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

학회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서호 근처의 학회장으로 이동하여 마지막 세션을 들었다. 역시나 네트워크 분야는 재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세션이 끝나자 마자 잠깐의 시간의 남아 정한형, 석우형과 함께 서호에 다녀오기로 했다.

석우형과 함께

서호가 관광지다 보니 많은 중국상인들이 우리를 유혹하였으나 하나같이 불친절하게도 중국어 일색이다. 무슨 생각으로 들리지도 않을 중국어로만 호객행위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없었기에 무시하고 빠르게 걸어 서호에 다달을 수 있었다.

항주의 서호에서

중국에 와서 처음 보는 멋진 경치에 취해 신나게 사진찍고 돌아다녔다. 아주 짧은 시간이였지만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관광다운 관광을 할 수 있었기에 모두들 마음이 들떴다.

학회가 끝나고 마르코 폴로가 다녀갔다는 마르코 호텔 식당에서 가장 무난했던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계림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상해로 이동했다. 상해 푸동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2시간 30분을 타고 계림공항에 도착했다. 인천 ~ 상해 보다 더 먼 거리였다. 현지온도가 15도로 한국에서의 늦가을 날씨라 춥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내일 부터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될 듯 하다.
어떤 장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APIS in Hangzhou

아침 여섯시에 모닝콜 소리에 잠에서 깼다. 피곤했는지 일어나서는 대체 내가 왜 여기있는가에 대해서 잠깐 고민했다. 좀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였지만, 아침을 먹기 위해 정신을 차리고 음악을 들으며 쉬다가 샤워를 하고 방을 나섰다.

아마도 호텔에서의 아침 식사는 처음 인 듯 하다. 베이컨과 빵을 비롯하여 맛있는 것이 많아서 엄청 많이 먹었다. 입이 짧은 사람들은 호텔에서 조식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정한형이 해주었는데, 그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도 많이 먹어두어야겠다.

chairs

사회주의국가인 관계로 갑작스럽게 항주전자기술대학에서 학회를 열지 못해서 항주의 또 다른 호텔로 이동하여 학회에 참석했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제 3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인 chair의 인사말로 학회가 시작되었다.

석우형의 발표가 있었던 Track B 앞에서

첫번째 세션에 석우형의 발표가 있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장소에서 석우형의 세션이 열렸는데 시설이 매우 열악했다. 3명의 발표가 있어야 했지만, 황당하게도 석우형이 발표하고 난 후, 나머지 2명이 없어 세션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그 다음으로 정한형의 발표가 있기까지 쉬기도 하고 다른 세션의 발표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영어발표다 보니 유창하게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사람은 영어로 이야기 하다가 예제를 나열하며, ‘and’라고 하지 않고 ‘와’ 로 이야기 하기도 하고, ‘그리고’ 라는 말도 섞어서 썼다.

무사히 정한형의 발표까지 마친 후, 정한형과 틈틈히 LCTES 혹은 EUC에 쓸 논문에 대해서 의논했고, 기간은 촉박하지만 LCTES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바쁘게 논문 준비를 해야할 듯 하다.

내일 오전까지 학회에 참석하고, 오후에 다시 버스 4시간을 타고 상해로 이동하여 비행기를 타고 계림으로 간다. 버스 탈 생각을 하니 암담하다 …

중국여행 첫 날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아침 10시에 인천공항에서 학회참가자들이 모였다. 정한형과 석우형과 만나서 빵을 사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입국심사를 거쳐 면세점 쇼핑을 시작했다. 친구와 선배의 부탁으로 숨 돌릴 틈 없는 미션을 앞두고 있는 정한형은 따로 바쁘게 돌아다니셨고, 나는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면세점을 전전하였다. 한 곳을 정하여 맘에 드는 스와치 시계를 구입하여 바로 차고 39번 게이트로 가서 기다렸다. 카이스트 생활 1년의 여파인지 외국인이 많이 돌아다녀도 자연스럽다 @.@

어제 밤에 이상한(?) 영화에 말려서 늦게 잤더니, 비행기에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졸고 졸다가 일어나서는 엄청난 속도를 내서 이륙하는 느낌을 만끽한 후, 식사를 하고 잠깐 있다가 금방 내렸다. 스튜어디스가 너무 예뻐서 아직도 설레인다 …

대략 1년전 파리 공항에서 처럼 낯설어서 인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인지,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날씨도 추웠다. 한명이 여권을 잃어버려서 결국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 일 처리 덕분에 한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버스를 탔고 일정이 늦어진 탓에 상해는 1g도 구경못하고 3시간넘게 버스를 타고 항주로 왔다.

상해 푸동 공항

항주에서 어떤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처음 맛보는 진짜 중국요리는 짜고 기름졌다. 그래도 나름 맛있었고 먹을만 했다. 그러나 계속 따라주는 차가 없었다면 먹기 힘들었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Sunny Hotel로 갔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곳도 호텔이다. 중국윈도우가 깔려있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한문을 뒤져 한글 입력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 교수님의 카이스트 몇 년 후배이신 교수님과 한방에 배정되었다가 다른 교수님 방으로 옮기신 덕택에 앞으로 남은 일정동안 호텔 독방을 쓰게 되었다 ㅋㅋ

오늘 하루는 정신없이 이동만했다. 그러나 이동중 짧은 시간에 느낀 것은 생각보다 중국이 못사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천루와 잘 닦여진 도로, 그리고 자기 부상열차 등등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발전한 것 처럼 보였다. 근데 사람들은 뭔가 꽤재재해 보여서 한 눈에 중국사람임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내일부터는 학회다. 아침 6시에 일어나라고 하는데 빡센 하루가 예상되는 군 …

신년하례식

어제는 지도교수님이신 한태숙 교수님의 신년하례식이 있었다. 장소의 약도를 종이에 그려가서는 삼성역에서 나와 찾느라 5분 늦게 도착하였는데, 교수님과 졸업하신 선배님, 그리고 현재 연구실 구성원들까지 다 와 계셨다.

장소가 까르네스테이션으로 정해져서 좋아했다가, 예약이 불발되어 장소를모른체 출국을 했는데 돌아와보니 장소가 횟집으로 정해져있었다. 회를 못먹는 나로서는 약간 당황스러웠으나 이번기회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교수님께서도 먹어보라고 권하시고, 정한형이 무난한 회부터 추천해주셔서 한점 한점 도전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지 일전에 느꼈던 비린 맛이 전혀 나지 않았고 나름 먹을만 했다. 아직 맛있다고까지 이야기할 순 없었지만 괜찮다는 느낌이였다. 서비스(?)로 나온 전복, 개불, 조갯살, 생굴등도 먹어보았는데 생굴빼고는 괜찮았다.

회를 정복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교수님 댁으로 향했다. 사모님이 반갑게 맞아주셨고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셨다. 교수님은 기분이 좋으신지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셨다. 사모님께서는 학생들이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게 하시려고 이것저것 먹을 것을 가져다 주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수님댁을 떠날 때 쯤, 교수님께 단체로 세배를 드렸고 교수님께서 덕담하시기를, 올해 딱 한가지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은 “노력” 이라고 하셨다. 랩배정 할 때 교수님 연구실을 선택한 것도 노력을 중시하시는 교수님이 좋았기 때문인데 작년 한 해 그러지 못해서 죄송했지만, 올해는 정말 교수님이 강조하신대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APIS

내일 아침 APIS 학회 참석차 인천공항을 거쳐 중국 상하이로 가게 된다. 유럽에 다녀오면서 내 평생 언제 또 해외물을 먹어볼 수 있을까 아쉬워했었는데 1년만에 비행기를 다시 타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친구와 단둘이 떠났던 유럽여행과 달리, 이번 학회 및 여행은 여행사가 안내를 해주고, 프로젝트비로 다녀오는 것이라 그런지 아무런 부담도 걱정도 없이 마음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기왕 다녀오는 것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 그리고 돌아오면 2월 말까지 EUC ’06 논문을 위해 달려보아야겠지!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모두들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세요~ 다녀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