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워크샵

지난 토요일에는 오즈 워크샵에 참가했다. 오즈는 숭실대학교 학술 모임(?)으로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속해있는 기수는 14기이고, 학술부장을 맡아서 워크샵을 진행했던 것이 엊그제 같지 않았기 때문에, 18기인 후배님이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을 보는 것은 세월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예전처럼 다소 딱딱한 분위기를 벗어나 부담없이 공부했던 것, 조사했던 것을 발표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특히 취업을 대비하여, PT면접에 대한 발표는 취업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유익했다. 오즈 선배님을 포함한 삼성전자 신입사원의 인터뷰와 역시 오즈 선배이신 면접관의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특히 면접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이야기했던 원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면접을 볼 때는 면접관이 잘 알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막 대학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분명 부담되는 일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었는데, 오즈에서 활동을 하면서 워크샵의 사회를 보고, 발표도 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사회생활의 필수적인 능력일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점을 잘 헤아려 모임에서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지막으로 오즈 1기이며, 숭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님이신 일주형의 발표가 있었다. self-leadership에 관한 일주형의 프리젠테이션은 나에게도 그렇고 모든 후배들에게 소중한 시간이였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미래와 현재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치열하게 삶을 살아나가고 배워나가며 나도 언젠가 후배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산과 축구리그 우승

2006년 전산과 축구리그에서 내가 속해있는 SE-DB-PL 연합팀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대등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1로 완승을 거두었다. 개막전에서 우연히 두골을 넣은 덕분에 모든 경기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였다. 그 뒤로 그와 같은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우승팀의 일원으로 뛰었기에 뿌듯하다.

작년에는 CS-PL 연합이였는데 신입생이 들어오기 전까지 PL에서 뛰는 사람이 석우형 밖에 없어서 사람이 부족했고 성적이 안좋았기 때문에, 신입생이 합류한 뒤 몇번 이겼지만 안타깝게 4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올해는 SE-DB랩과 함께하여 풍부한 인력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SE-DB-PL 연구실 사람들이 모여 회식을 가졌다. 할 일이 많아서 술을 안마시려 했는데, 빼는 건 또 싫어하는 성격이라 소주 한잔으로 시작한 것이 한병을 넘기게 되었고 2차까지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노래방에서 한곡부르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 연구실과 다른 SE 연구실의 분위기에 살짝 당황 … ^^;

끝남이 아쉬울 정도로 정말 즐거웠던 리그였다. 내년에는 아마도 학교를 떠나있어야 하겠지만, 고등학교 이후로 대학원와서 오랜만에 축구를 하면서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기축구회에 가입할까?

귀경전쟁

어린이날이 금요일인 덕분에 모처럼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목요일 저녁인 오늘 집을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7시 30분 기차를 예매하고 태인이와 대전역행 택시를 탔다. 5분 전에만 표를 끊으면 되는데 10분정도 전에 도착해서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전역사에 올라서는 순간, 평소에 줄 설 필요가 없었던 자동발매기 앞에서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곧장 태인이와 나의 발도 그 심리적인 움직임에 동참하게 되었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 태인이와 나는 서로 다른 줄에 섰다. 태인이 바로 뒤에 설까 고민하다가 옆줄에 섰는데, 태인이는 거의 표가 취소 되기 몇초전에 표를 받아내는데 성공했고 2분 정도 후에 나는 실패했다. 자동발매기에서 잠깐 뒤져보고는 자리가 없다는 걸 알고, 뒷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일단은 포기하고 나왔다.

태인이를 우선 보내고 자동발매기가 아닌 매표소에 줄을 섰다. 기왕 이렇게 된거 많이 늦게 가더라도 청소년 할인이나 받을 심사였다. 내 앞에 10사람정도 있었지만 기다리고 기다려 내 차례가 왔을 때, 1시간 20분 후의 새마을호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빵과 우유를 사서 먹은 후, 의자에 앉아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기 시작했다. 시간은 금새 흘러 플랫폼에 내려갔다. 새마을호 4번 타는 곳으로 가라고 해서 기다리다 기차가 와서 올라 탔는데 …

내 자리에 누가 앉아 있어, 확인해봤더니 “무 궁 화 호” 였다. 순간 지난 토익 사건이 떠올랐다! “4 번 타 는 곳”만 확인하고 그 뒤에 “3번 타 는 곳”으로 바뀐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무궁화호를 빠져나올 수 있었고 무사히 새마을호를 탔지만, 조금만 지체했더라면 서서 2시간 30분을 가야할 뻔 했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오니 마음이 참 좋다.

오랜만에 찾은 야구장

영현형의 제안으로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게 되었다. 상운이와 태인이까지 합세하여 저녁시간에 대전 한밭 경기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찾은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잠실에서였다. 지방의 야구장에서 원정팀 응원석에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한화의 선발투수는 문동환이였고 LG의 선발투수는 용병인데 이름을 기억하고 싶지않다. 1회초 LG의 공격은 너무나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고 1회말 LG의 수비는 너무 지저분(?) 했다. 1회말 LG가 원아웃을 잡은 것은  경기가 시작되고 30분이 넘은 시각이였다.  용병선발 투수는  원아웃도 잡지 못하고 강판당했고  계속 이어지는 만루 찬스에 몸이 덜풀린체 등판한 경현호마저 두들겨 맞고 수비의 실책까지 더해져 6실점을 하고 말았다.

최근 LG가 꼴찌라서 이길거라는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나마 기대했던 LG의 치어리더들은 오지 않았다. 다리를 멋지게 벌리고 스윙하는 조인성의 안타로 1점을 따라 붙고 한동안 침묵하다 2점을 더했고 문동환이 강판되었다. 그리고 어이없게 3점을 더주었다. 그 다음회에 터진 이병규의 3점 홈런은 어이없게 준 3점을 더 안타깝게 하였다. 그 후 한번더 찾아온 1사 만루의 찬스 덕분에 구대성을 볼 수 있었다는게 그나마 위안거리.

9회초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마해영 덕분에 11대 7까지 따라가며 선전했기에 그럭저럭 재밌는 경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의 어이 없는 실점만 제외한다면. 1회의 분위기는 정말 참담했는데 야구가 분위기와 리듬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한판이였다.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몸을 풀고 연습하며, 그리고 그와중에 관중의 환호에도 답해주며 9회초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안타를 뽑아낸 마해영이 좋았다.

일등을 할때도, 꼴찌를 할때도 다는 늘 LG twins의 팬이였다. 초반의 부진을 씻고 올해는 플레이 오프에 나가주었으면 한다.

살찌다

한동안 즐겨입던 청바지를 찾지 않은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나의 몸매는 펑퍼짐한 카고 면바지에 너무나 쉽게 적응해버렸다. 간만에 청바지를 시도하기 위해 어제 저녁 입어보았으나, 종일 앉아 있기에는 불편할 정도였다. 근로자의 날을 기념(?)하여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정은누나는 몸 좋아졌다고 칭찬하셨지만, 속사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실 내가 달리기를 꾸준히 할 때는 심리적으로  힘들때다. 달리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효과도 있지만 스스로 약속한 양을 뛰어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보이며 만족을 얻는 효과가 크다.  그런면에서 요즘에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늘 서울대 하순회 교수님의 프로젝트 관련 발표가 앞으로 나를 충분히 달리게 할 것 같지만.

책읽기에 심취하면서 달리기를 등한시 한 것도 한 요인인 것 같다. 날씨가 추웠던 것도 핑계라 할 수 있을테고. 오늘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이제 달리면 기분좋게 땀흘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개운하게 학교 한바퀴 뛰고 <칼의 노래>를 조금 보다가 잠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