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진지하게 시작했다면, 보스턴 마라톤을 달려봐야할 것 아닌가?’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 등록을 하려면 공인 기록이 필요하다.
내 나이 기준으로 국내 7개 대회 중 하나에서 3시간 10분 내에 완주해야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서 보스턴 마라톤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가능하면 매년 보스턴 마라톤을 달린다. 보스턴 마라톤 참가를 위한 기준 기록을 알게 된 후, 무라카미 하루키가 더 대단하게 보였다.
지금의 나는 42.195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10km를 550 페이스로 달리는 게 현재 내 수준이다.
3시간 10분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430 페이스로 달려야한다. 지금은 430 페이스로 1km를 달리는 것도 버겁다.
가능한 일일까?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알고 있을것이다. 가능한 일이라는 걸.
나도 알고 있다. 가능한 일이라는 걸. 단지 선택과 노력의 문제라는 걸.
잠재력에 대해서 생각한다. 한계에 대해서 생각한다.
인생을 2막으로 나눠 본다면, 이제 1막이 끝나간다. 1막이 끝나기 전에 무엇이든 마음먹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 자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가지고 2막을 시작하고 싶다.
온가족이 함께 챙겨보는 TV 프로그램 두 개 중 하나는 <금쪽같은 내 새끼>. 여기서 오박사님이 늘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말라는 것.
돌아보면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왜 울어?” 라고 물어볼 게 아니라 “우리 딸이 많이 슬펐구나.”라고 공감을 표현해야 한다.
같은 자극에도 다른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오토마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은 나의 오토마타를 정답으로 여기고, 상대방의 오토마타에 오류가 있다고 판정을 내리는 것과 같다.
너무나 당연한 원리를 ‘인식’하게 된 후에 그래도 조금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된 것 같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2021년 8월 집을 사기 위해 회사를 통해 SC은행에서 7천만원을 빌렸다. 1년 거치 8년 상환. 만기는 2030년 8월.
연말 연초 개인 조직 인센티브, 적치보상, 연말정산환급, 배당금 그야말로 영끌을 해서 가열차게 대출을 상환했고 이제 700만원 남았다.
3월 월급과 현대차 배당금이 나오면 대출 상환을 완료할 수 있을 듯 하다. 빠르면 3월 말 자유의 몸이 된다.
2020년 육아휴직의 경험으로부터 자유가 곧 행복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자유이자 행복이다.
써야 할 돈을 쓸 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한다. 가족과 맛있는 거 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 음식의 가격을 따지고 싶지 않다. 공연을 예매할 때 가장 좋은 좌석을 선택하고 싶다. 후배들과 밥먹을땐 밥과 커피 모두 사주고 싶다.
대출이 있을 때는 쓸 돈을 마음 편히 쓸 자유를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것 같아서, 최근 몇 달 동안에는 대출 갚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 끝이 보인다. 자유는 봄과 함께 온다.
팀장이 된 이유 1편에서 다 적지 못한, 팀장이 된 이유를 추가로 끄적여 본다.
곧 만 42세가 된다. 만 50세 넘어서까지 직장인으로 살고 싶진 않다. 시간이 많지 않다.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최대한 세상에 돌려주고 싶다.
개인 기여자로 일하는 것과 팀장으로 일하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까? 후자라고 생각했다.
개인 기여자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더 즐겁고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다행히 오랫동안 파트 리더, 프로젝트 리더를 하면서 리더의 역할에서 오는 재미와 보람도 잘 알고 있다.
언제까지 팀장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팀장 역할을 하는 동안에는 팀장으로서 최대한 기여를 하고 싶다. 일도 일이지만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