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날, 학교에 다녀오다

노동자의 날을 맞아 상운이와 함께 대학원 연구실에 다녀왔다. 버스에서 상운이와 이런저런 사회생활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났을 때 버스는 유성 IC를 유유히 통과하고 있었는데, 늘 있었던 일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교차했다.

학교는 여전히 고요했다. 눈에 띄는 변화라고는 전산과 건물의 형광등을 교체해서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밝은 느낌을 주었다는 것 정도. 내가 머물렀던 2430호의 문을 먼저 두드렸는데 정한형과 윤경누나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다른 방들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린 후 교수님 방에 찾아가서 상운이와 함께 교수님과 담소를 나누었다.

친친에서 교수님과 연구실 식구들과 함께 점심식사로 목살을 먹은 후 연구실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다.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기로 한 석사 신입생도 보고, 결혼을 앞 둔 정한형의 여친님도 뵙고, 언제나 밝은 선애누나도 만났다. 룸메이트였던 순일이, 사람 너무 좋은 현정이 누나도 잠깐이지만 너무 반가웠다.

마치 내가 그자리에 있었던 그때처럼 사람과의 만남과 내가 서있는 장소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와 또 다른 가족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왕복차비에 상운이와 함께 점심을 산다고 적지 않은 돈을 쓰긴 했지만, 그리웠던 그리고 고마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기에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세상사는 즐거움은 이런게 아닐까?

반상회

사택 식구 10명을 대표(?)하여 건호형과 같이 난생 처음으로 반상회에 참가했다. 아줌마들이 모이는 자리라서 현관을 통과하기가 영 쉽지 않았으나 쭈뼛쭈뼛거리며 들어서는 우리를 너무나 반갑게 맞아 주셔서 무리 없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참석 안하고 몇 천원의 벌금을 내면 그만이기도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한집에서 남자 10명이 득실대면 이웃들이 불안(?)해 할까봐 인사도 드릴겸해서 두달에 한번 있는 반상회에 참석하기로 사택 식구들과 합의를 보았고 입주한 후 두번째인 반상회에 건호형과 함께 참석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줌마들께서는 누구 집 딸이 몇살인가에 대해서 조사를 착수하기 시작하셨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소개시켜준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시고 가신 분도 계시고…

이번 반상회에서는 별다른 안건이 없었고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박식한 어떤 분의 강연(?)이 거의 40분 동안 이어졌다. 사택이 분당의 중심가에 있고 55평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서민(?)인 나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리모델링에 대한 그들의 욕구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아니면 부동산의 자산가치 상승을 통한 재산증식을 원하기 때문일까?

3년동안 월급의 80%를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스스로 1억을 모으겠다는 나의 계획과 아들에게 강남에 10억짜리 아파트를 사주고 싶은 자칭 중산층(?) 아줌마들의 바램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도 나는 모네타를 전전한다.

2007 프로야구 개막전

건전한 팀 회식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팀원 세명이서 야구장을 찾았다. 그 중 한분은 입사 첫날! 공교롭게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알고보니 2007 시즌 개막전이여서 뒤늦게 종합운동장을 찾으면서도 과연 표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가시질 않았다.

회사에서 저녁식사를 먹고 6시에 분당을 출발해서 6시 40분쯤 경기장에 도착했으나 매표소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인파로 만원이었다. 다행히(?) 지나가는 암표상으로부터 정가(6000원)에 표를 세장 구해 바로 1루측으로 향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경기가 막 시작할 무렵 관중석에 도착했는데 작년에 꼴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LG의 인기는 여전한건지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우리 셋은 외야나 다름 없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끈끈한 야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재박 감독의 스몰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침착하고 깔끔한 수비에 여러번 고비를 넘겼다. 심지어 무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박명환의 역투는 환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작년의 헤이했던 모습과는 판이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작년에 대전구장에서 한화전을 보러갔을 때는 무성의한 플레이에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FA를 뽑는 족족 실패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박명환 선수의 트레이드는 성공적인 것 같다.
 
양쪽 모두 적지 않은 안타와 볼넷을 얻어냈지만 대부분 에이스의 역투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결국 승부는 실책에서 갈렸다. 2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김재박 감독답게 3루로 보내려는 희생번트가 나왔는데 공이 너무 빠르게 굴러가 3루에서 아웃될 수 있는 상황에서 송구한 공은 멋지게(?) 3루수 뒤로 흘렀다. 스몰볼의 승리인가? LG는 실책이 없었고 기아는 실책 3개!

LG 트윈스 개막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박명환과 우규민이라고 생각한다. 8회 1사에 3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침착하게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는 장면이 승부의 분수령이였다. 특히 우규민은 지난 시즌 한동안 방어율 0.00을 유지 했고 대전 구장을 찾았을 때도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자들은 다소 저조했으나 박용택과 조인성의 1, 2타석 연속안타가 고무적이였다. 올해 LG 트윈스가 김재박 감독과 함께 끈끈한 야구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재밌었던 것은 암표로 샀던 내 표의 일련번호가 전광판에 떠서 경품을 받았다는 것!
아쉬웠던 것은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진행은 너무 더디다는 것!
힘들었던 것은 야구장에 가면 항상 무지 춥다는 것!

p.s.
LG 트윈스 치어리더 언니들 너무 이뻐요!
특히 제일 오른쪽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춤추시던 그 언니 최고!

모니터를 장만하자

연구소에 들어온 날 새로운 일을 맡아서 다른 연구실에서 작성한 코드를 보려니까 회사에서 지급해준 17인치 모니터 하나로는 상당히 불편하고 비능률적이였다. 총 4개의 lex파일과 3개의 yacc파일로부터 생성된 1개의 스캐너와 3개의 중첩되어 동작하는 파서 및 스캐너로 구성된 코드를 읽다보니 다음과 같은 화면에서 허우적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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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이틀 일할 것도 아니기에 작업능률의 향상을 위해 모니터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어떤 크기의 어떤 회사의 모니터를 구입해야 하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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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씨정보통신 - ZEUS 5000M

고려하고 있는 크기는 20.1인치와 22인치! 원하는 해상도는 1680×1050이다. 예전에 동일한 해상도를 사용하는 17인치와 19인치의 화면을 보았을 때 17인치가 선명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인 것이 선명도를 고려하면 20.1인치가 좋긴 한데 글자가 너무 작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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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ANK PBM-220W

요즘 중소기업제품도 대기업 패널을 쓰기 때문에 잘 골라서 사면 괜찮은 것 같아서 피씨뱅크와 비티씨정보통신의 제품 중에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22인치를 산다면 비티씨정보통신의 ZEUS 5000M이 유력한 상황! 일단 소스분석은 이번주로 일단락 짓고 다음주부터는 스터디를 해야하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해보자.

소백산맥 그리고 R&D Center로의 복귀

어제밤 소백산맥 등반을 끝으로 대우증권 파견근무를 마무리하고 오늘부터 분당의 R&D Center로 출근하게 되었다. 5주의 파견기간 중에 첫주는 교육을 받았고 4주는 실전 개발에 투입되어 일했다. 그 기간동안 함께 했던 분들과의 작별인사를 소백산맥으로 나누었는데, 소백산맥이라함은 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를 섞은 술을 의미한다. 폭탄주를 만들 듯 소주를 가득채운 소주잔을 맥주잔에 넣고 그 뒤로 이름순서대로 백세주, 산사춘, 맥주를 이어 붓는다.

이 술이 대단한 것은 목넘김이 끝내주며 잠깐의 잠복기간을 거쳐 불시에 올라오는 술의 기운이 상당하다는 것! 소백산맥은 주도(?)가 중요한데 5분 간격으로 세잔을 원샷해야 한다. 절도있게 소백산맥을 제대로 넘고 같이 일하신 분들의 칭찬(?)을 받았지만 멀쩡했던 것은 잠시, 이야기를 전개하던 중 갑자기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했다. 칵테일바로 자리를 옮겨 깔로아 밀크를 시켜놓고 조금씩 마시던 중 도저히 이대로는 힘들어서 밖으로 나가서 술마시고 전화하는 추태를 부리고 말았다. 전화 받아준 S양과 P양에게 심심한 감사를 …

고운정들었던 대우증권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미운정들었던 7007-1을 마지막(?)으로 타고 분당 사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누워버렸다. 아침에 R&D Center에 출근하기 위해 느지막히 8시에 일어났더니 아침대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은 부족하여 바로 샤워를 할 수 없는 상황! 다행히 정신없이 움직여 9시가 되기전에 식당에 도착하여 회사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연구소에 들어와보니 할일이 이미 할당되어 있었고 승호형에게 상당히 두꺼운 책을 4권 받아서 그 중에 한권을 읽고 있다. 오랜만에 영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게 좀 갑갑하긴 해도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우리나라의 회사의 대부분이 Database로 오라클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Oracle을 대상으로 하는 코드를 우리회사의 Database 제품인 티베로(Tibero)에서 동작할 수 있게 하는 일의 일부(?)를 맡게 되었다.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인 만큼 열심히 해봐야지. 게다가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