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01 은퇴에 대한 생각

요즘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은퇴’인 것 같다.

‘언제 은퇴할까? 은퇴 이후엔 무엇을 할까?’

앞으로 5년 정도 더 회사를 다니면서 주식투자를 지속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다 갚고 세후 월배당 수익도 목표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가 로봇 분야에서 성공한다면 목표 달성 시점은 더 빨라질 것이다.)

자산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욕심은 없다. 시간 부자로 자유롭게 살고 싶을 뿐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보람있고 대체로 즐겁지만, 회사를 오가는 3시간은 너무 아깝다.

직책과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잘 맞는 일은 아니다. 시스템의 일부가 아닌 개인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육아휴직을 했던 2020년에는 시간이 한정적이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느꼈다. 5년 후 은퇴를 한다면 중학생이 된 아이는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테고, AI의 도움을 받아서 어지간한 일들은 혼자서 할 수 있을것이다.

5년 후면 40대 후반이 되고 회사 경력은 23년이 된다.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회사의 직원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젊고 건강할 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가족과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오픈소스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AI 때문에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세상에 무엇이라도 기여해야 한다는 부담, 달리 표현하면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내려놓고, 한때 푹 빠져있었던 취미에 몰두해서 더 높은 수준에 이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시간 순서로 나열해보면 볼링, 보컬, 피아노, 달리기와 같은 것들이 있다.

취미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제는 AI가 다 해줘서 직접 하는 맛은 없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 없이 해보고 싶기도 하다.

미래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다. 오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만족감을 주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선택하고, 즐겨야 한다.

250906 전세 만기

얼마 전에 꿈을 꾸었다. 부동산 중개인이 나타나서 집을 왜 사지 않고 있냐며 나를 다그쳤다. 주거에 큰 돈을 쓰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전세로 살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평생 무주택자로 남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이 있었던 것 같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났을 때 집주인 쪽 부동산에서 전화가 와서 집주인이 들어와 살기로 하였다고 알려주었다. 집주인 가족은 동탄으로 이사를 갔는데 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둘 있어서 다시 들어와 사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예상치 못하게 12월에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2년 전에는 운이 좋아서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선호하는 집은 도로를 면하고 있지 않아서 소음이 없는 중간동(5407~5011), 5~10층, 판상형인데, 이 조건을 만족하는 전세 매물은 현재 없으며, 매매 매물의 가격은 17.3억원 수준이다.

기존 전세 보증금이 7.7억. 매수할 경우 중개보수, 취득세, 인테리어, 이사까지 고려하면 거의 11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다시 전세를 구한다면 시세는 8.5억으로 중개보수, 이사까지 고려하면 8,600만원 정도로 막을 수 있다.

집을 사게 된다면 주식 자산의 상당 부분을 처분하고,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아야 한다. 배당금이 줄어들고,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므로 현금흐름은 상당히 악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자산의 규모가 아닌 현금흐름의 규모를 키우는 투자를 해왔다. 경제적 자유는 현금흐름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치 판단의 문제다. 자산 증식의 측면에서는 집보다 주식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집을 갖는 다는 것의 가치가 얼마나 우리에게 큰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너무나 큰 선택이기에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250815 귀멸의 칼날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한 달 전부터 보기 시작했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개봉을 1주일 앞둔 휴가지에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에피소드를 끝냈다.

만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웃기기도 하지만,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를 보면서 감동하고, 배우고, 느낀것이 참 많았다.

도저히 가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힘을 가진 상현 혈귀와의 전투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이상을 끌어내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는 울면서 봤다.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을 다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완수한 렌고쿠 쿄쥬로는 정말 멋있었다. 렌고쿠 교주로와 아카자의 전투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던 자신의 무력함에 좌절하며 오열하던 카마도 탄지로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자신의 약함이나 무기력함에 몇 번이나 꺾이게 되어도 마음을 불태워라. 이를 악물고 앞을 향하거라. 자네가 발을 멈추고 주저하여도 시간의 흐름은 함께 슬퍼해주지는 않아.

귀멸의 칼날에 과몰입하게 된 이유는 평생 스스로의 능력에 의구심을 가지고 살아온 나 자신에게 있다. 카마로 탄지로와 그의 친구들이 그랬던것처럼 부족한 능력에 좌절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대신,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할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내가 되고 싶다.

250810 숫자

가민 워치는 달리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숫자로 보여준다.

이 숫자들을 향상시키거나 유지하고 싶어서 그다지 달리고 싶지 않은 날에도 러닝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서게 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역량 혹은 리더십, 인품 등을 숫자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꾸준히 노력하는 게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본업의 영역에서 후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테니까.

보상을 바라지 않고 그냥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250704 이런저런 생각들

수학학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근처 카페에 와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50분.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내와 대화를 많이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나누면서 공감을 얻고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 태어난 후 모든 대화의 중심은 아이여서, 아내와 생각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님이 기자회견에서 하루가 30시간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늘 해왔던 생각이다. 회사가 멀어지면서 더 절실하게 와닿는 이야기다.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고, 회사일도 잘 하고 싶고, 달리기도 양껏 하고 싶다. 하루가 30시간이고, 늘어난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체력도 더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5시 반에 일어나 10km를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보통 9시가 지나있다. 차를 주차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 ‘이게 맞나?’. 아이가 샤워하는 동안 영어 공부를 하고, 머리 말려주고 나면 바로 잘 시간이다.

10km를 달릴 때 1시간, 출퇴근 운전 2시간 30분. 하루에 3시간 30분이나 혼자 있는데도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정돈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느껴서인 것 같다. 세상을 멈추어 놓고 개인 정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 큰 대기업의 업무 특성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무엇하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평가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학창시절이 오히려 좋았구나 싶기도 하다. 그때는 시험 보는 게 그렇게 싫었었는데 … 마라톤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요즘 가장 큰 행복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운 것이 내 삶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더 자주한다.

회사 일이 골치 아프고 출퇴근길이 고달파도,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즐거워 보이는 아내와 아이를 보면 행복감이 밀려온다.

가족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다. 더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