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런(Fun Run) 이라고 하는 것은 말그대로 달리기를 즐기는 것이다.
나는 과연 펀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까?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상당히 불순(?)했다. 살을 빼기 위함이였으니까 … 100kg이 넘어 도서관에서 업드려 자는게 불가능해 지고, 혼자 양말신기가 버거워지고, 38인치 바지를 입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나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학원 입시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였기에 공부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집에서 굴러다니는 책이 한권있었으니 그 제목이 바로 ‘나는 달린다’ 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어머니께서 어디서 받아오신 책이였는데 이 책 한권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책 표지에 써있는 문구부터 가슴에 들어왔다.
“그래, 달려! 첫발을 내딛는 순간, 정체된 삶도 함께 달린다.”
책의 저자는 독일 외무무장관인 요쉬카 피셔이고, 그는 112kg의 뚱보에서 삶의 위기를 느낀 후,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새벽의 여명을 뚫고 달려나가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1년여후 그는 75kg의 날씬한 몸을 유지하게 되고 마라톤 풀코스 42.195km 완주에 성공한다. 무려 그가 50살 일 때 …
이 책을 단숨에 읽고, 나도 시작했다. 동네 공원의 길이는 560m 였고 여기서 부터 시작했다. 나의 체중은 101kg이였고 560m를 한번에 뛰는것 부터 고통스러웠다. 뛰다가 죽을 것 같으면 차라리 죽자는 생각으로 참고 또 참으며 달렸다. 하루하루가 쌓여서 두달 반정도 지났을 때에는 체중은 81kg이 되어있었고 560m를 한번에 8번 뛸 수 있게 되었다.
카이스트에 와서 달리기에 환경이 너무 좋았고, 대회를 신청해놓고 준비하다 보니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으나 만족스러운 기록으로 10km를 완주했다. 솔직히 대회에서 뛸 때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다시 뛰고 싶어지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뛰고 싶을 뿐이다 …
다음대회가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이제는 펀런을 하려고 노력한다. 달리는 속도도, 거리도, 시간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내가 달리고 있고 즐겁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달리기는 나의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다. 달리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좀 더 내공이 쌓여 하루에 10km 정도 편하게 달리면서 펀런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
그리고 30살이 되기 전에 마라톤 완주에 도전할 것 이다 …
(p.s)
‘나는 달린다’는 마라토너들 사이에서 마라톤 입문서로 읽혀지고 있으며,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의 저자인 원희룡의원도 ‘나는 달린다’를 읽고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