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4주차 달리기

태풍으로 수~금에 비가올 것 같아 이번주는 화요일 밤에 10km를 달리고 토요일 밤에는 15km를 달렸다.

화요일 밤 10km 달리기는 힘들었다. 태풍전야라 습도가 높아서였을까? 회사일과 육아를 소화한 후라 피곤해서였을까? 4km 지점부터 그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잠깐 달리기를 멈추고 개수대에서 세수를 하면서 심기일전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마지막 1km는 607 페이스로 달렸다. 힘이 남아 있었단 이야기다. 보폭을 줄여 천천히 달리면서 힘든 구간을 견뎌내면, 몸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호흡, 체력은 괜찮은데 관절, 근육은 더 단련되어야 한다.

토요일 밤 15km 달리기는 비교적 편했다. 점심과 저녁을 적당히 잘 먹었고, 달리기 직전에 에너지젤을 하나 먹어서 그런지, 끝까지 지친다는 느낌 없이 달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에너지 보급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7.5km 지점에서 왼쪽 발목이 아파서 의식적으로 보폭을 줄여야했다. 화요일의 경험처럼 천천히 달리는 동안 몸은 회복되었고, 이후 630 정도의 페이스로 달려 완주할 수 있었다.

이번주의 달리기를 통해서 10월 13일에 서울달리기에서 하프마라톤 코스를 완주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완주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2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을지는 남은 시간 쏟아부은 노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2024년 33주차 달리기

지난주 주말에는 제주도 여행 중이어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이번주 주말에는 토요일 밤 계획대로 14km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어떤 코스를 달릴까 고민하다가 광교호수공원 4회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운동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호수주변 술집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나에게도 활기를 주었다.

코로스 시계의 페이서 기능을 활용했다. 14 km, 700 페이스, 1시간 38분에 맞추고 달렸다. 초반에 700 페이스로 천천히 달린 덕분에 끝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으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라서, 그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내심을 끌어다 쓸 정도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고통스럽게 달리지 않아서 만족스러운 달리기였다.

달릴 때 심박수, 케이던스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LSD를 할 때는 심박수, 케이던스를 보지 않을 생각이다.

100분 시간주

블로그를 뒤져보니 2007년 9월 8일에 100분 동안 15km를 달린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다가 바빠진 회사일을 핑계로 그만두었다. 17년 후의 나는 하프마라톤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록으로 완주해낼 것이다.

240810 제주도 여행 (feat. 표선여가, 시솔)

8월 10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제주도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집순이인 딸이 제주도로 여행 가고 싶다고 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어린이집 친구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여행이 고팠던 나는 아무래도 좋았다.

다행히(?) 제주도는 딸의 기대에 부응했다. 제주도에 있는 동안 너무 행복하다며 한달살기 하고 싶다고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곤 했다.

똑버스, 공항리무진버스, 비행기, 렌트카셔틀버스, 렌트카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긴 여정에서 힘들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집에서 걸어서 5분컷 거리에 있는 식당에 다녀오는 것도 싫어하던 그 아이가 맞나 싶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표선여가는 작지만 감각적으로 꾸며놓은 독채다. 침구류가 특히 좋았던 부분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자쿠지가 있지만 일정상 이용해보지 못했다. 주변에 걸어서 갈만한 곳이 없다는 점에서 위치는 조금 아쉽다. 그래도 2.5km 거리에 표선해수욕장이 있다.

첫날 저녁식사는 표선해비치에갓더라면에서 문어라면과 해물파전으로 해결했다. 나는 그냥 그랬는데, 아이는 제주도 여행에서 문어라면이 가장 맛있었다고 했다.

저녁 식사 후 표선해수욕장을 둘러 보았다. 축제 기간이었고, 물이 얕아서 아이가 물놀이 하기에 좋아보였다. 둘째날엔 수영복을 입고 가서 파라솔, 튜브 빌려 해수욕을 즐겼다. 한참 멀리까지 나가도 물이 너무 얕고 뜨겁고 탁해서 아쉬웠다. 다행히 아이는 즐거워 보였다.

두 번째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는 산방산 근처에 들러 흙돼지 바베큐를 먹고, 후식으로 초콜렛 빙수도 먹었다. 만조여서 용머리해안 탐방를 하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산방산, 송악산 그리고 제주바다가 빚어내는 풍경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 숙소는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에 위치한 시솔이었다. 도착했을때는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서, 협재해수욕장에 가서 놀기는 어렵겠구나 싶었는데, 숙소 근처에 수영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네이버 지도에 아무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작은 해변이 있었고 숙소와의 거리는 걸어서 2분컷! 파라솔과 튜브를 빌려주는 곳도 있었고 대여료도 각각 2만원, 만원으로 매우 저렴했다. 거기다 친절하기까지 했다. 물도 깨끗하고 시원하고 적당히 깊어서 해수욕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숙소에서 보이는 바다뷰, 숙소옆 선인장자생지 산책로도 너무나 좋았다. 1박 2일 일정인 게 너무 아쉬워서 다음에는 길게 머물러 볼 생각이다.

예비초등이 된 아이는 이제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지금부터 차곡차곡 쌓은 여행의 기억은 아이에게도 우리 부부에게도 평생 간직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조금 더 자주 새로운 곳으로 가족여행을 떠나야겠다.

240816 GV70 색상 세빌 실버로 변경

출처: https://naver.me/FMcRgoHv

제주도 여행에서 우연히 마주친 GV70 세빌 실버의 매력을 머리속에서 떨치지 못하고, 결국 계약을 변경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다시 기다려야 한다. 두 달 후 10월 중순에 차가 나올 것 같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차를 구입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 싶다.

화이트, 화이트, 블루

지금까지 탔던 차량들의 색상이다. 다시 또 화이트를 선택하는 것이 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살아야겠다고 생각 중인데, SUV도 실버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험상 화이트는 비만 살짝 맞아도 금방 더러워 보이는 것도 좀 걸렸다. 실버는 관리가 가장 편한 색상이다.

GV70은 화이트가 가장 흔하고 여성 오너가 많다. 흔한 게 싫기도 하고, 둥글둥글한 차체와 화이트 색상의 조합이 주는 여성적인 느낌이 40대 아저씨가 감당하기엔 부담스럽기도 했다.

세빌 실버는 인기 없는 색상이다. 중고차로 팔 때 가격방어 이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늘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