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은정이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다. 선물로 받지 않았으면 접해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그림동화였다.

산뜻한 그림과 간결한 글로 이루어졌기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이유없이 항상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대충 그린 것 같으면서도 섬세하고 익살스러운 그림이 때로는 재미를 주고 때로는 감동을 주었다. 어렸을 때 부터 열등감이 심했던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라토와 같은 친구가 있었을까? 서로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10분만에 다 읽어버리긴 했지만, 다시 읽으며 생각에 잠길만 한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장 자크 쌍뻬의 대표작인 <속 깊은 이성 친구>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지음/푸른나무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라는 책을 읽고 유시민이 글을 참 재밌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했던 책이다. <WHY NOT?> 이라는 책과 함께 구입했는데, 조금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이 책을 선택했다.  그 책을 이해하기에는 내가 가진 배경지식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를 공부할 때면, 정말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첫장의 “드레퓌스 사건”을 읽으면서 상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이나 의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아직은 역사를 평가하는 그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특히,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주의가 정착하게 된 역사를 살펴보는 일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분쟁이나 대공황등 현대사에서 의미를 던져주는 굴직한 사건들을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였다.

다음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유시민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시간이 나면 다른 역사책을 읽으며 같은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우리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 공산집단의 적화야욕 망상”도 아니요 “천문학적 통일 비용”도 아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귀를 막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사회 분위기와 정치풍토와 법제도야말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며, 이런 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한은 닮은 꼴이다. 남북한이 제각기 안으로 열리지 않는다면 하나로 합치는 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

소설 정약용 살인사건

소설 정약용 살인사건
김상현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구매한 책이다. 딱딱한 책만 계속 읽다보면 독서에 대한 흥미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 유희를 위한 소설도 간간히 읽어 줄 요량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책 표지가 정말 멋진, 그래서 첫 인상이 좋은 책이였다.

조선 실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약용과 그를 둘러싼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작가의 허구가 더해져 쓰여진 소설이다.  소설의 초기 장치는 사실에서 가져왔으나, 그 전개는 모두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작가는 소설에 방점이 찍힌 역사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저자가 정약용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보던 중,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살고 있는 정약용이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인 기록이 있어,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살을 붙여  이야기를 엮어냈다.

모든 의문의 실타래가 풀리는 마지막 몇 장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감동을 준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처럼 큰 재미를 느낀 것은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SIGBOWL

SIGBOWL 사람들
SIGBOWL이라는 이름으로 연구실 사람들을 모아 볼링을 시작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우리연구실 사람들만 모아서 시작했으나, 정한형의 부산과학고 동기분들과 연구실의 신입생들이 합류하여 어제는 11명의 회원을 모아 볼링장을 찾았다.

우리는 주로 대덕볼링장을 찾는데, 매주 꾸준히 찾았기에 얼굴 도장도 찍었겠다 싶어 볼링장의 상주 클럽 등록을 추진해보기로 했다. 상주클럽 등록문서를 받아가지고 팀이름을 정하려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모았으나 기존의 SIGBOWL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누가 보면 “그릇” 을 공부하는 모임인 줄 알지도 모르겠으나! 클럽 등록이 성사되면서 나의 직함이 General Chair에서 “회장”으로 바뀌었다. 아무튼 다음주 부터는 대덕볼링장의 당당한 상주클럽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게임비 할인혜택을 누리며 …

재호형팀
선애누나팀
윤경누나팀
늘 그렇듯 첫 게임은 연습게임, 두번째 게임부터 흥미진진한 내기다. 팀을 나누어 내기를 하다보면 숨은 중재자(?)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항상 비슷하게 점수가 흘러가 큰 재미와 감동(?)을 유발한다. 어제는 3팀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는데, 2등을 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4명 팀은 당해낼 수가 없다.

매주 목요일의 볼링 이벤트가 연구실 생활의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모두에게 즐거울 수 있는 이런 시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지지부진한 일주일

이번주는 정말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주말 등산으로 인한 피로 때문일까, 우울한 내 기분때문일까? 나름대로 3월 부터 꾸준히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심신이 지친 것 같다.  해야할 일들을 생각한다면 주말에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지만,  재충전을 위해 집에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리된 반듯한 길로 걷고 있다가 잠시 길을 잃은 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