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BN 서울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 서브4 실패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025 시즌 마지막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PB 갱신을 목표로 달렸고, 성공했다!

기존 PB는 ’25년 4월 13일 2025 서울 YMCA 마라톤대회에서 기록한 1:48:32로 평균 페이스는 508이었다.

가민 워치에 평균 페이스 505(1:47:15)를 목표로 설정하고 출발했다. 1:45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는 전략을 생각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눈 앞에서 멀어져서 빠르게 포기했다.

시계를 보면서 505 페이스에 맞추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달려져서 첫 5km를 501 페이스로 마칠 수 있었다. 2주 전 풀코스의 여파인지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이 느껴져서 이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음 5km도 완만한 다운힐이라 무난히 457 페이스로 달릴 수 있었다. C그룹에서 출발한 덕분에 병목없이 450~500 페이스로 달리기가 너무 좋았다. ‘대한민국 러너들 참 잘 달린다!’ 생각하면서 같이 열심히 달렸다.

7~8km 쯤 달렸을 때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어쩌면 1:45를 달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퍼지더라도 도전은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페이스가 4:50까지 올라가도 심박이 160을 넘어가도 조금 힘들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 달렸다.

15km를 넘었을 때 500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남은 거리를 보지 않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데 온 신경을 기울였다. 오히려 더 좋아진 페이스로 묵묵히 달리던 중 옆 사람이 친구한테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제 3km밖에 안 남았어.”

잠실대교를 건널 때였는데,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1:45 페이스메이커의 풍선이 보였다. 18.5km 지점에서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잡았고 20km까지 동반주를 했다.

이후 페이스메이커의 조언대로 그를 추월해 마지막 스퍼트를 했고,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턱걸이긴 하지만 4분대 평균 페이스를 기록해서 기뻤다.

대부분의 구간이 JTBC 서울마라톤에서 달려본 길이어서 익숙하게 느껴졌다. 경험 덕분에 업힐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자세를 낮추고 케이던스를 높여서 무난히 넘을 수 있었다.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에서는 서브4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 하프마라톤 기록은 만족스럽다. 풀코스는 역부족이지만, 하프마라톤은 즐겁게 소화할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진 것 같다.

날짜대회명기록비고
2024.10.13서울달리기02:05:22첫 하프마라톤
2025.03.02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01:56:11PB
2025.03.30인천국제하프마라톤01:51:42PB
2025.04.06더 레이스 서울 21K01:49:17PB
2025.04.13서울 YMCA 마라톤대회01:48:32PB
2025.09.21서울 어스마라톤대회01:51:28530 페이스 지속주 훈련
2025.11.16MBN 서울마라톤01:44:49PB

내년 하반기 하프마라톤 대회에서는 1시간 39분대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달려볼 생각이다. 442 페이스로 달려야 하는데, 이제는 주 1회 인터벌을 시작할 때가 온 것 같다.

2025 JTBC Seoul Marathon 복기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JTBC 서울마라톤을 복기해본다.

우선 25K 이상 장거리 훈련 기록을 살펴보자.

COROS Trainig Hub
Garmin Connect

JTBC 서울마라톤에서 나의 전략은 32K까지 530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었는데, 훈련에서 단 한 번도 그렇게 달려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6월 22일에 한강에 가서 30K를 545 페이스로 달린 것이 가장 근접한 기록인데 문제는 평지를 달렸다는 것과 대회 한참 전이라는 데 있다.

러닝갤러리 – 꼬맹이님

JTBC 서울마라톤 코스의 업/다운힐을 고려한다면, 어느정도 업/다운힐이 있고 거리가 30K 이상 되는 코스를 적어도 540 페이스로 3번 이상 달려봤어야 했다. 8~9월에!

병목 때문에 0~8K 구간을 530 페이스에 맞추지 못해서, 업힐을 올랐다 내려오는 8~16K 구간에 속도를 높여야했다. 이 때 발목에 가해지는 부하가 컸고 18K부터 피로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후 완주가 우려되어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발목을 편 상태로 착지하려고 애쓰다보니 신체질량중심에 착지가 안 되면서 하체 근육에 전반적으로 무리가 갔던 것 같다.

Garmin Connect

20K 러닝만으로도 총 상승 400m를 가볍게 넘어버리는 남산, 팔달산을 더 많이 달려야했다. 그랬다면 530 페이스로 업힐 조금 올랐다고 발목이 힘들어지는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리하면 두 가지다.

  • 530 보다 빠른 페이스로 좀 더 자주 달리자.
  • 업힐을 좀 더 많이 달리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성장하려면 더 힘들게 달려야 한다.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위해서 앞으로 기꺼이 더 힘들게 달려볼 생각이다.

2025년 45주차 달리기

첫 풀코스 이후 회복을 위해서 3일을 완전히 쉬었다. 목요일 아침에 가벼운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고, 일요일엔 10K를 재밌게 달릴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풀코스는 무리여서 하프까지만 추천한다는 영상을 여러 번 보았는데, 풀코스를 뛰어본 후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오랜 기간 성실히 준비했다면, 1년에 두 번 정도 풀코스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목표 체중을 73kg에서 72.5kg으로 낮췄다. 매일 체중을 측정했을 때 73kg에서 0.1kg이라도 초과하면 바로 관리(탄수화물 줄이기)에 들어갈 것이다. 다음에 풀코스에 도전할 때는 71kg(키빼몸 107)으로 맞출 생각이다.

다음 주 일요일에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MBN 서울마라톤(하프)이 예정되어 있다. 이를 포함해서 주간 마일리지 40km 이상 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25년 44주차 달리기 (feat. JTBC 마라톤)

2025 JTBC Seoul Marathon

’25년 3주차에는 JTBC 마라톤을 포함해서 51.8k를 달렸다.

기대했던 것 만큼 잘 달리진 못했지만, 2개의 영역에서 PB를 달성했기에 그동안의 노력이 어느정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30K 2:45:11 5:32 /km
  • Marathon 4:07:15 5:52 /km

풀코스를 5분대 페이스로 소화하기에는 하체근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첫 마라톤 풀코스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체중도 1~2kg 더 줄여야할 것 같고, 5분대 페이스로 장거리를 달리는 훈련, 특히 업힐 훈련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2025 JTBC Seoul Marathon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달리면서 마이크 타이슨이 한 이 말을 계속 떠올렸다.

대회뽕은 없었다. 지금의 실력으로 32km까지 530 페이스로 미는 것은 무리였다. 훈련 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대회에서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는 것을 처절하게 느꼈고, 한 없이 겸손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전날에 삶은 감자, 파스타, 피자로 카보로딩을 잘 했고, 당일 아침에는 카스테라, 바나나를 먹었고, 화장실을 3번 다녀온 덕분에 레이스 중에 화장실에 갈 일이 없었다.

출발도 순조로웠다. 양화대교 남단에서 여의도로 가는 좁은 길도 정체가 그리 심하지 않았고, 공덕역에서 시작되는 업힐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문제는 18km 지점을 달릴때 시작되었다. 오른쪽 발목에 피로가 쌓여 경련이 날 것만 같았다. 최대한 자세에 집중하면서 발목을 쓰지 않도록 신경썼다. 그러나 상태가 조금씩 안 좋아지면서 처음으로 완주를 의심하게 되었다. ‘교통카드도 안 가져 왔는데…’

끝까지 완주만 할 수 있어도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달렸다. 그러나 오른쪽 발목마저 상태가 악화되었고, 왼쪽 햄스트링도 말썽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회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몸상태가 야속했다.

어린이 대공원 옆을 달릴 땐 이런 생각을 했다. ‘정신적으로 놔버리면 뇌도 근육을 제어하기를 포기할것만 같다. 포기하지 말자. 최대한 가보자.’

잠실대교를 건널 때 마라톤은 30km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리가 무척 무거웠다. 쥐가 나지 않도록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달려 30km까지 평균 페이스 532를 겨우 맞췄고, 남은 거리는 600으로만 달려도 서브4는 달성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34km를 조금 넘었을 때, 결국은 쥐가 나서 더 이상 달릴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걸으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조금 괜찮아지면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실력이 부족하구나…’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3,450km를 달리면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던 앞쪽 허벅지 안쪽에도 심한 근육통이 찾아와서 걸으면서 회복해야만 했다. 그냥 하체는 여기저기 다 아팠다. 풀코스는 풀코스였고 30km부터 시작이었다.

결승점을 향해 달려갈 때 응원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참 좋았지만, 1년 가까이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상상했던 감동의 순간은 없었다. 근육 경련 때문에 걷뛰를 해서 그런지 최선을 다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레이스여서 그런 것 같다.

골인 후에도 체력은 남아 있었다. 다리가 만신창이여서 그렇지.

달리면서 이미 다음 대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모여서 (기억이 미화되기도 전에) ‘풀코스 할만 하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첫 풀코스에서 아쉬움을 남긴 덕분에 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이제 풀코스 기록을 갖추었으니 서울마라톤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내년 1월 런저니 신청에 성공해서 코스가 쉬운 서울마라톤에서 서브4를 꼭 달성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