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몸살 감기를 극복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더 센 놈을 만나서 고생하고 있다.
11월 7일 부모님 이사를 도와드린다고 반팔티에 얇은 후드 집업을 입고 종일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었고, 밤 10시에는 8km를 달렸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
11월 8일에 일어나 보니 몸 상태가 평소 같지 않았다. 아침엔 단순히 전날 많이 뛰어서 생긴 근육통이라고 가볍게 여겼는데, 오후가 되어선 몸살 감기가 왔다는 걸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졌다.
11월 8일에는 조퇴를 생각하다 말았고, 11월 9일에는 결국 오후 반차를 쓰고 조퇴를 했다. 내 기억으로는 2007년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아파서 출근을 못하거나, 근무시간을 채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내가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11월 8일은 오후 8시 반부터, 11월 9일은 오후 3시 반부터 잠을 잘 수 있었다.
발열, 오한, 몸살 뿐만 아니라 배탈, 설사가 동반되어 자다가도 1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했기에, 잠에 투자한 시간대비 회복이 더디었다.
11월 8일은 조퇴를 하는 게 맞았고, 11월 9일은 휴가를 쓰는 게 맞았다. 그러나 책임감 때문에 내년 목표 수립을 위한 팀장님 소집 회의에 빠질 수가 없었다.
오늘은 배탈, 설사 증상이 남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져서, 아내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저녁밥도 차려줄 수 있었다. 가족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해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행복이 될 수 있다면 인생에서 무얼 더 바랄 게 있을까 싶다. 그 이상은 보너스 스테이지! 부담없이 가보자.
문제는 온에어런 10km 대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컨디션은 바닥이고, 그 사이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계획대로라면 내일 9km를 달려야하는데 그러면 안될 것 같다. 아쉽지만 회복을 위한 달리기로 1~2km만 뛰어야 할 듯 하다.
인생 주기에서 하향세에 접어든 몸을 소중히 다뤄야겠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