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이덴슬리벨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드라마 한편이 끝날 때 마다 들려주는 일기의 한 구절 구절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책을 찾았다. 이미 드라마를 보면서 다 슬퍼해서 책을 읽으면서 큰 감동이 다시 찾아온 것은 아니였지만, 그녀의 일기를 통해 아야가 느꼈을 절망과 고통 그리고 끊임없이 강해지려고 하는 노력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야가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병을 알게 되기 전인 14세 부터 글을 쓸 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인 20세까지의 일기를 수록하고 있다. 항상 남을 돕는 삶을 살고자 했으나 병이 깊어지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을 아파했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녀의 이야기. 건강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언제까지나 괴로워하고 버티면 내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 끝을 모르고 내 몸을 해치는 병마는 죽을 때까지 나를 고통으로 부터 해방시켜 주지 않을까? 12년간의 학교생활에서 배운 지식, 선생님이나 친구들한테 받은 가르침을 활용하여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설령 아무리 작고 약한 힘이라도 기꺼이 남을 위해 나누고 싶었다. 적어도 신세를 진 은혜만은 갚고 싶었다. 내가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죽고 난 다음 의학의 발전을 위해 간장, 각막 등 쓸 수 있는 장기를 제각각 떼어내어 병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 정도밖에는 없는 것일까 …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원희룡 지음/꽃삽
나는 달린다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궁리

보수성향을 지닌 정치인 중에 내가 유일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원희룡의원의 책이다. 사실 이 책은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당시에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지 않았던 관계로 두번째 읽은 지금에서야 글을 남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서 독서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원희룡의원도 마라톤 인문서로 유명한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를 읽고 나서 달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어떤 국회의원이 국회의사당까지 뛰어서 출근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가 바로 원희룡이였다.

책은 마라톤의 경험으로 부터 그가 느낀 것들을 중심으로 그의 과거와 그의 생각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가 더욱 대단한 것은 어렸을 때 사고로 발가락에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고 하면 무조건(?) 그 사람을 존경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내가 없이는 절대 성취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나가서 고작(?) 10km를 뛸 때면 나는 항상 풀코스 완주자들을 존경하게 된다. 마라톤은 항상 어김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원희룡의 속마음’이라는 블로그를 자주 찾게 되었다. 마라톤에 관한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말이 가슴을 울렸다.

마라톤이 제게 주는 보상은 바로 “포기하지 않음”에 대한 것 입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신발끈을 묶는 그림과 함께 실려있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이 달려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내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육체와 정신을 병들지 않게 하려는 본능적인 의지이며 달리는 것이 나를 단련시킬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 낱말편 1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김경원.김철호 지음, 최진혁 그림/신유토피아(구 유토피아)

아름다운 국어가 많이 망가지고 있는 요즘이다. 초성체가 판을 치고 어른들은 이해하기도 어려운 신조어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언어가 사회,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걸까? 나 역시도 메신저나 핸드폰 문자를 쓸때는 각종 이모티콘이나 초성체를 남발하고 있으나 가능하면 블로그에 글을 쓸때면 내가 아는 한 올바른 국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글이 좀 딱딱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블로그에 글을 쓸때마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어휘가 적당한 것일까?’ ‘띄어쓰기는 어떤게 맞는 것일까?’ 하는 질문과 끊임없이 만나게 되는데 띄어쓰기 하나만 고려해 보아도 사람마다 그 위치가 달라 무엇이 올바른 용례인지 알기 어렵다. 부끄럽게도 나처럼 한국어의 올바른 용례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의 어린아이들은 우리의 글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영어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어보자. 정답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1. 대체 그날 버스 (속에서 |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2. 벌판을 지닌 열차가 긴 터널 (속으로 | 안으로) 들어갔다.
3. 방이 너무 어두워서 마치 동굴 (속에 |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이 책은 낱말편으로 두가지 유사한 뜻을 가지는 낱말을 제시하고 우리글에서 이 두가지 낱말이 어떠한 미묘한 차이가 있으며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되어야 하는지 쉽게 설명해준다. 한국어를 아름답게 좀 더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입문 – 이창호 정통바둑 1

입문
이창호 지음/삼호미디어

‘역시 기본을 다지려면 책이 제일이야’ 하는 생각에 고르게 된 책이다. 이미 인터넷의 VOD강좌를 통해 습득한 어지럽게 흩어져있던 지식들이 책을 읽으면서 차분히 정리되는 느낌이다. 바둑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바둑 관련 어휘에 익숙해야한다. 행마를 일컷는 어휘만도 여러가지가 있다. (날일자 행마, 마늘모 행마, 한칸뜀 등등)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어휘들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소득인 것 같다.

머리말에서밝히듯 “쉽고 재미있게” 이 두가지 명제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이창호님의 노력덕분에 정말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힌다. 바둑의 룰에서 부터 사활, 행마, 수상전, 포석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여전히 상대방의 공격을 받을때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당황하긴 하지만. 지금은 두번째 읽는 중이다. 추석연휴로 서점이 닫기 전에 활용편을 구입해두어야겠다.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김영사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를 다시 읽은 후 바로 이어서 읽게 된 CEO로서의 안철수님의 두번째 책이다. 책의 초입은 개인적으로 혹은 안철수 연구소를 운영하며 있었던 이야기를 배경으로 그의 원칙과 삶의 태도를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는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협업해야 하는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의 중반에는 우리나라 IT산업의 현실과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상 그리고 글로벌 시대의 리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모든 주제에서 그의 한결같은 삶의 원칙과 철학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글이 담겨있다.

곧(?) 적지 않은 인원이 공존하는 회사에서 일해야 하는 나로서는 조직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한 부분을 유심히 읽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이부분을 다시 읽고 많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글에서는 열심히 사는 것의 의미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무엇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다는 그의 판단에 나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그래도 고무적이였던 것은 책의 가장 마지막에 적혀있는 책읽기에 관한 글이다.

책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몇 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선 안된다. 좋은 책일수록 서서히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내재화한 지식과 에너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

올해 많은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에 대해서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정립된 삶의 원칙과 가치관이 아직은 내 삶속에 녹아 있지 않은 부분이 너무나 많아서 ‘과연 나는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하는 고민을 낳는다. 단지 머리속에만 있고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아직은 조급한 것 일지도 모르겠다. 분명 부족했던 것은 책을 읽고 충분히 사색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 앞으로는 많은 수의 책을 읽기 보다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