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5 단지 내 이사

앞으로 오랫동안 머물 집으로 이사했다. 내년에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될때까지 최소 8년은 이 집에 살게 될 것 같다. 평생 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동네에 마음에 드는 집이다.

처음 이 동네에 온 것은 2023년 4월 9일이었다. 2023년 12월 15일에 전세로 들어와 2년을 살았고, 2025년 12월 15일부터는 자가로 살게 되었다.

마음에 드는 동네에 살면서도 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이 가끔 서글프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해관계자가 여러 명이고 큰돈이 오가는 이사 당일을 앞두고 전날 밤 잠을 설쳤다. 중개사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지만,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았다.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집을 구경하던 날 연달아 여섯 집을 보다 보니 정작 매수한 집의 구조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방마다 붙박이장이 있다는 사실을 이사 당일에야 알게 되어, 계획했던 가구 배치를 할 수 없었다.

가구 배치를 수정할 시간도 없었다. 임차인에게 집을 인계하고, 부동산에서 전세금을 받고, 법무사에게 서류를 제출하고, 매도인에게 입금하는 동안 이사는 쉬지 않고 진행되었다.

모든 절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이사 업체가 가구를 알맞게 배치해 둔 것을 확인했다. 서랍장 하나만 옮기자 딱 원하던 배치가 나왔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전에 살던 집에는 붙박이장이 없어서 옷 수납용 서랍장과 옷걸이를 따로 구입해 사용했고, 무엇보다 옷을 많이 줄였다. 이제는 붙박이장이 3개나 생겨서 한 칸은 운동복 전용으로 써도 좋겠다.

아파트 입구에서 바라본 경기도서관, 경기도청

신풍초등학교,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에듀타운 학원가, 에듀타운 학원가, 경기도서관, 롯데아울렛(롯데시네마), 갤러리아백화점(CGV), 교보문고, 광교호수공원은 가까워졌고, 아브뉴프랑(롯데마트)는 멀어졌다.

가족 모두에게 이사 온 집의 위치가 좋다. 아내는 회사 셔틀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졌고, 아이는 학교와 돌봄센터가 가까워졌고, 나는 광교호수공원, 경기도서관, 영화관이 가까워졌다.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긴 하지만.

집을 알아보고 자금을 마련하고 이사를 오기까지, 아내와 나의 협업은 언제나처럼 완벽했다. 각자 할 일을 찾아 빈틈을 메우며 이번에도 훌륭하게 해냈다.

이 집에서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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