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초가 아쉽지만, 할 수 있는 걸 다 했기에 후회는 없다. 50분의 벽을 깨고 싶어서 인내심을 끌어다 썼지만 2%가 부족했다. 다음엔 인내심이 아니라 실력으로 50분의 벽을 깨고 싶다.
작년 4월 서하마 10K 기록은 52:52. 코로스 시계의 예측 기록은 51:22. 후자를 목표로 잡고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508 페이스로 계속 달릴 수 있을까 스스로를 계속 의심했다.
A조로 출발했고 주로가 넓어서 거의 병목 없이 달릴 수 있었다. 출발할 땐 보슬비가 내렸는데 반환점을 돌아올 땐 비가 꽤 내려서 장갑으로 얼굴을 닦으며 달려야 했다. 양말은 완전히 젖어서 발이 축축하고 시렸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평소에는 500 페이스 근처에도 안 가는데, 445까지 속도를 냈고 심박수는 내내 170을 넘기고 있었다. 주변 경치를 구경할 여유는 없었다. 남은 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자세와 호흡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500 페이스로 10km를 완주할 수 있었다.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잘 달리는 사람이었다. 오랜기간 꾸준히 노력한 게 어디가지 않았다.
내년엔 서울마라톤에서 풀코스를 달리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정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