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04 이런저런 생각들

수학학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근처 카페에 와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50분.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내와 대화를 많이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나누면서 공감을 얻고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 태어난 후 모든 대화의 중심은 아이여서, 아내와 생각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님이 기자회견에서 하루가 30시간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늘 해왔던 생각이다. 회사가 멀어지면서 더 절실하게 와닿는 이야기다.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고, 회사일도 잘 하고 싶고, 달리기도 양껏 하고 싶다. 하루가 30시간이고, 늘어난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체력도 더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5시 반에 일어나 10km를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보통 9시가 지나있다. 차를 주차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 ‘이게 맞나?’. 아이가 샤워하는 동안 영어 공부를 하고, 머리 말려주고 나면 바로 잘 시간이다.

10km를 달릴 때 1시간, 출퇴근 운전 2시간 30분. 하루에 3시간 30분이나 혼자 있는데도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정돈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느껴서인 것 같다. 세상을 멈추어 놓고 개인 정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 큰 대기업의 업무 특성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무엇하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평가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학창시절이 오히려 좋았구나 싶기도 하다. 그때는 시험 보는 게 그렇게 싫었었는데 … 마라톤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요즘 가장 큰 행복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운 것이 내 삶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더 자주한다.

회사 일이 골치 아프고 출퇴근길이 고달파도,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즐거워 보이는 아내와 아이를 보면 행복감이 밀려온다.

가족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다. 더 바랄 게 없다.

2025년 6월의 달리기

6월에는 5번의 장거리 달리기를 포함해 248km를 달렸다. 6월의 가장 큰 성과는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을 두 번 달린 것이다. 언덕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심폐지구력 측면이나 근지구력 측면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올해 초 계획상으로는 6월 쯤이면 월 300km 마일리지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무리였다. 시간도 안 되고, 체력도 안 된다. 8월까지는 240~250km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더위가 지나가면 270~280km까지 늘려볼 생각이다.

훈련을 착실히 쌓아갈수록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줄어들고,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더 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상승 고도를 늘리는 쪽으로 훈련의 질을 높여볼 생각이다. 6월에는 상승고도 1857m를 기록했는데, 7월에는 2000m를 목표로 달려보겠다.

코로스에서 가민으로 갈아타고 나서 다양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월 현재의 수준을 블로그에 남김으로써 정진하려고 한다.

한 달 동안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가민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대부분의 지표에서 만족스러운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욕심나는 지표는 힐 스코어다. 남산에 다녀온 후 상승하였다가 최근엔 하락세다. 빨리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업힐을 두려워하지 않는 러너가 되고 싶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부족하다. 평일에는 좀 더 천천히 달릴 필요가 있다.

평지만 달렸을 때 기준으로 매주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04km라고 한다. 회사에 안 다닌다면 가능할까? 현실은 50km도 쉽지 않다.

가민은 수면(회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수면 시간이 늘 부족하지만, 어쩌다가 충분히 잘 잔 다음날에는 인터벌을 하라고 하는데 페이스가 3분대 초반이다. 당연히 나의 선택은 무시. 보통은 가민이 추천하는 것보다는 멀리, 오래 달린다. 여름휴가라도 가야 수면 점수 100점을 볼 수 있을까?

11월 2일 JTBC 마라톤을 지금 달린다면 예상 기록은 3시간 56분 38초. 현재 페이스로 계속 훈련하면 대회 당일에는 3시간 43분 48초까지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가민의 예상이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의 삶의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려 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2025년 26주차 달리기

화요일에 팀회식이 있었던 이번주에는 무리하지 않고 50km만 달렸다. 50km만 달려도 6월 마일리지 240km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점점 달리기 힘든 날씨로 변해가고 있지만, 장마 기간에 야외에서 뛸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에는 2주만에 다시 남산에 가려고 했었는데, 알람 세팅에 문제가 있었는지 잠결에 끄고 다시 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정보다 늦게 일어나서, 오징어게임 시즌3를 마저보고 느긋하게 광교호수공원으로 갔다.

광교호수공원에서 제일 길게 뛴 것은 2024년 10월 5일에 18km를 뛴 것으로, 인생 첫 하프마라톤을 일주일 앞둔 마지막 훈련이었다. 원래 계획은 하프 거리를 채우는 것이었는데, 17~18km 지점에서 오른쪽 발목과 왼쪽 종아리가 완전히 나가서 걷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참담한 기분으로 집까지 쩔둑거리면서 걸어왔던 기억이 난다.

이때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장거리를 달릴 때 언덕이 있는 지형을 피하게 되었고, 카본 플레이트가 있는 SC 트레이너 V3를 잘 안 신게 되었다.

이번에는 카본플레이트가 없는 슈블2를 신기는 했지만, 최근 두 번의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 훈련 덕분인지 원천저수지의 언덕을 여섯 번이나 가볍게 오를 수 있었고 몸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

원천저수지 6회전의 상승고도는 160m.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의 상승고도는 420m.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음주 주말에는 꼭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오늘 25도가 넘는 날씨에 2시간 넘게 달린 덕분에 열 적응 점수가 15%에서 37%까지 올랐다. 더위에 잘 적응해서 7~8월에도 건강하게 꾸준히 달릴 수 있길 바란다.

250628 아티제

토요일 아침에는 오픈시간에 맞춰 아티제에 간다. 집에서 5분컷으로, 동네 주민룩으로 간다.

예전에는 스타벅스로 갔는데, 아티제 매장이 넓고 쾌적해서 좋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ICA 인증 시험 준비한다고 정신 없었다면, 오늘은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평일에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주말 아침 2~3시간의 개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숨통을 틔워준달까?

밀린 온라인 강의도 듣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계획을 점검하고, 잘 살고 있는건지 돌아보기도 하는 등 개인 정비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어지러진 삶을 정돈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50622 ICA 인증

1년 전 호기롭게 강의+인증시험 패키지를 구매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시작도 못했다. 만기를 1주일 앞두고 시험을 신청했고, 휴가와 공휴일을 활용해 벼락치기 공부를 했다.

1차 시험에선 안타깝게도 4점차로 탈락했고, 2주 후에 본 2차 시험에선 12점 여유있게 합격했다. 2주라는 텀을 둔 것은 제대로 공부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상은 시험 당일 2차 벼락치기였다.

현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습 위주의 인증 시험을 통과한거라 더욱 뜻깊다.

Introduction to Istio (LFS144)를 교재로 활용한 스터디에 참여한 후,

https://trainingportal.linuxfoundation.org/learn/course/introduction-to-istio-lfs144

아래 Killercoda 시나리오의 실습 문제를 풀어보며 관련 개념을 정리했다.

https://killercoda.com/lorenzo-g

Sidecar에 대한 시나리오는 없으므로 따로 공부해야 한다.

https://istio.io/latest/docs/reference/config/networking/sidecar

IstioOperator를 활용해 특정 컴포넌트의 이름을 변경하거나, 자원 요청량을 지정하여 설치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https://istio.io/latest/docs/reference/config/istio.operator.v1alpha1

코드레벨의 작업을 직접 해보면서 ‘내가 제대로 모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을 익힐 때, 스스로 공부하고, 정리하고, 가급적 실습까지 해볼 생각이다.

다이소에서 산 모조전지로 책장을 가리고, 책상 위에 있던 모니터, 스탠드, 책들 다 치운다고 아주 귀찮았다.

1차 시험에선 개인 맥북프로 14인치에서 vi 에디터를 사용했고, 마우스로 모든 copy & paste를 수행했다. Task 별로 폴더를 만들어서 폴더를 이동하며 문제를 풀었다. 선풍기의 2시간 타이머가 끝나면서 마지막 30분은 더위와도 씨름해야했다.

2차 시험에선 회사 맥북프로 16인치에서 vscode를 사용했다. 브라우저와 vscode 편집창 사이에서 copy & paste는 단축키를 이용했다. Task 별로 폴더를 만들지 않고 루트 폴더에 모든 파일을 만들었다. Task 3.2의 VirtualService를 만들 때 파일명은 32vs.yaml로 하는 식이었다. alias ka='kubectl apply -f'를 정의해놓고 활용했다.

그렇게 2차 시험에서는 환경을 최적화하고 동일 컨텐츠를 한 번 더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부족한 건 여전했다. 조금만 실수하면 틀리기 쉬운 문제들이 많아서 정신 바짝 차려 한 문제 한 문제 신중하게 풀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시간이 만료되어 자동으로 종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 했다.

실무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지식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 내년에도 실습 위주의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