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

지난 토요일에는 아주 오랜만에 교외로 여자친구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헤이리를 갈까 하다가, 엄청나게 복잡하다는 이야기에 겁을 먹고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목표 변경! 
수원 ~ 서울용인고속도로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춘천고속도로까지는 아주 좋았습니다. 경쾌하게 달려 주었죠. 그러나 46번 국도로 접어들면서 고생길이 열렸습니다. 37번 국도로 들어서면 괜찮을꺼라 굳게 믿었으나, 37번 국도도 꽉 막혀있더군요. 
일단은 아침고요수목원을 보류한체 대안으로 자라섬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37번 합류지점을 지나자 46번 국도도 뻥 뚤리더군요. 금방 자라섬에 도착! 오토캠핑장, 캐러반, 모빌홈, 아이리스 세트장을 둘러 보았습니다. 작년에 잠시 불타올랐던 오토캠핑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나더군요.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고기를 구워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어른들… 여유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자라섬을 떠나 아침고요수목원 재도전!
다시 37번 국도로 접어 들었으나 여전히 막혔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 입구로 들아가는 길까지 약 6km만 참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주차장 입구까지 꽉 막혀있더군요. 중간에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2km는 걸어 들어갔습니다. 
고생끝에 도착한 아침고요수목원! 사람 정말 많더군요! 그리고 명성에 걸맞게 볼 것도 많았습니다. 오래 머물면서 야경까지 보고 오려 했으나, 비가 오기 시작하여 철수! 돌아가는 길도 쉽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입구부터 46번 국도 합류지점까지 꽉 막혔더군요. 
아침고요수목원은 정말 아침 일찍가야할 것 같습니다. 주말 오후에 가실 분들은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 교통지옥수목원이랄까요… 
고생을 많이 하긴 했으나, 그래도 오랜만에 바깥 바람을 쐬고 와서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충분히 준비하고 일찍 출발해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왜 일하는가

왜 일하는가8점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서돌
인터파크에서 책 쇼핑하다가 우연히 제목이 눈에 띄어 구입하게 된 책입니다. 새로운 직장에 어느정도 적응할 무렵이라 한번쯤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교세라를 일류기업을 키운 이나모리 가즈오의 이야기 입니다. 그는 일본 3대 경영자 중 한명으로 “카르마 경영” 등 책을 통해 자신의 경영 철학을 전파하는 몇 안되는 경영자 중 한명입니다. 
지방대학 출신으로 망해가는 기업에 겨우 입사하여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은 그에게 맡겨진 일은 파인 세라믹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유수의 대기업 연구진들도 엄두를 못내는 연구를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회사에서 신입사원에게 맡긴 것입니다. 한마디로 망해가는 기업에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일거리를 던져준 셈입니다. 
사회생활의 시작부터 패배주의를 가져야 했던 그는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선택을 합니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 때의 선택과 평생의 노력으로 그는 교세라를 초일류 기업을 키워냅니다. 
그는 일을 삶의 최고의 축복, 최고의 가치로 생각합니다. 그 자체가 자아실현이라는 것입니다. 어느정도는 저도 그러한 견해에 동의합니다. 전 직장에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하루하루 힘들고 우울한 나날들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하루하루 일과 시간은 정체되어 있었고, 퇴근 시간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습니다. (물론 유사한 상황에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혼자의 의지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새로운 직장에와서 일의 중요도를 떠나서 저에게 맡겨진 일이라면 무엇이든 열심히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내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행복하고 충만하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사람은 역시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일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타오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10점
오연호 지음/오마이뉴스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가 노무현 대통령을 3일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어떤 책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 역사의식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으며, 우리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민감한 주제, 이를테면 이라크파병이나 한미 FTA에 대한 답변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보면 눈시울이 뜨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를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뜨거움은 강렬해져만 갑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연인을 떠나보내는 느낌이랄까요? 그만한 대통령을 다시 만나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에 열광하고 슬퍼하면서도 솔직히 그가 가진 역사의식, 정치에 대한 생각, 그가 꿈꾸는 사회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 역시 그를 제대로 알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가진 역량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대통령이라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쉽지않은 질문에 대해서도 깊은 공부와 성찰을 바탕으로 나오는 잘 정돈된 논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의 한계를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의제를 정확히 집어 내고 그 것에 집중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너무 시대를 앞선 정치인이였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된 사회에서 그가 대통령이였다면 그가 가진 역량이 빛이 났을텐데… 결국은 시민권력이라는 그의 믿음을 실현하지 못하고 떠난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꼭 한번 그를 제대로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생각의 좌표

생각의 좌표10점
홍세화 지음/한겨레출판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알려진 홍세화님은 저에게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해 주신 분입니다. ‘나는 빠리의 택시의 택시 운전사’ 이후로 그가 쓴 책은 거의 다 읽어보았습니다. 최근에 발간된 ‘생각의 좌표’도 예외는 아니였죠. 

한국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여러 글들을 묶어 놓은 책입니다만… 생각의 좌표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어 내면서, 특히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우리의 생각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고, 그렇게 형성된 생각으로부터 생겨나는 사회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고찰해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형성이 될까요? 교육, 책, TV, 신문. 경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책을 많이 읽던 예전에는 그래도 비교적 사색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회가 많았습니다만,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로부터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에는, 그렇게 흘러 들어오는 정보를 비판 없이 받아 들이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럼 생각을 형성하는 다른 요인으로서의 교육은 어떨까요? 흔히 우리나라의 교육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학생들에게 사형제도에 대하여 사색하고 토론하고 글쓰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던져 줍니다. 다음 중 사형제도가 가장 먼저 실질적으로 폐지된 나라는? 1. 한국 2. 프랑스 3. 미국 …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소소한 예를 하나 들자면,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골목길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담배피는 사람도 물론 많습니다. 십중 팔구도 아니고 십중 구십은 담배 다 피우면 땅에 꽁초를 내던집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겠지요. 
지배층은 그들이 원하는 의식을 우리에게 주입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게 그들이 주입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부자를 위한 정당에 투표를 하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상의료, 무상교육에는 삐딱한 시선을 보냅니다. 사람들마다 중요시 하는 가치가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 가치라는 것을 스스로 형성한 것인지 누가 만들어 준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