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과 비슷한 거리를 겨우 달렸지만, 누적 상승 2,000m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7월 대비 훈련의 질이 좋지 못했다. 돌아보면 7월의 날씨가 더 가혹했던 것 같은데, 덥고 습한 날씨에 힘들게 달리면서 누적된 피로감이 8월의 달리기에 영향을 준 것 같다.
긴 여름휴가(8/9~8/17)를 보내면서 루틴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정도라도 해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8월 말에 거의 모든 수치가 떨어졌다. 인듀어런스 스코어, 힐 스코어, VO2 Max, 젖산 역시 페이스 등등. 노력한 거 어디 안간다는 걸 올해 상반기 대회에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의심이 생기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자신감 회복을 위해 8/24에는 3시간 LSD를, 8/31에는 풀마라톤 목표 페이스로 20K를 달렸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
8월의 달리기는 다채로웠다. 팔달산 둘레길, 석촌호수, 제주도 한립읍, 구좌읍, 조천읍을 달려볼 수 있었다. 달리면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차로 이동해야 하는 장소에서 달리는 게 쉽지 않은데, 휴가 기간에는 숙소 근처를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JTBC 마라톤까지 두 달 남았다. 날씨는 지금보다 달리기에 한결 나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체중 73kg으로 맞추기. 금주하기. 훈련간 빠른 회복을 위해서 스트레칭, 마사지 틈틈히 하고 잠 잘자기. 4시간 LSD, 530 페이스로 35km까지 달려보기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난 후에는 서브4에 실패하더라도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7월과 비슷한 수준의 월 마일리지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이번주는 주간 마일리지 50.5km로 마무리 했다.
7, 8월 여름을 달리면서 피로가 여기저기 누적된 것 같다. 컨디션과 기량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무리하게 60km를 채우지는 않았다.
8월 말이 되니까 기온은 그래도 조금 내려와서 괜찮은데 습도가 문제다. 특히 아침 러너는 100%의 습도와 싸워야 한다. 이런 날씨가 이제는 지겹다. 쾌적한 날씨에서 달리고 싶다.
이번 주도 쉽지 않았다. 지난 주 일요일 3시간 LSD의 여파가 있었고, 이틀을 일찍 출근해야해서 아침에 달릴 수 없었고, 화요일 밤 회식에서 너무 많이 마시고 늦게 귀가했다.
그래도 토요일에 잘 쉰 덕분에 어느정도 회복된 몸으로 일요일엔 계획한대로 JTBC 마라톤 목표 페이스 539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
20K를 달리면서 힘듦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만 달리고 싶다, 쇼파에 누워서 넷플릭스나 보고 싶다, 그런 욕망은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래도 그동안 훈련의 성과 덕분에 힘들진 않았다. 호흡은 편안했고, 표정에도 여유가 있었다. 다리 근육도 대체로 잘 버텨주었다.
주간 마일리지 60km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실전 레이스에 필요한 속도를 점검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한 주를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