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긴 하루

내일은 독일로 넘어가기에 제대로 된 파리관광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였다.
이제 파리의 지리도 익숙해졌고, 대부분 유명한 장소는 다 방문했다.
세느강은 한강의 5분의 1크기 정도 되는 듯 하고 ㅎㅎ
파리 전체도 서울보다 작기에 웬만한 곳은 다리만 튼튼하다면 걸어서 다닐만하다.

오늘은 파리 외곽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에 갔다. 2층짜리 기차의 2층에 앉아서
파리근교의 경치를 구경했다. 개인적으로 평온함을 좋아하기에 파리 시내보다
교외 나들이가 더 좋았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까지 좋았으니…

오밀조밀하고 복잡한 파리와 달리 베르사유 궁전이 있는 곳은 넓고 평온했다.
크리스마스인 덕분에 사람도 거의 안다니고…
(이 곳의 크리스마스는 한국의 추석,설과 같아서 온 친척이 다 모이는 날이라고 한다.)
문을 연 가게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덕분에 베르사유 궁전도 공짜로 들어갔다 왔다 ㅎㅎ
궁전도 궁전이지만 뒤쪽에 있는 정원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드 넓었다.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고,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정도로 아름다운 풍경…

베르사유에서 돌아와서는 파리시내를 걸어서 엄청 돌아다녔다. 다시 개선문 앞에 샹젤리제 거리에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취해보고, 에펠탑 근처에도 다시 가보고, 사이요궁도 가보고…
오늘 하루 걸어다닌 거리만 해도 서울에서 한달동안 걸은 만큼 될 듯한…

프랑스만큼 다양한 인종이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 같다 ㅎㅎ
프랑스의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가 아닐까…

현재 여행의 문제점은 자금부족이다. 가져온 돈이 친구랑 합쳐서 1030유로였는데 너무 빠듯하다.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되면 일정을 길게 잡기 보다는 짧은 일정이라도 그 나라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누리는 방법을 선택할 것 같다.

여행하면서 느낀점,
세상은 넓다.
갈 곳이 없으면 서럽다.
돈 없으면 서럽다.
집떠나면 고생이다 ㅎㅎ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지금 있었던 모든 기억이
하룻밤의 꿈 처럼 느껴질 것 같다.
지금까지 찍은 500여장의 사진이 추억을 말해주겠지만 ㅎㅎ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에펠탑

오늘 원래 계획은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였다.
9시 30분 쯤 도착하여 다빈치코드에서 보았던 삼각뿔 아래로 내려가 표를 끊고 관람을 시작하였다.

상상한 것 만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다 둘러보려니 다리가 아플정도로 넓었다.
솔직히 내가 문화적 안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신기한 것을 보는데 그쳤다는게 아쉽지만,
눈요기만으로도 대단히 즐거운 경험이였다.

가장 기대했던 모나리자… 역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모여있었다.
오늘 본 미술작품만 해도 천장이 넘지 않을까 ㅎㅎ
대충보고 지나치긴 했지만 80% 이상은 본 것 같았다.

루브르 안에서 일본 여자애들이 가이드 따라서 때거지로 다니는데 어찌나 많은지…
꾸미는 것은 예술인데 대부분 못 생겼다는… 한국여자가 역시 최고~
동양인도 꽤 많았는데, 중국인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은 일본인이였다. 한국사람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경기가 안좋아서 그런가…)

루브르박물관을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걷다 보니 에펠탑이 보였다.
보이는 데로 걷다보니 개선문이 보였다. 먼저 개선문쪽으로 가기로 하고 계속 걸었다.
개선문을 구경하고 다시 한참을 걸어 에펠탑까지 걸었다.

에펠탑에서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걸어올라가기로 하고..
엘레베이터를 타면 1층까지 4유로 2층까지 7.5유로 3층까지 10.5유로
걸어서 올라가는 것은 2층까지 갈 수 있고 3.5유로 25세 미만 3유로

창구에 가서 23살이라고 하고 3유로의 가격으로 표를 끊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680개의 계단을 올라 2층까지 갔다. 헉!! 파리의 모든 것이 다 보였다.
몽마르뜨언덕, 싸끄레꿰르성당, 세느강, 개선문, 루브르박물관 등등…
멋진 사진을 많이 찍고,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야경까지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곳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식사다. 현재 예산이 빠듯하기에 금액에 부담이 크다.
식당에 가서 콜라 한잔 시키는데 5.2 유로, 우리돈으로 대충 6000원이다 @.@
더 큰 문제는 메뉴판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른다는 것이다. 시키려고 해도 발음하기 어렵다.
심지어 맥도날드 가서 투 빅맥 세트 플리즈 해도 잘 못알아 듣는다.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유명한 곳을 둘러보는 것 이외에도,
이 나라 사람들의 습성이나 분위기 같은 것을 알 수 있어서 좋다.

또 언어가 안통한 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
미국인이 쓰는 영어가 들려도 반가울 지경이다… ㅎㅎ

오늘은 엄청난 거리를 걸었기에 꽤나 피곤한 하루였다.
내일은 파리 근교로 가는 열차 RER C를 타고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는 날 ~ !

원래 집밖에서 잠을 잘 못자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너무 편하게 잘 해주시고
피곤하다 보니 푹 잘 수 있는 것 같다 ㅎㅎ

파리에서 찍은 사진

파리동역에서 독일뮌헨으로 가는 야간열차 쿠셋을 예약하고
몽마르뜨언덕, 노틀담성당, 시청 일정으로 여행!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가는 느낌…
동양인을 많이 만났지만 대부분 일본인이나, 중국인이여서 아쉬웠다.

노틀담 성당은 정말 감동…
불어를 할줄알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
들으면 들을 수록 어렵고 아름다운 언어 인 것 같다.

전철에서 내리는데 앞에 사람이 많아서
엑쓰뀨제 무와 라고 말했는데 사람들이 비켜줘서 기분이 좋았다 ㅎㅎ

하루하루 모험과 도전의 연속 !

여기는 프랑스 파리

파리로 떠나기 위해 인천국제 공항에 도착…
대한항공편인줄 알았는데, 코드쉐어된 에어프랑스편이였다.
승객의 대부분은 프랑스인이였고, 물론 스튜디어스도 프랑스인…
다행히 한국승무원이 한명탔고, 안내방송도 불어다음에는 한글로 해주었다.

상공 10km위에서 1000km/h 속도로..
장장 9000km 를 날았다…

놀라운 것은 내 앞앞자리에 이은주가 앉았다는 사실…
보기에는 엄마랑 동생들이랑 여행온 것 같았다.
비행기를 빠져나와 번잡하게 줄서서 기다리면서 옷깃을 스쳤는데,
이 옷은 빨지 말고 고이 간직해야지 ㅎㅎ

화장안한얼굴에 모자를 쓰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 같아보였다.
날씬하고 정말 예뻤다 키도 크고 ㅎㅎ

이은주를 본 기쁨도 잠시…
여권검사하는데 주머니에 넣었던 내 여권이 구부러져서 의심을 받고는 나를 안들여보내줬다.

먼저 나간 친구를 가리키며
“그는 내 친구이며 우리는 여행중이다. 단지 주머니에 넣었던 여권이 구부러진 것 이다”
라고 했더니 겨우 통과시켜줬다.
(영어회화 능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

그렇게 겨우 통과했지만 민박집까지 가는 것도 막막했다. 무작정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역까지 가는 걸 물었고, 수염이 멋진 어떤 아저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파리시내로 들어왔고
민박집이 있는 전철역까지 왔다.

민박집에 전화해야하는데 전화카드가 없다. 전화카드 파는 가게를 겨우 찾아서 전화하고,
민박집 아저씨를 만났다. 이제 좀 안정이 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좋은 아저씨를 만나서 같이 차를 타고 대형할인마트가서 쇼핑도 하고
프랑스식 소세지와 맥주로 저녁을 먹었다.

생각보다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안쓴다. 동양사람, 흑인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다보니
말을 걸면 관광객이라 생각하지 않고 거의 불어로 얘기한다.

첫 인상은 개인주의적인 사회라서 그런지 차갑고 낯설다. 거의 24시간을 돌아다녔고
이제 쉬고 본격적인 관광은 내일부터… ㅎㅎ 너무 피곤하다 ^^;

설레임 반 두려움 반

설레임

우여곡절끝에 드디어 난생처음으로 내일 해외여행을 떠난다.

집을 오래동안 떠나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먼 타지로의 15일 여행은
도전이고 모험이다 ㅎㅎ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숨쉬고,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