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의 달리기

2025년 5월에는 목표한대로 240km를 달렸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가정과 회사에 충실하면서 달리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정, 회사, 달리기 이외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인데, 다행히 이 세가지 말고 달리 관심이 가는 일은 없다.

10km 대회를 나가서 즐겁게 뛰었고, 일요일엔 한강으로 가서 27km, 28km, 30km까지 달렸다. 일요일에 장거리를 달린 후에는 목요일 쯤 되어야 몸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디가 특별히 아픈 건 아닌데 회복되기 전까지는 페이스가 잘 나오지 않았다. 회복의 중요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6월 마일리지 목표는 240km를 유지하는 것이다. 장거리도 최대 30km까지만 달릴 생각이다. 몸이 간당간당한 것 같아서, 부상 당하는 일이 없도록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으로 가려고 한다. 느리게 가더라도 멈추는 일은 없도록 하자.

2025년 21주차 달리기

일요일 30km 거리주를 포함해 겨우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웠다.

화요일엔 유럽 지역에 대한 서비스 정기점검을, 목요일에는 북미 지역에 대한 서비스 점검을 진행하면서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목, 금, 토에는 테이퍼링을 하면서 일요일의 결전(?)을 준비했다.

주중에 너무 더워서 일요일 장거리 달리기를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토요일에 온도가 떨어져서 일요일에는 쾌적하게 달릴 수 있었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달렸다. 이 루트를 선택한 이유는 그늘이 많기 때문이다. 올림픽대로 아래를 달리는 구간이 있고, 샛강 보행로의 나무 그늘도 좋다.

고등학생, 대학생 때 살았던 동네 근처의 가양대교에서 15km를 찍고 반환하였다. 그 어떤 코스보다 광활한 한강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고, 충분히 몸이 풀리며 리듬감이 살아나 엄청난 행복감을 맛보며 달렸다.

23km 지점부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7km 지점에서는 길게 늘어선 러닝크루를 추월한다고 질주를 했다. 질주의 여파로 종아리 근육이 뭉쳤고, 쥐가 나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절해야만 했다. 다음부터는 만용을 부리지 않아야겠다.

28km 이상은 가보지 않은 길. 체력적으로도 부족한 것이 느껴졌고, 페이스 다운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래도 앞에서 벌어놓은 시간이 충분해서 3시간 이내에 30km를 달릴 수 있었다.

당분간은 거리를 늘리지 않고, 30km에 적응하려고 한다. 30km를 평페 540으로 이븐하게 달릴 수 있게 만든 후에 다음 단계를 고민해보려고 한다. 문제는 더위다. 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2025년 20주차 달리기

이번주엔 목금 평택 팀장 교육, 토일 구미 가족여행이 있어 달리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해서 주간 마일리지 50km를 채웠다.

늘어난 통근 거리, 루틴을 깨는 다양한 일들로 인해 부족한 시간, 부족한 에너지로 마일리지를 늘려나가는 작업은 외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하다.

주말에는 1박 2일 여행가기 전에 15km를, 여행다녀온 후에 10km를 달렸다. 몸이 허락하는대로 달렸는데 생각보다 페이스가 잘 나와서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달린 후에도 근육, 관절에 이상이 없어서, 내구성이 많이 좋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음주엔 29km 거리주를 포함해 주간 마일리지 60km를 반드시 채워야 한다.

2025년 19주차 달리기

이번 주엔 역대 가장 긴 시간(6시간 19분), 먼 거리(62.97km)를 달렸다.

화요일엔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일요일 아침에는 한강에서 달렸다. 지금까지 한강에서 25km 이상 뛴 건 네 번인데, 이번이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1월 2일 풀코스를 달리는 날에도 좋은 컨디션을 장담할 수는 없기에, 예외는 없다. 초반부터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꿋꿋이 밀어붙였다.

밀리의 서재 퇴마록 오디오북을 들으며 달렸다. 시간이 빨리가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내용이 어두워서 에너지 측면에선 대체로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 오디오북에 주의를 빼앗겼고, 날씨도 흐려서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9km, 18km 지점에서 에너지젤을 섭취하였는데, 23km 이후부터 계속 배고픔을 느꼈다. 장거리를 달리기 전에는 탄수화물 섭취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11월 2일의 목표는 서브4. 540 페이스로 42.195km를 달려야 한다. 지금은 600 페이스로 28km를 달리는 것도 쉽지 않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면서 28km를 달렸다.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함의 힘을 믿고 성실히 마일리지를 쌓아 나가야겠다.

2025 버닝런 10K

이틀 전에 27km를 달렸고 앞으로도 마일리지를 채우는 일상의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달리기로 했다.

50분 페이스 메이커를 발견했을 때 따라가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렸지만 잘 참았고, 느긋하게 60분 페이스 메이커 한참 뒤에서 출발했다. 입문 러너들이 많은 대회여서 병목이 심했지만 굳이 추월하지 않고 흐름에 맞춰 천천히 달렸다.

초반에 꽤 더워서 오늘 힘들겠다 싶었는데, 선유도 지나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몸을 식혀주었다.

반환점을 돌아 빠르게 달려오는 선두권 주자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달렸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레이스 후반에는 추월차로(?)가 자꾸 눈에 들어와 외면할 수 없었다. 펀런이고 뭐고 마음이 가는대로 냅다 달렸다. 순간 페이스는 430에 근접했다. 걷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레이스 후반 나홀로 질주(?)는 짜릿했다.

펀런과 빡런이 섞인 묘한 레이스를 마치고, 한강 둔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풍경을 즐기며 성취감과 소보루빵을 함께 천천히 음미했다. 행복했다.

그 순간 은퇴 후의 삶을 상상해봤다. 전국의 아니 세계의 마라톤 대회를 즐기는 삶은 어떨까 하고. 마라톤 대회는 죽을때까지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여의도에서 출발해서 (혼자서도 공짜로 달릴 수 있는) 보행로,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대회가 무슨 매력이 있을까 싶었는데, 한마디로 좋았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레이스가 끝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마라톤 대회 장소로서 여의도는 더 좋았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을 잠깐 둘러봤는데 기대만큼은 못했다. 그래도 퇴근 길에 들러 옷 갈아입고 짐 보관하고 한강 야경을 즐기며 달리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