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6 소마 광교센터 레벨테스트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이었고, 같은 초등학교로 진학했으며, 같은 동네에 살아서 주말마다 서로의 집으로 놀러다니는, 친구가 다니는 수학학원을 같이 다니기 위해서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비용은 2만원, 40분 정도 시험을 보고, 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받았다. 수준에 따라 반이 결정되는 데 다행히 결과가 잘 나와서 친구와 같은 B반에 배정되었다. 학원을 다닌적이 없는데 이정도면 상당히 잘 하는 편이라고 한다.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어떤 수준인지 알아보는 시험을 보았는데, 집중력 있게 잘 해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스스로의 의지로 도전했다는 것.

얼떨결에 경시대회 준비반까지 있는 선행 수학학원에 가게 되었는데, 학교 수업이 너무 시시해서 재미없다는 아이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250405 자존감

어제 어머니와 함께 돌봄센터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센터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서은이 너무 똑똑하고 자존감 짱인거 알고 계시죠?”

아내와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바랬던 것이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기에 정말 기뻤다.

센터장님이 아이의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인식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많이 받으며 자란 덕분인 것 같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로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250328 수영 학원

난 수영을 못한다. 배운적이 없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아이는 수영 강습을 받는다.

주로 내가 동행하는 데, 진지하게 수영을 배우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 사람이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11월 2일 풀코스 마라톤 완주 후에 수영을 배울 생각이다. 아빠도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 언제든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 내년 여름에는 아이와 함께 수영을 즐기고 싶다.

250315 초등학교 생활 적응하기

적응 기간이 끝난 후 월~금 시간표

고맙게도 아이는 2주 동안 초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주었다.

등교길은 나와 함께 하고 있고, 하교 후 미술학원, 돌봄센터로 이동할 땐 아내가 점심시간에 나와 고생해 주었다.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아내가 함께 하고 있다. 수영학원은 돌봄센터 근처에서 셔틀을 타야 하는데, 아내와 내가 한 번씩 동행했다.

둘째 주부터는 하교 후 돌봄센터까지 혼자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다음주부터는 혼자 가보겠다고 한다. 다음 주부터는 하교 후 미술학원도 혼자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로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대견하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돌봄센터 밴드에 매일 올라오는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재밌게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일 저녁 퇴근해서 오늘 어땠냐는 질문에 좋았다는 답을 들으면서, 나는 큰 행복을 느낀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역사독서논술 방과후 수업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코딩 수업을 들어보면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을 아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무엇을 하든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로 해나가길 바란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느라 많이 긴장되고 피곤할텐데,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

250214 어린이집 졸업식

2025년 2월 14일 오후 4시 아내와 어머니와 함께 삼성전자2어린이집 졸업식에 다녀왔다.

아이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 3월에 어린이집에 입소하여 5년을 성실히 다녔다.

만 1세반 때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힘들어해서 다른 곳을 알아보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고, 이후에도 종종 어린이집에 가기 힘들어 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주었던 선생님들이 떠오른다. 덕분에 아이는 5년이라는 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때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절이라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만큼 어린이집에서는 사랑과 정성으로 너무나 훌륭하게 아이를 돌봐주시고 키워주셨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졸업식은 아이들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아이는 알라딘 뮤지컬 공연에 참여 했는데, 의상도 너무 잘 어울렸고, 표정, 몸짓이 너무 좋았다.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중간에 뒤를 돌아보니 만 3세반때 아이를 맡아 주셨던 선생님이 보였는데 눈이 빨갛게 되어 계셨다. 유난히 아이를 예뻐해주셨던 선생님이었는데, 울고 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돌아보면 모든 선생님이 다 그렇진 않았다. 엉뚱하게도 나는 눈물을 훔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온 마음을 다해서, 진심을 다해서, 소명의식을 느끼며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숭고하고 아름다워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우리 아이도 앞으로 무엇을 하던 진심을 다 하는 ‘태도’를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것이 스스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부터 그렇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