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과 축구리그 우승

2006년 전산과 축구리그에서 내가 속해있는 SE-DB-PL 연합팀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대등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1로 완승을 거두었다. 개막전에서 우연히 두골을 넣은 덕분에 모든 경기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였다. 그 뒤로 그와 같은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우승팀의 일원으로 뛰었기에 뿌듯하다.

작년에는 CS-PL 연합이였는데 신입생이 들어오기 전까지 PL에서 뛰는 사람이 석우형 밖에 없어서 사람이 부족했고 성적이 안좋았기 때문에, 신입생이 합류한 뒤 몇번 이겼지만 안타깝게 4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올해는 SE-DB랩과 함께하여 풍부한 인력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SE-DB-PL 연구실 사람들이 모여 회식을 가졌다. 할 일이 많아서 술을 안마시려 했는데, 빼는 건 또 싫어하는 성격이라 소주 한잔으로 시작한 것이 한병을 넘기게 되었고 2차까지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노래방에서 한곡부르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 연구실과 다른 SE 연구실의 분위기에 살짝 당황 … ^^;

끝남이 아쉬울 정도로 정말 즐거웠던 리그였다. 내년에는 아마도 학교를 떠나있어야 하겠지만, 고등학교 이후로 대학원와서 오랜만에 축구를 하면서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기축구회에 가입할까?

이루마 Farewell 콘서트

우연히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이루마의 음악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그 당시 이용하던 쥬크온을 통해 처음 그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클래식에 취미를 붙여보려고 몇번 노력하였지만 듣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곡은 귀에 딱 붙는 느낌이였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좋았기에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의 콘서트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거금 6만원을 들여 R석을 예약하였다. 덕분에 이달은 절약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콘서트를 다녀온 지금 후회는 없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처음 가보았는데, 시설이 좋았다. 벌써부터 잘 차려입은 수많은 아가씨들이 북적대고 있어 이루마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맨 앞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꽤 가까이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루마가 등장했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CD로 들을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감동에 온몸에 전율이 …

1부는 클래식한 느낌의 연주곡들로 이루마의 독주로 시작해서 현악4중주와의 합주로 마무리되었고, 2부는 최근 엘범의 곡들을 중심으로 밴드와 함께 연주하였다. 그리고 안시켜도 알아서 척척한다는 엥콜공연이 이어졌다. 2시간으로 예정되었던 공연은 2시간 40여분만에 끝이 났다.

<이루마의 작은방>이라는 책을 보면 무대 공포증이 심해서 긴장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이제 공연을 많이 경험해서 그런지 재치있게 관객들을 즐겁게 하면서 공연을 진행했다. 이루마의 콘서트는 단순히 음악공연이 아니였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직접 노래도 부른다. CD로 들었을 때 보다 노래도 더 잘하는 것 같았다.

엥콜공연에서는 “대전을 대표할만한 것은?” 이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졌고, 그 중에 “엑스포”, “카이스트”, “온천”이 즉흥연주의 소재로 채택되었다. 이루마가 재치있게 이들을 엮었다. 엑스포에서 놀다가 땀이나서 온천을 했더니 머리가 좋아졌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카이스트에 합격했다! 이와 같은 주제로(?) 즉흥연주를 했는데, 주제와의 관련성은 잘모르겠으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음악도 흥겨웠다.

그가 다시 사회로 돌아올 때 쯤 내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때는 그사람과 좋은 음악을 함께하고 싶다.

3인행


<3인행>,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스스로 고쳐야 한다. 좋은 것은 좇고 나쁜 것은 고치니 좋은 것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나쁜 것도 나의 스승이 될수있다. <논어>의 술이편에 나오는 “삼인행 필유아서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의 뜻이다.

김정길이라는 정치인이 책을 통해서 혹은 삶속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로 부터 배운점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곁들이고 있다. 여기서 소개되는 인물들은 발레리나 강수진, 히로나카 헤이스케, 안철수 박사, 문대성 선수 등등이다. 개인적으로는 <학문의 즐거움>을 고등학교 시절 읽었기에,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이야기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노력했던 그의 모습이 평범한 나에게 한줄기 빛과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두세 배의 시간을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 보통 두뇌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그리고 안철수 박사의 공부하는 자세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전율을 느끼게 해준 인생관이 담긴 그의 말을 기억하고 싶다.

“나는 우주의 절대적 가치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괴짜경제학

<경제학 콘서트>를 구매했을 때 “1+1 행사”로 덤으로 받았던 책이다. 덤으로 받은 책은 돈을 주고 산 책에 비해 애착이 안가는 것은 사실이나, 주문한 책들이 도착하지 않은 관계로 이 책의 존재에 감사하며 몇일 동안 읽게 되었다.

<괴짜경제학>이라는 제목 그대로 일반적인 통념에서 봤을 때 괴짜로 분류할 수 있는 경제학자인 스티븐 레빗이 제안하는 몇가지 주제에 대해서 그 뒤에 숨어 있는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이를테면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을 줄였는가?” 와 같은 물음에 대해서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는 방대한 수치 데이터를 기초로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의 리뷰를 보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이게 무슨 경제학 책이냐?”, “얻을게 하나도 없다”라는 식의 의견도 있어 기대를 하지 않아서 였는지 몰라도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어떤 사회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수치를 통해 분석해보는 것, 그리고 그 이면에 숨어있는 경제적인 활동의 근본이 되는 인센티브까지 따져보는 것은 재미있을 뿐더러 잘못된 통념을 지적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카네기 시리즈 5권중의 하나로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팔린 책이다. 올해 읽은 27권의 책중에 실용적인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혼자살아갈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앞으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에게는 더더욱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강력추천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는 남녀 본성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러한 차이점에서 오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사회생활속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정말 책에 써있는 것 처럼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틀렸어” 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걸 증명하려고 애쓸테고 나는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실패할 것이며 불필요한 논쟁만 불거질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많이 겪었을 문제에 대해서, 자기 중요성을 소중히 하는 인간의 습성을 잘 파악하여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원리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떤 말을 내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결과 더 과묵해진다. 그 만큼 그동안 나의 언변에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것들이 많았으리라. 항상 곁에 두고 읽고 또 읽으며 실천에 옮겨야 하겠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책을 강력추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