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한 김건우는 이미 죽고 없다!
비록 풀코스도 아니요 하프코스도 아닌 10km 단축 마라톤이였지만, 나에게는 의미있는 첫 마라톤이였다.
어제밤 술을 마신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서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아서 제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 휩쌓였다. 피곤할 때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 …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ㅡㅡ;;
준비운동을 거쳐 드디어 출발 … 생각보다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사람이 많아 복잡해서 초반에 치고나가려고 하다보니 생각보다 2.5km 지점을 빠르게 통과하였지만 금방 치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연습할 때 보다 훨씬 힘들었다. 3~4km 구간 오르막길에서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나, 이번 대회는 나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 계속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힘들었던 것이 별거 아니였던 것 같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고통스러웠고 계속 참고 뛰었던 것 같다. 끝까지 뛸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스스로 의문을 가진체 …
평소 연습할 때는 4km 이상 부터 숨이 안찼는데 실전에서는 계속 숨이 찬 상태로 뛰었고 중간중간 시계를 확인하는데 연습에서 가장 잘 뛰었을 때 보다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골인 지점이 가까워오자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힘이나서 힘차게 달렸고 완주에 성공했다! 기록은 47분 51초 …
처음에는 완주가 목표였고, 1시간 안에 완주하는 걸로 수정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50분 안에 완주에 성공해서 만족스러웠으나 … 고통스럽게 뛰어서 그런지 개운한 느낌은 없었다 …
완벽히 몸을 만들고 철저히 훈련해서 내년에는 반드시 10등안에 들겠다!!!
(이번에는 남자 10km 학생부 25/256 등)
오늘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한 하루였다.
덕분에 공부나 일은 거의 못했으나 …
낮에는 랩선배이신 현준형의 박사디펜스가 있었다. 교수님께서 드실 다과를 준비하고 책상을 배열하고 프리젠테이션 할 때 뒤에서 지켜보았다. 보통 박사디펜스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저널에 accept 되어야 하기 때문에 박사디펜스는 어느정도의 업적을 인정한 상태에서 다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 교수님들의 날카로운 offence … 역시나 우리 교수님은 offencer 라기 보다 defencer에 가까운 역할을 해주셨다 ㅎㅎ
밤에는 LG 우면동 연구소에서 리쿠르팅을 와서 랩선배님도 계시고 해서 경험삼아 따라갔는데 … (병특 TO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 강의실에서 설명회 하는 줄 알았더니 봉고차를 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한참을 가더니 도착한 곳은 비싼 고기집 … 수진누나랑 다른 회사분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높으신 분이 와서 파도를 일으키셨다. 내일 마라톤을 뛰어야하는 나로서는 피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
평소먹어보기 힘든 두당 5만원 정도의 비싼 고기를 실컷먹고 사회생활 이야기도 듣고 다 좋았는데 술을 마신 것이 … 내일이 걱정된다 …
학교, 연구소, 회사 ???
내 적성에 맞는 곳은 어딜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오늘 하루의 경험들 …
드디어 내일 카이스트 총장배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나는 남자재학생 10km 부문에 출전하고, 이 부문에 출전하는 총 인원은 256명 … 나의 목표는 1시간 안에 80등 안으로 골인!
대회를 신청하고 제일먼저 생각한 것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을 키우자는 것이였다. 매일 30분 정도 뛰고 집에 갔을 때는 한시간씩 쉬지 않고 빠르게 걸었다. 어느정도 기본기가 쌓인 후에 10km에 도전했고 성공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스피드 업 훈련 …
두번째로 준비 한 것은 체중감량 … 대전에 처음 왔을때 84kg 이였고 마라톤을 신청할 당시 81kg 이였다. 무거우면 뛰는데 무릎에 무리가 가고 체력이 빠르게 고갈되므로 적어도 10km를 무리 없이 뛰려면 75kg 정도까지 체중감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어젯밤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최종체중은 74.0kg !!!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한가지 불안한 것은 최근에 들어서 달리기를 매일 꾸준히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였는데 … 어제밤 마지막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동문의 경사코스를 포함한 5km 대회 코스를 그대로 뛰었다. 실전이라 생각하고 꽤 빠른 페이스로 뛰었고 기록은 24분 45초 … 나름 만족할만한 기록이였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실전에서 느껴야 할 고통은 아직도 두렵긴 하지만 ^^;;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최선을 다하자! 준비한만큼 보람이 있겠지!
운동하고 공부만큼 정직한 것이 또 있을까 …
연구실의 메인 프로젝트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설계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방학의 시작부터 한참동안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 물론 그동안의 해왔던 삽질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 C++로 되어 있는 cec 컴파일러와 자바 swing으로 짜여진 framework를 연동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다. 그러한 난관을 거쳐 현재는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대충(?) 완성되었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