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화


토익시험을 성공(?)리에 마치고, 지연누나를 만나 프리머스에서 “청춘만화”를 보았다. 여느 국내 코메디 작품처럼 초반은 코메디로, 후반은 나름 진지해지는 구조에 충실한 영화였다. 관람석에 여학생이 굉장히 많았는데, 권상우의 몸매가 드러날 때 마다 터져나오는 탄성이 유난히 귀에 들어왔다. 최근 머리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권상우의 머리스타일이 영감을 주었다. 한 두어달만 더 기르면 될 것도 같은데 …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커플이였던 권상우와 김하늘이 다시 만나 어렸을 때 부터 친한 친구로 등장한다. 너무나 배역에 잘 어울리는 두 배우의 연기가 압권이였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며 여학생들이 했던 영화평이 딱 적당한 듯 하다.

“재밌다고 하기도 그렇고, 재미없다고 하기에도 좀 …”

하지만 토익시험으로 인해 대전에서 보내는 주말 … 충분히 기분전환이 된 것 같다 ^^  

홍합

제 3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으로 한창훈의 작품이다. 우연히 읽게 되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서 한겨레문학상을 알게 되었고, 딱히 읽고 싶은 문학작품이 없다면,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인 한창훈은 대학시절, 휴학하고 휴학하고 양식채취선과 오징어잡이배를 타기도 했으며, 공사판 잡부에 포장마차 사장 노릇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그의 소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었고, 홍합이라는 소설역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설은 여수근처의 홍합공장을 무대로, 홍합공장에서 일하는 억센 여인내들의 삶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전라도가 배경인 소설인지라,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을 읽을 때와 같이 한번의 눈길로 이해하기 힘든 대화체가 많이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정겹고 구수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은 홍합공장에서 일하는 여인네들과 여러 곳을 전전하다 홍합공장의 운전기사로 눌러 앉게 된 문기사를 중심으로 구구절절 삶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소설에서 받은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기에는 나의 글이 너무나 짧기에 책 뒷표지에 실린 전문가의 평을 소개할까 한다. 인상 깊은 구절과 함께 … 오랫동안 문학작품과 거리를 두었던 나에게, 우리의 글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였다.

한창훈의 소설을 읽는 맛은 냉동식품이나 방부처리된 포장식품만 먹다가 싱싱한 자연산 푸성귀를 먹는 맛과 같다고나 할까. 도시적인 감수성을 여유있게 비껴가면서도 재미가 여간 아니다.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이렇게 정면으로, 능청스럽고도 건강하게 그릴 수 있다는 건 그의 작가적 역량도 역량이지만 남다른 체험의 소산일 듯싶다. -박완서(소설가)

공장이되 홍합공장이며, 노동자이되 중년여인들이며, 삶의 현장이되 건강미 넘치는 곳, 우리를 즐겁게 하는 장소로서의 작품이다. -김윤식(문학평론가)

이 작품은 변화의 물결에 노출된 농어촌의 삶을 그 밑바닥에서 건강하게 떠받치고 있는 토착적 생명력을 옹글게 포착해낸 문체가 돋보인다. 이러한 능력은 노동의 고통과 남성적 폭력을 웃음의 미학으로 극복해가는 아낙네들의 생활의 지혜를 그려내는 대목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황광수(문학평론가)

밤바다는 아름다웠다. 말리 돌산대교 불빛은 수면을 타고 바로 눈 앞까지 미끄러져 와 있다. 저 작은 불빛은 어둠을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모두 그 컴컴한 어둠 속에 묻히고 나서야 제 삶을 시작하고 있었다. 항만에 묶여 있는 크고 작은 배들은 하루동안의 노동을 끝낸 놈이나 여러 날째 마냥 쉬고 있는 놈이나 사이좋게 옆구리를 대고 잔물결에 출렁거리고 있다.

고마운 정전

어제는 SIGBOWL 회원들이 모여 대덕볼링장을 찾았다. 총 8명이 참여했고, 첫번째 게임은 연습게임이였다. 그런데 나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스페어 없이 스트라익 두번에 111점을 기록하고 뒤에서 몇번째를 차지했다. General chair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졌던 게임이였다 ^^;

두번째 게임은 음료수내기! 선애누나와 윤경누나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한번씩 팀원을 선택하였는데, 첫게임의 삽질에도 불구하고 선애누나가 나를 중용하셨다. 결론적으로 윤경누나팀은 부산과학고 3인방으로 구성되었고 우리는 특별히 묶을만한 키워드가 생각나지 않지만 … 젊은 팀이라고 해두자. 내 생각으로는 우리가 이기기 힘든 게임이 될 것 같았다.

게임은 시작되었고, 나는 첫게임의 삽질은 완전히 잊은체, WBC에서 구원투수로 올라와 땅만 바라보고 공을 던졌다는 박찬호가 된 심정으로 침착하게  공을 굴렸다. 그러나!!! SIGBOWL 랭킹 2위에 빛나는 정한형이 팀나누기에서 마지막으로 선택된 울분을 토해내듯 초장부터 터키를 때려내며 달리기 시작하셨다. 우리팀은 적잖이 당황했다! 정한형의 all cover 행진이 끝나던 7프레임부터 점수차를 좁히기 시작해서 8프레임이 되었을 때 우리가 10~20점 정도 지고있었는데 …

그 순간 !!!
눈 앞이 깜깜해졌다 …

볼링장 전체 전기가 나가면서, 모든 기록이 날라갔고 …
당연히 음료수 내기는 무효가 되었고 …
볼링장이 복구가 안되었기에 연구실로 돌아왔다 …

질뻔한 음료수 내기가 취소된 것에 기쁘면서도 한편 …
200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였기에 아쉬웠다 …


모두가 재밌게 볼링을 치고 있다가 돌아오게 되어서 너무나 아쉬웠고, 그 아쉬움을 보드게임으로 달랬다 ^^;;

온라인 토익강의

“김대균의 막판 토익 4주 대작전” 이라는 시사어학원의 토익강좌를 듣기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고, 오늘 마지막 강의를 들었다. 대학원 준비 하던 4학년 때도, 사이버 시사 어학원의 온라인 토플 강좌를 3개 들으면서 공부했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먼 길을 달려 학원을 간다해도 질문하나 하지 않는 나로서는 오프라인 강의가 별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온라인 강의는 속도를 조절하며 효율적으로 들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한달 전, 충격적인 토익시험 사건! 이후로 이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하기를 …

그때 시험을 봤더라면 엄청 좌절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력이 없어서인지 감이 떨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RC의 독해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도무지 문제가 풀리지가 않았다. 하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하면 분명 나아질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매일 1~2시간씩 열심히 했고,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김대균 선생님의 강의로 한달동안 어느정도 감을 잡았으니 내일 모레 있을 시험에서 일단 최선을 다하고, 4월달에 있을 시험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꾸준히 계속 공부할 것이다. 여름방학 부터 졸업할 때 까지는 학교 어학원에서 영어회화를 공부할 생각이다.

마지막 강의 끄트머리에 강의가 끝난 기념(?)으로 김대균 선생님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눈을 지긋이 감고 가곡을 부르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노래가 끝나고 매우 부끄러워 하시는 모습도 … 쌩뚱맞은 소리 하나 하자면, 강의를 듣는 내내 느꼈지만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일 잘 정리해서, 이번 일요일에는 꼭 시험을 잘보자!

씁쓸한 초콜릿


독일의 대표적인 청소년문학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의 초기 작품으로, 지독한 열등감에 빠져 있던 소녀의 자아찾기를 그려낸 성장 소설이다. 추천목록에 있는 책이였고, 리뷰가 좋아서 구입했는데 내용이 동화처럼 쉽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주인공인 에바는 매우 뚱뚱한 소녀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 부터 소외당하고 상처받는 일을 피하려고 스스로 먼저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미헬이라는 남자친구와 프란치스카란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열등감에 빠진 한 소녀의 심리가 너무나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열등감을 벗어나가면서 자신을 찾아 행복해지는 과정은 읽는 동안 나를 즐겁게 했다.

솔직히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부터 매우 뚱뚱했고, 그래서 늘 자신 없었고 열등감을 가지고 지냈다. 처음으로 여자를 좋아했을 때도,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에 고백한번 못해봤던 나였으니까! 그런 습성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지금도 여자 앞에서는 그다지 자신이 없다 …

언젠가 비곗살이 햇살에 녹아 역겹고 악취 나는 기름투성이 액체가 되어 배수구로 흘러가 사라져버린다면 에바만이, 또 다른 에바만이, 발랄하고 쾌활한 진짜 에바만이 남게 될 것이다. 오직 행복한 에바만이.

에바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뚱뚱한 가슴과 뚱뚱한 배, 뚱뚱한 다리를 가진 뚱뚱한 소녀가 보였다. 하지만 정말로 그 소녀는 못생겨 보이지 않았다. 약간 눈에 띄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만 못생기진 않았다. 에바는 뚱뚱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뚱뚱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도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었다. 대체 아름답다는 건 무엇일까? 패션잡지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생긴 여자들만이 아름다운 것일까? 다리가 긴, 날씬한, 매력적인, 가느다란, 우아한…… 이런 낱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옛 거장들의 그림 속에 나오는 통통하고, 풍만하고, 살진 여인들을 생각하자 에바는 웃음이 나왔다. 에바는 웃었다. 거울 속의 소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지방은 녹아내리지 않았다. 에바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녹아내린 지방이 악취를 풍기며 배수구로 흘러들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에바는 갑자기, 자신이 원했던 에바가 되어 있었다. 에바는 웃었다.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열등감에서 벗어난 에바가 자기 자신을 찾는 마지막이 감동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