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이스트에 있는 형들은 동생을 먼저 군대에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나도 그 중 한명일테고 …
오늘은 동생의 ROTC 입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울을 향했다. 8시 10분에 연구실을 나서며 그동안 애용하던 찬양호출택시에 전화를 걸었으나 택시가 없다는 비보를 듣게 되고 마음이 급해졌다. 8시 50분 기차였는데 여유가 없었다.
일단 정문쪽으로 나갔으나 지나가는 택시도 별로 없었고 손님이 타고 있었다. 택시가 있을 만한 곳은 한빛 아파트 입구 뿐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아침부터 미친사람 마냥 갑천강바람을 가르며 한빛아파트로 뛰기 시작했다. 대충 계산해보니 5분만에 뛰어야 했다.
한빛아파트에 도착해보니 기다리는 택시는 없고 기다리는 승객만 5,6명이 넘는다. 어쩔도리 없이 택시를 타고 가면서 아버지에게 부탁해 예약해놓은 기차표를 취소 시키고 47분에 역에 도착하여 자유석을 끊어 겨우 탔다.
제 8회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작품인 “삼미 슈퍼 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으며 서울역에 도착한 후 아주 오랜만에 신촌으로 향했다. 부모님보다 먼저 도착, 스니커즈를 뜯으며 연세대로 들어가 백주년 기념관을 찾았다!
매우 지루한 행사가 끝나고, 한 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동생은 해방될 수 있었다. 나는 동생이 장학금으로 새로산 DSLR인 D10을 들고 한참 찍사 노릇을 해야했다. 처음으로 동생의 여자친구도 볼 수 있었다.
나와 동갑인 …
행사가 끝나고 집 근처에 아웃백에서 식사를 했다. 나이가 들었는지 순대국이 간절히 그립다.
아웃백을 나오면서 엄마의 한말씀,
“너도 빨리 여자친구만들어라”.
‘저라고 뭐 그러고 싶지 않겠습니까만 …’
아무튼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잠깐 쉬다가, 새로 정리한 연구실이 그리워 바로 대전으로 돌아왔다.
나에겐 일상이 가져다 주는 편안함이 어울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