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07 책셔틀

경기도서관 개관 이후, 주말마다 간다. 초등 1학년 딸이 읽을 책을 빌리러.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거리라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규모에 비해 장서가 많지는 않지만, 어렵지 않게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나 약간 으스스한 책을 고르면 된다.

적중률은 꽤 높은 편이다. 아이는 내가 고른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 그래서 더 열심히 책셔틀을 하게 된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250426 소마 광교센터 레벨테스트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이었고, 같은 초등학교로 진학했으며, 같은 동네에 살아서 주말마다 서로의 집으로 놀러다니는, 친구가 다니는 수학학원을 같이 다니기 위해서 레벨테스트를 받았다.

비용은 2만원, 40분 정도 시험을 보고, 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을 받았다. 수준에 따라 반이 결정되는 데 다행히 결과가 잘 나와서 친구와 같은 B반에 배정되었다. 학원을 다닌적이 없는데 이정도면 상당히 잘 하는 편이라고 한다.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어떤 수준인지 알아보는 시험을 보았는데, 집중력 있게 잘 해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스스로의 의지로 도전했다는 것.

얼떨결에 경시대회 준비반까지 있는 선행 수학학원에 가게 되었는데, 학교 수업이 너무 시시해서 재미없다는 아이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250405 자존감

어제 어머니와 함께 돌봄센터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센터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서은이 너무 똑똑하고 자존감 짱인거 알고 계시죠?”

아내와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바랬던 것이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기에 정말 기뻤다.

센터장님이 아이의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인식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많이 받으며 자란 덕분인 것 같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로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250328 수영 학원

난 수영을 못한다. 배운적이 없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아이는 수영 강습을 받는다.

주로 내가 동행하는 데, 진지하게 수영을 배우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 사람이 더 나은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11월 2일 풀코스 마라톤 완주 후에 수영을 배울 생각이다. 아빠도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 언제든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 내년 여름에는 아이와 함께 수영을 즐기고 싶다.

250315 초등학교 생활 적응하기

적응 기간이 끝난 후 월~금 시간표

고맙게도 아이는 2주 동안 초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주었다.

등교길은 나와 함께 하고 있고, 하교 후 미술학원, 돌봄센터로 이동할 땐 아내가 점심시간에 나와 고생해 주었다.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아내가 함께 하고 있다. 수영학원은 돌봄센터 근처에서 셔틀을 타야 하는데, 아내와 내가 한 번씩 동행했다.

둘째 주부터는 하교 후 돌봄센터까지 혼자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돌봄센터에서 집으로 가는 길도 다음주부터는 혼자 가보겠다고 한다. 다음 주부터는 하교 후 미술학원도 혼자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로 혼자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대견하기도 하고,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돌봄센터 밴드에 매일 올라오는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사진을 보면서, 재밌게 수영을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매일 저녁 퇴근해서 오늘 어땠냐는 질문에 좋았다는 답을 들으면서, 나는 큰 행복을 느낀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역사독서논술 방과후 수업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코딩 수업을 들어보면 어떻겠냐는 나의 제안을 아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무엇을 하든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로 해나가길 바란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느라 많이 긴장되고 피곤할텐데, 잘 이겨내 주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