되고 피곤할텐데,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