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테스트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번 방학부터는 무조건 영어회화학원을 다녀야겠다고 결심했다. 학교내의 어학원을 가려고 했는데, 등록을 차일피일 미루다 자리가 없어서 포기하고 종교적인 문제로 약간 망설였던 삼육어학원을 선택했다. 삼육어학원은 빡세게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나있었기에 실력향상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그냥 레벨1을 들으면 너무 쉬워서 시간 낭비이지 않을까 싶어 레벨테스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사실 영어회화라는 것 자체를 겪어 본 것은 대학교 1학년때 2학기 수업을 들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때는 워낙 수줍은 많은 성격 탓으로 말도 별로 안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다지 배운게 없었다. 덕분에(?) 내 영어회화 능력은 ???

따라서 레벨1을 받는 것이 응당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하였으나 내심 잠깐동안 준비하면서 레벨2를 꿈꾸어보았다. 학원을 가서 등록을 하고 리스트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인터뷰한 결과에 레벨1과 레벨2가 비슷한 수준으로 존재했고 ‘레벨1을 받아도 되겠구나’ 하는 자기 합리화에 성공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생각보다 대화가 잘 진행되었다. 그래서 레벨 2를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가 끝날 때 즈음 외국인 선생님은 내가 레벨1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납득시키기 시작하셨다.

사실 연구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준비했는데 …

“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레벨 2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쉽게 그냥 수긍해버렸다 …

나는 단지 대화가 진행되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빨리 전개 하는데 주력했는데, 전치사 혹은 관사를 제대로 사용안한다는 점에서 레벨 1을 받게 되었다. ‘워낙 철저하게 가르키는 학원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배우자는 생각에 준비한 말은 모두 잊어버리고 수긍했던 것 같다. 인터뷰 시작전에는 영어회화 수업듣는 자체에 흥미가 없었는데 인터뷰를 한 후 수업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아간다는 건 원래 즐거운 일이니까! 열심히 해보자!  

리허설


지금 이야기 하려고 하는 “리허설” 준비하느라, 아주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지난주 부터 시작된 얼마간의 슬럼프로 인하여 나태한 생활을 영위하다가, 연구실에서 흔히 자행 되는 모든 유희를 완전히 포기한 후, 전열을 제정비하고 겨우 시간내에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유희라 함은 웹서핑과 게임을 들 수 있는데, 이미 지난주 부터 게임은 석사 졸업할 때까지 안하겠다고 맹세했고 웹서핑은 퇴근 전 후로 15분씩만 하기로 어제 작정했다! 오로지 음악감상, 산책, 독서로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영어가 매우 짧은 나로서는 영어발표가 너무나 부담스럽게 다가왔으나, 언젠가는 통과해야할 관문이라 생각하니 관대하신 한환수 교수님의 지도로 이런 기회를 갖을 수 있다는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논문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고, 발표중에 교수님은 여지없이 그 석연찮은 구석을 지적하셨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영어로 말해본적이 없는 내가 발표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일! 상당부분을 논문의 문장을 옮겨놓았더니 구어체가 아니라서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힘들꺼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발표 도중에 스크립트를 까먹기도해서 교수님이 많이 도와주셨는데, 논문을 읽어보시지 않고서도 내가 해야할 말을 정확히 말씀하셨다.  


1시간 40여분의 영어발표가 끝나고 웹마스터일에 대해서 잠시 담소를 나눈 후 연구실로 돌아왔다.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사항들을 최대한 기억해내서 메모해두고 오늘 도착한 스피커를 통해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앉아 있다. 더 나은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공을 들여야하겠다. 논문으로는 도대체 알 수 없는 부분은 저자에게 메일을 보내서라도 알아내야지!

오즈 워크샵

지난 토요일에는 오즈 워크샵에 참가했다. 오즈는 숭실대학교 학술 모임(?)으로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속해있는 기수는 14기이고, 학술부장을 맡아서 워크샵을 진행했던 것이 엊그제 같지 않았기 때문에, 18기인 후배님이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을 보는 것은 세월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예전처럼 다소 딱딱한 분위기를 벗어나 부담없이 공부했던 것, 조사했던 것을 발표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특히 취업을 대비하여, PT면접에 대한 발표는 취업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유익했다. 오즈 선배님을 포함한 삼성전자 신입사원의 인터뷰와 역시 오즈 선배이신 면접관의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특히 면접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이야기했던 원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면접을 볼 때는 면접관이 잘 알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막 대학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분명 부담되는 일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었는데, 오즈에서 활동을 하면서 워크샵의 사회를 보고, 발표도 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사회생활의 필수적인 능력일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점을 잘 헤아려 모임에서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지막으로 오즈 1기이며, 숭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님이신 일주형의 발표가 있었다. self-leadership에 관한 일주형의 프리젠테이션은 나에게도 그렇고 모든 후배들에게 소중한 시간이였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미래와 현재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치열하게 삶을 살아나가고 배워나가며 나도 언젠가 후배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산과 축구리그 우승

2006년 전산과 축구리그에서 내가 속해있는 SE-DB-PL 연합팀이 우승을 차지하였다. 대등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1로 완승을 거두었다. 개막전에서 우연히 두골을 넣은 덕분에 모든 경기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였다. 그 뒤로 그와 같은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우승팀의 일원으로 뛰었기에 뿌듯하다.

작년에는 CS-PL 연합이였는데 신입생이 들어오기 전까지 PL에서 뛰는 사람이 석우형 밖에 없어서 사람이 부족했고 성적이 안좋았기 때문에, 신입생이 합류한 뒤 몇번 이겼지만 안타깝게 4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올해는 SE-DB랩과 함께하여 풍부한 인력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SE-DB-PL 연구실 사람들이 모여 회식을 가졌다. 할 일이 많아서 술을 안마시려 했는데, 빼는 건 또 싫어하는 성격이라 소주 한잔으로 시작한 것이 한병을 넘기게 되었고 2차까지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노래방에서 한곡부르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리 연구실과 다른 SE 연구실의 분위기에 살짝 당황 … ^^;

끝남이 아쉬울 정도로 정말 즐거웠던 리그였다. 내년에는 아마도 학교를 떠나있어야 하겠지만, 고등학교 이후로 대학원와서 오랜만에 축구를 하면서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기축구회에 가입할까?

귀경전쟁

어린이날이 금요일인 덕분에 모처럼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목요일 저녁인 오늘 집을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7시 30분 기차를 예매하고 태인이와 대전역행 택시를 탔다. 5분 전에만 표를 끊으면 되는데 10분정도 전에 도착해서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전역사에 올라서는 순간, 평소에 줄 설 필요가 없었던 자동발매기 앞에서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곧장 태인이와 나의 발도 그 심리적인 움직임에 동참하게 되었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 태인이와 나는 서로 다른 줄에 섰다. 태인이 바로 뒤에 설까 고민하다가 옆줄에 섰는데, 태인이는 거의 표가 취소 되기 몇초전에 표를 받아내는데 성공했고 2분 정도 후에 나는 실패했다. 자동발매기에서 잠깐 뒤져보고는 자리가 없다는 걸 알고, 뒷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일단은 포기하고 나왔다.

태인이를 우선 보내고 자동발매기가 아닌 매표소에 줄을 섰다. 기왕 이렇게 된거 많이 늦게 가더라도 청소년 할인이나 받을 심사였다. 내 앞에 10사람정도 있었지만 기다리고 기다려 내 차례가 왔을 때, 1시간 20분 후의 새마을호 표를 구할 수 있었다. 빵과 우유를 사서 먹은 후, 의자에 앉아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기 시작했다. 시간은 금새 흘러 플랫폼에 내려갔다. 새마을호 4번 타는 곳으로 가라고 해서 기다리다 기차가 와서 올라 탔는데 …

내 자리에 누가 앉아 있어, 확인해봤더니 “무 궁 화 호” 였다. 순간 지난 토익 사건이 떠올랐다! “4 번 타 는 곳”만 확인하고 그 뒤에 “3번 타 는 곳”으로 바뀐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무궁화호를 빠져나올 수 있었고 무사히 새마을호를 탔지만, 조금만 지체했더라면 서서 2시간 30분을 가야할 뻔 했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오니 마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