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좌경룡 교수님의 알고리즘 수업을 들었다. 첫 수업을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나는데, 안타깝게도 이후 수업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수업은 빠지지 않았고, 기말고사에서 2시간 동안 1번 문제 하나를 겨우 풀어낸 것을 기특하게 보셨는지 교수님은 B+를 주셨다.
교수님께서 11월 5일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겠지. 모두에게 남아있는 시간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원에서 좌경룡 교수님의 알고리즘 수업을 들었다. 첫 수업을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나는데, 안타깝게도 이후 수업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수업은 빠지지 않았고, 기말고사에서 2시간 동안 1번 문제 하나를 겨우 풀어낸 것을 기특하게 보셨는지 교수님은 B+를 주셨다.
교수님께서 11월 5일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겠지. 모두에게 남아있는 시간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한결같은 노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엔 그 중 한 명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알아봤다.
The passion came from love for the game. I love everything about it.
농구공의 냄세, 농구공이 코드 바닥에 부딛힐 때 나는 소리, 공이 네트를 통과할 때 나는 소리까지도 사랑한 그는 농구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더 높고 아름다운 경지에 이르게 하고 싶었던 열정이 지독한 노력을 불러온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컴퓨터 자체를 좋아했고, 생각한데로 코드를 작성하고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영역에서 더 높은 수준에 이르는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길을 갈 것이다.
어떤 회사를 다니고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이 기준에 맞춰서 판단하기로 했다. 기준을 단단히 세우니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고민들이 별것 아니게 되어 버렸다.
유시민이 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다가, 여기서 추천한 책 크라잉넛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함께 읽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머릿속에서 이 고민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삶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겠지.
여러 생각들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내 꿈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었는데, 왜 지금 나는 중간 관리자를 하면서 비개발 업무에 괴로워 하고 있을까?’
‘근무지가 마곡으로 바뀌면 어떻하지? 매일 100km를 운전해야 하나? 이직해야 하나? 지금 내 실력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자유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필요하면 회사를 옮길 수 있는 자유.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자유부터 누리자. 그리고 점점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투자를 하자. 공부를 하고, 주식을 사자.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면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
지금 돈을 벌면서 하는 일도,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작은 친절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부끄럽게도 마흔이 되도록 집을 알아보고 매매, 전세 계약을 맺어본 경험이 없다. 믿고 보증금을 맡길 수 있는 LH와 10년 공공임대 계약을 맺은 것이 부동산과 관련된 내 경험의 전부다.
최근에는 어머니께서 거주하실 전세집을 알아보고 있다. 부동산을 방문하고, 집을 구경하고, 계약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치 크로머를 만난 후 처음으로 세상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된 싱클레어가 된 기분이었다. 부모님이 구축한 밝은 세상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나약했던 싱클레어처럼, 나 역시 크로머를 만나게 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좋은 사람들로 둘러쌓여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약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 안에 나만의 데미안이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도 데미안이 되어 줄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