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촛불 대행진

어제밤에는 회사 팀사람들과 함께 6.10 촛불 대행진에 참여했다. 그동안 방관하고 있던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버스에서 내려 광화문을 향해 가는 길,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을 향해 분주히 걷고 있었다. 두 아이의 손을 양손에 잡고 나선 아버지의 모습에서 이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산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광화문은 흉물스러운 컨테이너 박스로 막혀 있었다. 뒤로 보이는 이순신 장군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서글펐다. 대한민국은 과거로 돌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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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박스에 붙어 있는 현수막, 쥐덪안에 마우스 등등은 우리 민족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잘 드러내며 즐거움을 주었다. 혹시나 물대포를 맞을까봐 DSLR을 안가져갔는데, 컨테이너에 붙어 있는 종이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DSLR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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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어둠이 찾아오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될 무렵 우리는 자리를 잡기 위해 상당한 고생을 감수해야했다. 수많은 인파가 앞뒤로 이동하는 통에 한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빈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다. 그러나 자리를 찾아 가는 길에 사람들이 무대위로 올라가 자유 발언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양희은씨의 아침이슬을 들을 수 있었고, 배우 문소리씨의 예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절제된 음성으로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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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세력(?) 없이 개개인의 의지로 모인 사람들이여서 다소 우왕좌왕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쓰레기 한점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도로를 행진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했다.

평화시위를 약속하고 출발한만큼 우리의 행진은 비교적 차분했다. 동아일보 건물을 지나면서 동아일보에 대한 야유를 보내는 모습에, 조중동에 실체에 대하여 국민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것에 고무되기도 했다. 우리팀 일행은 종로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대문 운동장까지 행진하고 분당으로 돌아왔다.

소위 가진 사람들이 작금의 사태를 접하면서 나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미국산 쇠고기! 안먹으면 그만!”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함께 걱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좀 더 나은 대한민국 사회를 위하여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주신 많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