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5주차 달리기

첫 풀코스 이후 회복을 위해서 3일을 완전히 쉬었다. 목요일 아침에 가벼운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고, 일요일엔 10K를 재밌게 달릴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풀코스는 무리여서 하프까지만 추천한다는 영상을 여러 번 보았는데, 풀코스를 뛰어본 후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오랜 기간 성실히 준비했다면, 1년에 두 번 정도 풀코스를 소화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목표 체중을 73kg에서 72.5kg으로 낮췄다. 매일 체중을 측정했을 때 73kg에서 0.1kg이라도 초과하면 바로 관리(탄수화물 줄이기)에 들어갈 것이다. 다음에 풀코스에 도전할 때는 71kg(키빼몸 107)으로 맞출 생각이다.

다음 주 일요일에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MBN 서울마라톤(하프)이 예정되어 있다. 이를 포함해서 주간 마일리지 40km 이상 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25년 44주차 달리기 (feat. JTBC 마라톤)

2025 JTBC Seoul Marathon

’25년 3주차에는 JTBC 마라톤을 포함해서 51.8k를 달렸다.

기대했던 것 만큼 잘 달리진 못했지만, 2개의 영역에서 PB를 달성했기에 그동안의 노력이 어느정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30K 2:45:11 5:32 /km
  • Marathon 4:07:15 5:52 /km

풀코스를 5분대 페이스로 소화하기에는 하체근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첫 마라톤 풀코스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체중도 1~2kg 더 줄여야할 것 같고, 5분대 페이스로 장거리를 달리는 훈련, 특히 업힐 훈련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2025 JTBC Seoul Marathon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달리면서 마이크 타이슨이 한 이 말을 계속 떠올렸다.

대회뽕은 없었다. 지금의 실력으로 32km까지 530 페이스로 미는 것은 무리였다. 훈련 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대회에서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는 것을 처절하게 느꼈고, 한 없이 겸손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전날에 삶은 감자, 파스타, 피자로 카보로딩을 잘 했고, 당일 아침에는 카스테라, 바나나를 먹었고, 화장실을 3번 다녀온 덕분에 레이스 중에 화장실에 갈 일이 없었다.

출발도 순조로웠다. 양화대교 남단에서 여의도로 가는 좁은 길도 정체가 그리 심하지 않았고, 공덕역에서 시작되는 업힐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문제는 18km 지점을 달릴때 시작되었다. 오른쪽 발목에 피로가 쌓여 경련이 날 것만 같았다. 최대한 자세에 집중하면서 발목을 쓰지 않도록 신경썼다. 그러나 상태가 조금씩 안 좋아지면서 처음으로 완주를 의심하게 되었다. ‘교통카드도 안 가져 왔는데…’

끝까지 완주만 할 수 있어도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달렸다. 그러나 오른쪽 발목마저 상태가 악화되었고, 왼쪽 햄스트링도 말썽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회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몸상태가 야속했다.

어린이 대공원 옆을 달릴 땐 이런 생각을 했다. ‘정신적으로 놔버리면 뇌도 근육을 제어하기를 포기할것만 같다. 포기하지 말자. 최대한 가보자.’

잠실대교를 건널 때 마라톤은 30km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리가 무척 무거웠다. 쥐가 나지 않도록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달려 30km까지 평균 페이스 532를 겨우 맞췄고, 남은 거리는 600으로만 달려도 서브4는 달성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34km를 조금 넘었을 때, 결국은 쥐가 나서 더 이상 달릴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걸으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조금 괜찮아지면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실력이 부족하구나…’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3,450km를 달리면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던 앞쪽 허벅지 안쪽에도 심한 근육통이 찾아와서 걸으면서 회복해야만 했다. 그냥 하체는 여기저기 다 아팠다. 풀코스는 풀코스였고 30km부터 시작이었다.

결승점을 향해 달려갈 때 응원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참 좋았지만, 1년 가까이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상상했던 감동의 순간은 없었다. 근육 경련 때문에 걷뛰를 해서 그런지 최선을 다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레이스여서 그런 것 같다.

골인 후에도 체력은 남아 있었다. 다리가 만신창이여서 그렇지.

달리면서 이미 다음 대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모여서 (기억이 미화되기도 전에) ‘풀코스 할만 하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첫 풀코스에서 아쉬움을 남긴 덕분에 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이제 풀코스 기록을 갖추었으니 서울마라톤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내년 1월 런저니 신청에 성공해서 코스가 쉬운 서울마라톤에서 서브4를 꼭 달성하고 싶다.

2025년 10월의 달리기 (feat. JTBC 마라톤 D-1)

JTBC 마라톤(11/2)을 앞두고 10월에는 테이퍼링을 실시했고, 체중은 73kg에 맞췄다.

볼륨을 줄이고 강도를 높였다. 매주 일요일에는 25K, 15K, 10K로 볼륨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며 마라톤페이스인 530까지 빌드업 러닝을 해주었다.

마지막 주에는 최대한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고작 9.4K를 달렸다. 내 수준에서는 잘 쉬어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가민의 레이스 시간 예측 3시간 56분을 가민 포러너 970에 레이스 목표로 설정하고 달릴 생각이다. 32K까지 530으로, 이후에는 550으로 달려야 한다. 610으로 달려도 서브4는 가능하다.

생각한대로 준비는 다 되었다. 만족스러운 레이스가 되길 바란다.

2025년 43주차 달리기 (feat. JTBC 마라톤 D-7)

평일에는 가볍게 조깅을 하고, 일요일 아침에는 10K를 빌드업으로 달리면서 마지막으로 마라톤페이스를 점검했다. 업힐을 오를 때의 자세, 평지를 달릴 때의 리듬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풀코스를 달릴 때 평지에서는 케이던스 185, 보폭 100을 기준점으로 삼을 생각이다. 병목구간이나 업힐에서 조금 밀릴 걸 감안하면, 평지에서 520~525는 뽑아줘야 평균 530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승부는 거의 출발점에서 정해진다.”

이 블로그의 부제처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인생 첫 풀마라톤의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24년 11월 2일 대회 신청 후 지금까지 오랜기간 동안 서브4를 목표로 훈련을 해왔다. 다음 주에는 회복과 컨디셔닝에 중점을 두고, 가벼운 조깅을 2~3회 하면서 훈련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