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간밤에 아주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지만, 하루종일 봐야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시험장에는 못가서 시험을 못치르는 것과 이가 두개나 빠지는 꿈이였다. 이가 빠진 것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시험을 아예 못 보는 꿈은 너무 생생했기에 그래서 너무 끔찍했다. 마치 수능을 망쳐버렸을 때의 느낌과 흡사한 …

불길한 꿈을 꾸었기에, 정신차리고 조심해서 운전하여 잠실운동장에 도착하였다. 벌써 부터 많은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륵주륵 비가 오고 있었고 하늘은 뿌옇게 흐렸다. 화창한 봄 날씨에 기분좋게 뛰자는 나의 계획은 벌써부터 빗나가고 있었다. 이미 꿈에서 부터 틀어졌을지도 …

9시 출발인 대회에 7시 50분쯤 도착하여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운동장에 들어서니 8시 10분쯤이였는데, 여전히 비가 내리고 손이 시려울 정도로 추웠다. 나의 대회 기념품인 반팔 티셔츠와 심하게 짧은 달리기용 팬츠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나 추워서 뭐하러 혼자 사서 이고생을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만 …

8시 30분쯤 운동장 트랙으로 집합!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준비운동을 하니 추운 것을 조금씩 잊기 시작했고 기분이 좋아졌다. 준비운동을 안내하는 아리따운 LG Twins 치어리더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풀코스-하프코스-10km-키즈러닝 순서로 출발했다. 작년 말에 참가했던 마라톤에서도 배동성씨가 사회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배동성씨였다. 배동성씨의 카운트다운에 따라 주자들이 힘차게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10km 참가자는 출발선이 50분 이내, 1시간 이내, 1시간 10분 이내, 1시간 10분 이후로 나눠졌는데, 나는 50분 이내 출발선 제일 앞쪽에 있었지만, 요령있는(?) 사람들은 이미 하프 뒤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10km가 출발할 때는 가장 앞쪽은 아니였다. 아무튼 출발한 후 나는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등속운동을 했다. 시계없이 달려서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5km 반환점을 돌았고 힘들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달리는 중간에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쌍화차를 한잔 같이 하고 싶은 매력적인 아가씨들도 많았고, 두팔이 없는, 한 팔이 없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나만큼 뛰는 나이 많으신 분들도 굉장히 많아서 뒤쳐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뛸 때야 항상 힘들고, 그래서 참고 달리긴 하지만, 지난 두대회에 비하면 거의 힘들지 않았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인생을 진하게 느껴보기에는 비교적 편안한 레이스였다 …

시계를 안해서 기록을 가늠할 수 없었는데, 느낌상 예전보다 좋은 페이스로 뛴 것 같아 40분대를 기대하며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 것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트랙을 돌아 골인하는 느낌이 꽤나 거창했다. 고통스럽지 않아서 그런지 골인한 후의 큰 성취감은 없었던 것이 조금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마라톤의 꽃은 완주에 먹는 빵과 우유라고 생각한다. 차로 돌아와 야금야금 맛있게 먹고 젭싸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열심히 뛰고 있는 사이에 차 앞 유리창에 새똥이 떨어져있었다. 기분이 참 묘했다. 집에 돌아와서 핸드폰을 보니 뛰었던 기록이 문자로 도착해있었다. 50분 25초, 정말 아쉽지만 … 오랜 동면 후에, 4kg이나 무거워진 몸으로 이정도면 잘 뛰었다!

올해는 꼭 하프마라톤에 도전하련다!

[#M_ more.. | less.. |_M#]

좋은 습관만들기

새학기를 맞이하기 전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의 이유는 수업까지 들으면서 다른 공부를 해내려면 시간관리를 잘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3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몇가지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어느정도 정착되었다. 사람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2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한달을 잘 지켜냈다!

매일 7시 30분에 일어나기!
매일 아침식사하기!
TV 안보고 책 많이 읽기!
매일 30분 단위로 시간관리!
일요일에 일주일 계획세우기!
매일 1시간 이상 영어공부!

총 31일 동안 6일을 제외한 25일 동안, 7시 30분에 일어나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연구실로 돌아와 하루의 계획을 30분 단위로 세웠다. 연구실, 기숙사에서 지내다 보면 TV는 어차피 거의 안보게 되긴 하지만, 가능하면 휴식시간에 의미없는 웹서핑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기 보다 책을 읽기로 하여 1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1. 봉순이 언니
2. 대한민국 아버지
3.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4.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5. 이루마의 작은방
6. 호밀밭의 파수꾼
7. 마흔으로 산다는 것
8. 씁쓸한 초콜릿
9. 홍합
10. 연금술사

일요일 저녁에는 해야할 일, 진행중인 일을 정리해보고 다가올 일주일의 계획을 생각해보았다.  토익 시험을 대비해서  주중에는 빠짐없이 영어공부를 했는데, 시험을 보면서 꾸준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석사 1년차때 부터 이렇게 생활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멀리보고 뚜벅뚜벅 나아가야겠다.

신환회

어제는 연구실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다. 일년전에 한 사람씩 일어나 자기소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삼겹살 집에서 일차를 시작하여 2차는 도큐하우스 3차는 나팔바지 4차는 노래방이였다. 작년 신환회의 sequence와 거의 일치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작년 석사신입생들은 모두 소주 2병 정도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주량의 소유자들이였는데, 이번신입생은 술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년 처럼 한환수 교수님께서 돌리셨던 폭탄주에 신입생들이 전사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는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신입생은 한명도 없었기에 아쉬웠다.

신입생과 친해질 기회도 물론 있었지만, 그 것보다 기존멤버들과의 이야기가 유익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 말고도 좋은 사람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도 다시금 깨달았다.  석사 2년차로서 가능 큰 고민일 가능성이 높은 박사진학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등장했고, 박사진학과 취업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역시나 명쾌한 결론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동전을 던져 어떠한 결정을 한다고 했을 때, 동전으로부터 나온 결과를 보고 “그러면 그렇지” 혹은 “이건 아닌데 …”라는 느낌대로 행동하면 될 것이라는 정한형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고민에 가려 그 것을 알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는 술먹고 김경호 노래를 부르지 말자는 교훈을 얻고 (뇌출혈의 위험이…) 기숙사로 돌아와 3시 넘어서 잠들 수 있었다. 박사진학에 대한 고민은 하루하루 충실히 살면서 차분히 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연금술사

오래 전에 사두고는 몇 페이지 읽어보고 재미 없어서 덮어두었던 책이다. 읽을 책이 별로 없어서 책을 펴게 되었는데 많은 생각과 질문을 남기고 책을 덮게 되었다.

양치기인 산티아고가 꿈을 통해, 그리고 그에게 주어지는 표지를 따라서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리고 있다.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교훈을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비유적인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전달하려는 여느 책들 중에 가장 잘 쓰여진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이런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찾아 한없이 해매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생각이 부족한지 확실히 의미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꿈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꿈을 지켜가는 것에 대한 지혜를 잘 알려주는 것 같다. 생각하게 하는 여러 교훈을 주는 구절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 남기고 싶은 구절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해주었던 이 말 …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왜 책을 읽는가?

책 읽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바로 어제밤 “왜 책을 읽는가?”라는 TV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TV 채널을 돌리다가 언젠가 한번쯤은 봤을 법도 한 “TV, 책을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의 200회 특집이였던 것이다. 물론 예전 같았으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렸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종종 이 프로그램을 시청해야겠다.

월드비젼의 한비야 팀장을 비롯하여 여러 책을 즐겨 읽는 패널들이 등장해 책 읽기에 대한 난상토론을 시작했다. 좋은 책을 선택하는 방법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서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변사람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좋은 책을 가려내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나 TV와 같은 영상을 책과 비교하자면 영상은 책의 요약본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감동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이 기억에 남는다. 조정래의 아리랑 12권의 마지막 한장을 넘길 때의 감동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하니까 …

중간에 책을 많이 읽는 두 사람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첫번째는 현대건설에 나경주 상무였는데, 책읽기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 신념, 자신의 정채성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두번째는 입대전에 1000권의 책을 읽고 “적은 내 안에 있다” 라는 책을 쓴 남강일병의 이야기였다. 이 친구의 경우에는 너무나 알고 싶은 것이 많기에 책을 읽고 있다고 했다.

내가 최근들어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것은 부족한 집중력 때문이였다. 글을 읽을 때 몰입이 되지 않고 집중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계속 경험하면서 답답해했고, 책을 읽으면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과 동시에 막연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시작은 그러하였으나, 요즘에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내가 모르는 생각과 지식이 너무나 많아서 조금은 조바심이 나기에 책읽는 것에 약간은 의무감을 느끼고 있지만, 마치 달리기를 배우는 과정이 그러했듯, 글을 읽는 훈련이 되고 생각이 자라면서 조금씩 책읽기를 즐기게 되어 가는 것 같다.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