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화장실 환풍기 교체

2014년에 입주한 아파트는 9년차에 접어들면서 손볼 곳이 하나 둘 씩 생기고 있다.

심각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보수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선수는 안방 화장실 환풍기.

힘펠 자이온 HV-220

타공된 크기가 25×25여서 제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업소에서 주로 쓰이는 고풍량 모델이라 소음이 큰 편이고, 전동 댐퍼를 add-on으로 설치하느라 비용이 거의 배로 들었다.

숨고에서 고용 횟수(1,106), 리뷰(481) 많고 평점 4.9인 고수님께 의뢰하였는데, 친절 신속 정확하게 시공이 되어 만족스러웠다.

안방 화장실은 환기가 잘 안되어서 몇 년 전부터 여름엔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는데, 이젠 걱정 없겠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돈을 써야겠다. 다음 선수는 거실 화장실 변기.

노트북 백팩

휴가 5개 남겨 받은 돈을 어디에 쓰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매일 쓰는 물건을 좋은 걸로 바꾸자는 데에 생각이 이르렀다.

  • 반누이스 슬림 노트북 백팩 남자 가방 VD869
  • 파나소닉 전기 면도기 ES-LS9AX

기존 노트북 백팩과 전기 면도기는 10년 넘게 썼다. 노트북 백팩은 맥북 프로 16인치를 소화하기 버거웠고, 전기 면도기는 배터리가 맛이 가서 면도 한 번 끝내기가 아슬아슬하게 되었다.

가방은 받아서 며칠 째 쓰고 있는데, 디자인과 만듦새 모두 너무 만족스럽다. 괜히 가방 들고 도서관에 공부하러 가고 싶은 맘이 들 정도로.

출퇴근 할 때도 매일 들고 다닐 생각이다. 일과 공부의 컨텍스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 공부할 때도 회사 맥북 프로 16인치를 활용하기 위해서.

털 빠지는 패딩을 입고 다니면서, 좋은 가방 메고 다니면서 요즘 하는 생각. 사치품이 아닌 경우에는, 제품의 가격과 가치는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좋은 걸 사서 오래 쓰자.

겨울에 보낸 여름휴가 (feat. CKA)

작년 여름휴가MongoDB Developer Certification에 바쳤다면, 올해 여름휴가는 Certified Kubernetes Administrator에 바쳤다.

아침 일찍 우리집이 보이는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쿠버네티스 공부를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는 도서관 3층에서 바로 이어지는 호수공원을 산책하면서 음악을 듣고,

휴게실에서 눈 구경하며 샌드위치도 먹었다.

3일차부터는 열람실에만 앉아 있는 게 지겨워서, 1시간 정도는 도서관 3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이어 나갔다.

집에서 공부할 땐 쉬는 시간에 넷플릭스에서 <호날두>,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를 15분씩 끊어 봤다.

어린이집 하원시간부터는 개인 시간을 정리하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잘하면 즐겁고 못하면 괴롭다.

일 할 때 즐겁고 싶어서, 놀고 싶고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CKA를 준비했고, 끝내 원하는 바를 얻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출문제가 거의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시험 합격만을 위해서 요령껏 공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완전히 내것이 되도록 Notion에 정성스럽게 정리하면서 공부를 했고, 실제 시험보다 어려운 Killer Shell도 절반 이상 풀었다.

1주일 이상의 휴가를 써야만 단기간에 어떤 주제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게 현재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다.

아이가 공부할 나이가 되면 같이 공부할 생각이다. 아들과 같은 훈련을 소화했던 손흥민의 아버지처럼.

그때가 나의 전성기다.

대장 내시경

어렸을 때 기대했던 것 두 가지,

  • 통일이 되어서 군대 안가기
  • 나노 로봇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사진 찍기

군대는 전문연구요원으로 대신했는데, 내시경은 다른 방법이 없어 작년에 위 내시경에 도전했고, 올해는 대장 내시경에 도전했다.

위는 깨끗했지만, 대장에 3mm, 7mm 크기의 용종이 발견되어 대장용종절제술이 가능한 병원을 따로 찾아가야 했다.

장을 비우는 작업을 다시 하는 게 싫어서 당일 시술이 가능한 병원의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를 돌렸다.

예약이 꽉 찬 병원이 많았는데, 다행히 아주대 삼거리에 위치한 장편한외과의원에서 오후 2시 예약을 잡고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간호사 분들, 의사 선생님 모두 밝고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걱정거리를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하루에 수면 내시경 두 번 받고, 24시간 넘게 아무것도 못 먹어서 힘이 들었지만, 할 일을 해낸 것 같아서 뿌듯했다.

해보고 나니 별 거 아닌데, 하기 전엔 피하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의 가장으로서 가지는 책임감이 나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