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28 수영 학원

난 수영을 못한다. 배운적이 없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아이는 수영 강습을 받는다.

주로 내가 동행하는 데, 진지하게 수영을 배우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 사람이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11월 2일 풀코스 마라톤 완주 후에 수영을 배울 생각이다. 아빠도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 언제든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 내년 여름에는 아이와 함께 수영을 즐기고 싶다.

250315 초등학교 생활 적응하기

적응 기간이 끝난 후 월~금 시간표

고맙게도 아이는 2주 동안 초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주었다.

등교길은 나와 함께 하고 있고, 하교 후 미술학원, 돌봄센터로 이동할 땐 아내가 점심시간에 나와 고생해 주었다.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아내가 함께 하고 있다. 수영학원은 돌봄센터 근처에서 셔틀을 타야 하는데, 아내와 내가 한 번씩 동행했다.

둘째 주부터는 하교 후 돌봄센터까지 혼자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다음주부터는 혼자 가보겠다고 한다. 다음 주부터는 하교 후 미술학원도 혼자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로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대견하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돌봄센터 밴드에 매일 올라오는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재밌게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일 저녁 퇴근해서 오늘 어땠냐는 질문에 좋았다는 답을 들으면서, 나는 큰 행복을 느낀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역사독서논술 방과후 수업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코딩 수업을 들어보면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을 아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무엇을 하든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로 해나가길 바란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느라 많이 긴장되고 피곤할텐데,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

250214 어린이집 졸업식

2025년 2월 14일 오후 4시 아내와 어머니와 함께 삼성전자2어린이집 졸업식에 다녀왔다.

아이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 3월에 어린이집에 입소하여 5년을 성실히 다녔다.

만 1세반 때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힘들어해서 다른 곳을 알아보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고, 이후에도 종종 어린이집에 가기 힘들어 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주었던 선생님들이 떠오른다. 덕분에 아이는 5년이라는 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때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절이라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만큼 어린이집에서는 사랑과 정성으로 너무나 훌륭하게 아이를 돌봐주시고 키워주셨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졸업식은 아이들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아이는 알라딘 뮤지컬 공연에 참여 했는데, 의상도 너무 잘 어울렸고, 표정, 몸짓이 너무 좋았다.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중간에 뒤를 돌아보니 만 3세반때 아이를 맡아 주셨던 선생님이 보였는데 눈이 빨갛게 되어 계셨다. 유난히 아이를 예뻐해주셨던 선생님이었는데, 울고 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돌아보면 모든 선생님이 다 그렇진 않았다. 엉뚱하게도 나는 눈물을 훔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온 마음을 다해서, 진심을 다해서, 소명의식을 느끼며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숭고하고 아름다워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우리 아이도 앞으로 무엇을 하던 진심을 다 하는 ‘태도’를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것이 스스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부터 그렇게 살아야 한다.

250208 학원 세팅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의 학원 세팅은 내 담당이다.

미술, 피아노, 수영, 태권도 학원을 알아보아야 하는데, 수영 학원은 한달 전에 파악해 두었다.

지금 아이는 초등학교 근처 미술학원에서 1시간짜리 체험수업을 듣고 있고, 나는 근처 커피샵에서 이 글을 쓰면서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학원 4개를 다 다니게 되면 월 50만원 이상 들 것 같은데, 예체능 학원의 학원비는 전혀 아깝지 않다. 아이가 평생 예술과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241208 심플리 피아노

60% 할인 링크를 이용해 오늘 심플리 피아노 프리미엄을 1년 구독했다.

한 때 회사에서 피아노 동회회를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피아노에 진심이었지만, 2010년 3월 LG전자 입사 후 피아노와 멀어졌다.

이사와서 안방에 자리잡은 카시오 PX-130은 옷 선반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당근마켓에 판매하고 그 자리에 옷장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피아노에 관심 없던 아이가 갑자기 자기가 쓰겠다고 하여 조건을 달았다.

  1. 아이 방에 설치
  2. 피아노 학원 한 달 다니기

그렇게 피아노는 아이 방으로 옮겨졌다.

오래 전에 회사 동료가 추천해준 심플리 피아노가 문득 생각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후로 아이와 나는 시간만 나면 경쟁적으로 심플리 피아노를 하고 있다.

미술을 좋아하고 음악에는 관심 없던 아이는 한 번 피아노 앞에 앉으면 아이패드 배터리가 10%가 되어 경고가 울릴 때까지 피아노를 연습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집중력, 근성에 놀랐다.

심플리 피아노 덕분에 10년 넘게 잊고 있었던 피아노 치는 재미를 다시 찾았다. 유치원 수준의 연주라할지라도 좋아하는 노래를 (나름대로) 리드미컬하게 연주할 때의 기분만큼은 최고다.

시간이 되는대로 심플리피아노를 꾸준히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 이상이 되면 주말에 학원을 다녀봐도 좋을 것 같다.

1차 목표는 중급 4단계를 넘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는 것이다.

피아노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평생 취미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