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의 회귀

지난 주말 집에 다녀오느라 토요일 밤 광화문, 시청일대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알지 못한체 분당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나는 잠이 오지 않아 MBC 뉴스를 보았다. TV에서는 믿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전국민이 보는 9시 뉴스에서 전경이 시민의 머리를 잡아 챈 상태로 방패로 후려치고, 시민을 향해 돌을 던지고, 소화기를 뿌리고, 도망가는 시민을 따라가며 구타하는 모습을 보았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를 누누이 강조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오며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익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하는 민주국가란 말이다. 때문에 나는 국가의 모습은 국민이 원하는 형태가 되어야하고, 원하는 바를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주장하는 바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시민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정부의 강압적인 자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의 가까운 역사를 보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지배세력은 피지배세력에게 폭력을 행사해왔다. 헌법은 엄연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천명하고 있지만 모든 권력은 지배세력에게 있었으며, 그들의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은 몰상식한 방법으로 억압받아왔다. 지배세력이 원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원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가? 언제까지 부모가 자식에게 “모난정이 돌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너는 뒤로 물러서라!”라고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촛불집회의 명분이 없고 정부의 입장이 옳다면 촛불은 자연스럽게 잦아 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집회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008년 6월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힘을 모읍시다

얼마전만해도 10만명 정도 서명했던 것 같은데, 벌써 30만명을 넘어섰다. 요즘 회사 식당에서 밥먹을 때, 미국산 소고기 개방과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그만큼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피부에 와닿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탄핵 서명을 한다고 해서 진짜로 탄핵을 추진하는 사태가 벌어지진 않겠지만, 시민주권사회의 당당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우리 후손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찬반을 떠나 진중하게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야 할때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지금의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뒤에서 욕하는 비겁함은 더이상 보이지 말자.

나라걱정

미우나 고우나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으니,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잘해주었으면 했는데, 원칙도 상식도 역사의식도 없고, 오로지 경제논리뿐이구나…

임기내 성과 창출을 위한 안일한 단기 정책이 불러올 재앙이 두렵다…
10년전 그때처럼…

이거 겁나서 소고기 먹겠나…

부디 의료보험 민영화만은…

마음가짐

사택에선 가장 먼저 일어나서 출근하는 편이긴 하지만, 지친몸을 겨우 달래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끌려가듯 시작하곤 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새벽 6시에 일어났다. 오늘 9시에 집중회의 발표가 있기 때문. 반드시 6시에 일어나서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이런 저런 꿈에 시달리며 중간에 여러번 깼다. 새벽 1시, 3시, 5시, 그리고 알람이 울리기 직전인 5시 56분에 일어나서 알람을 끄고 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새벽의 고요함과 적막함이 스스로의 존재를 온전히 느끼게 한다. 수능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2, 3학년때는 새벽 4시에 하루를 시작했고, 대학원을 준비하던 3, 4학년때는 첫차를 타고 학교 도서관을 향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대학원 입학 이후의 여유로운 혹은 나태한 삶의 모습이 부끄럽다.

평소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으니,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앞으로는 새벽에 일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독서하는 시간을 갖겠다.

결혼정보회사에서 걸려온 전화

몇달 전에 인터넷 한겨례를 읽다가 “나도 상류층과 결혼할 수 있을까?” 광고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리 세상이 그렇고 그렇다지만 한마디로 어이없고 기가찼다. 대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상류층과 결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려는건지 궁금해져서, 일종의 설문조사에 응했었는데, 질문은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연봉?
부모님 재산?
본인 재산?
직업?

요즘 결혼정보회사가 장사가 잘 안되는지, 그때 그 광고를 냈던 웨디안에서 매우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어제 전화를 걸어왔다.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현재는 결혼할 생각도 없고, 결혼할 준비도 안되있고, 그런 곳에서 배우자 될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나중에 또 연락하겠다는 웨딩플래너의 말에 안그러셔도 될 것 같다고 화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미니가계부를 적으러 가끔 모네타(http://www.moneta.co.kr/)를 들르곤 하는데, 여기에 인기글 목록을 보면 재태크와 관련없는 인생상담 글이 절반정도를 차지한다. 결혼과 현실에 대한, 남자면 남자 여자면 여자들의 고민과 많은 덧글들을 읽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은,

‘아, 이건 아닌데…’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건 좋은 선이 들어와서 고민하는 여성,
남자는 다 똑같다며 조건 좋은 사람만나라고 부추기는 주변 사람들,
결혼은 현실이라며 어려운 환경의 남자친구와 헤어졌던 경험자의 덧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인 조건이 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하지만, 두 사람의 노력으로 그 것을 맞추어 나갈 수 있다면, 나는 결코 경제적인 조건이 결혼생활의 행복을 결정할 수 없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그 최소한의 경제적인 조건을 스스로의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직 준비가 한참 덜 되었지만.)

현재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다 가진다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내가 언젠가 배우자를 만난다면 항상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났으면 한다. 내가 이상주의적인 몽상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