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산을 가지고 다닌지 14년이 넘었다.
보통 우산은 잃어버리거나 망가져서 버리기 쉬운데, 이 우산은 지금도 멀쩡해서 어제도 한 팔로 딸을 안은 채로 함께 썼다.
이 우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와 두 번째 데이트에서 갑자기 비가 와서 아내가 이 우산을 사주었다.
언젠가는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겠지.
그 전에 추억을 사진과 글로 남겨둔다.
이 우산을 가지고 다닌지 14년이 넘었다.
보통 우산은 잃어버리거나 망가져서 버리기 쉬운데, 이 우산은 지금도 멀쩡해서 어제도 한 팔로 딸을 안은 채로 함께 썼다.
이 우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와 두 번째 데이트에서 갑자기 비가 와서 아내가 이 우산을 사주었다.
언젠가는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겠지.
그 전에 추억을 사진과 글로 남겨둔다.
안식휴가 3일차.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최근에 하고 있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본다.
자유라는 가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육아휴직을 했던 2020년이다. 코로나 및 어린이집 적응 문제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꽤 길었는데,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개인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상황은 4주 군사훈련 이후 처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것이다.
야근을 해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 순간이 좋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재밌게 하고 있다면 자유로운 것이다. 주 32시간 근무를 해도,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업무를 소화하는 게 버겁다면 자유롭지 못한것이다.
자유롭기 위해 필요한 것은 3가지다. 돈, 실력, 하고 싶은 일. 그래서 해야 할 일은 투자와 공부다.
월 평균 배당금 1,000만원을 목표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조기은퇴나 사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지기 위한 것이다. 돈과 상관없이 자아실현의 영역에서 일을 했을 때 모든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일터와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공부는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게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할 때 느낄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안식휴가 기간에 스스로를 도서관에 감금했다.
배당금으로 우리 세식구 식비,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서, 돈으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다음은 생존이 아닌 자아실현의 영역에서 내 삶을 자유롭게 만들 차례다.
한 번만 읽은 투자 책들을 YES24에 바이백 신청했다.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삶에서 덜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첫 번째 대상으로 삼은 것은 ‘투자’다.
투자에 쏟아 붓는 노력과 수익률은 비례하지 않는다. 가장 효율이 좋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투자에 대한 투자를 멈추려 한다.
그러나 투자 철학을 공고히 해주는 고전은 여전히 집에 두고, 한 번씩 다시 읽을 생각이다.
또 무엇을 더 비울 수 있을까?
나는 경영자를 보고 투자한다. 경영자의 역량과 의지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영자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님이다. 실제로 현대차 주식에 꽤 많은 비중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 학위수여식에서 정의선 회장님의 축사가 있었고 그 내용이 너무 좋아서 블로그에 적어둔다.
정의선 회장은 졸업생들에게 ‘단순하게 사는 것’, ‘성공적 하루 루틴을 만들기 위한 반복’, ‘끈기와 용기’를 중요시한다면 “하루를 보다 완벽하게 보낼 수 있고, 이런 하루가 쌓여갈 때 후회 없는 미래와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정의선 회장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여러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릴까 고민이 많았고, 고민 끝에 크고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소소하지만 지금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나누는 것이 보다 값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건 바로 하루, 오늘을 사는 삶에 관한 것”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먼저 정의선 회장은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해진다는 것은 더 중요한 것에 대해 집중한다는 의미이고, 단순함에는 분명하고, 날카로우며, 강력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로서의 바쁜 삶 속에서 단순해지려면 많은 것을 비워내고, 덜어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덜 중요한 것을 버리지 못한다면 더 중요한 것을 가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또한 한국 양궁의 사례를 언급하며 “성공적인 하루 루틴을 만들기 위한 ‘반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오랜 시간 우리 양궁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완벽한 순간을 만드는 비결은 바로 ‘반복’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저 역시 오늘도 성공의 루틴을 만들어 나가고, 그것을 발전시켜 좀 더 좋은 루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의선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루틴이 하루 아침에 우리 것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태에 굴하지 않을 수 있는 ‘끈기’와 반복 속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은 대표적 사례로 사업 초기 불의의 화재로 전 재산을 잃고, 전쟁까지 겪으면서도 결국 기업을 일으킨 정주영 선대회장이 강조한 “어떤 실수보다도 치명적인 실수는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졸업생들과 공유했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 앞에는 많은 기회가 놓여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다양한 모색의 과정 속에서 ‘단순함’으로 더 소중한 것, 더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계속 ‘반복’해 나간다면, 그리고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살고자 하는 하루를 살수 있게 될 것”이라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2020년 육아휴직을 1년 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삶을 충만하게 이끌어 나갈 루틴이 나에게 없다는 것이었기에, 루틴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와닿았다.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는 환경, 즉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만 충만한 삶을 살아낼 수 있겠다는 것이, 복직할 때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생에서 자유로움과 충만함을 동시에 누리려면 루틴을 반드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극과 반응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카카오톡에 쓰는 나의 상태 메시지이자,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자극과 반응사이에 공간이 클수록, 즉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본능을 극복할 용기가 있다면,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것으로 믿는다.
5살이 된 아이는 요즘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아끼고 싶어서.”
좋아하는 것, 맛있는 것을 누리는 즐거움을 아껴두고 싶다는 것이다.
‘따로 가르친 것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 걸 배웠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안도했다.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도 자신의 삶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