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8주차 달리기

일요일에 특근을 하면서 하루를 덜 달려서 이번주 러닝 거리는 51km에 그쳤다. 본업이 우선이고 다음주를 위한 체력도 안배해야하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화요일 아침 러닝은 정말 힘들었다. 일요일에 남산에 다녀온 후 하루 쉬고 회복런이었는데, 덥고 습하고 미세먼지도 안좋아 하늘까지 노랬다. 7분 페이스로 달리는 게 힘들 정도였다.

수요일 아침 러닝부터는 급수를 하기로 했다. 호수공원 입구에 생수 페트병을 두고 한바퀴 돌때마다 조금씩 마셨다. 호수공원 가는길 오는길 페트병을 들고 뛰는 게 조금 불편하긴 해도, 급수를 하니까 한결 좋은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일요일 특근을 앞두고 여유가 없어서 토요일 아침에는 남산에 가지 못하고 광교호수공원 원천저수지 6회전을 뛰었다. 7시 반부터 달렸는데, 9시가 넘었을 땐 해가 쨍쨍하고 인적도 드물었다.

17km 넘게 달렸을 때 러너스 하이 같은 것이 왔다. 해가 쨍쨍한 공원을 혼자 잘도 달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희열’이 내 안으로 밀려왔다.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긍지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음주에는 내내 비소식이 있다. 지금까지는 용케도 트레드밀을 탈 일이 없었는데, 다음 주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다시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워야 하는데, 화요일엔 회식도 있어서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 같다.

2025년 27주차 달리기

7월의 첫 번째 주에는 60km 러닝에 성공했다. 수면시간은 늘 부족하고 이른 아침에도 날씨는 덥고 습해서 쉽지 않은 여정이었으나 그만큼 성취감이 크다.

평일 10km 러닝 코스도 상승 고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변화를 주었다. 원천저수지의 언덕을 2번 오르는 코스로, 달리는 방향에 따라 상승 고도는 82m 또는 88m가 된다.

일요일에는 계획했던대로 오랜만에 남산에 가서 북측순환로 3회전을 달렸다. 온도가 27~28도여서 6월에 21~22도에 기록했던 평균 페이스 550은 머리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페이스를 의식하지 않고 되는대로 달렸는데 평균 페이스 549를 기록할 수 있어서 기뻤다. 힘겹게 언덕을 오를 때는 그만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여전했지만, 전반적으로 전보다 편안하게 북측순환로 3회전을 소화할 수 있었다.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민 데이터 기준으로는 열 적응 100%를 기록했다. 오늘의 달리기를 통해서 여름에도 잘 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땀으로 옷이 다 젖긴 했지만, 더워서 못 달리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대로 기량껏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오전 7시가 안 된 시간, 국립극장에 도착했을 때 수 많은 러너들이 남산을 향하고 있었다. 주로가 혼잡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북측순환로의 넓고 긴 주로는 수백명의 러너를 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수 많은 러너들과 ‘동질감’을 느끼며 달릴 수 있었다. 이 더운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뛰어 오르고 있는 이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달리고 있다는 말인가? 저마다의 진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되뇌었다. “Suffering is optional.”

시각장애 러너와 가이드 러너가 서로의 손목을 ‘끈’으로 연결한 채 함께 달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8년 동안 함께 달리고 있는 선지원님과 장지원님도 그 중 한 쌍이었는데, 페이스가 비슷해서 3km 정도를 함께 달리며 마음 속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31917361664148

달리기를 마치고 국립극장으로 내려왔을 때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몸을 식혀 주었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 비중이 부족해서 다음 주 평일에는 더 천천히 달려야겠다.

가민 워치 페이스 – Falcon X

포러너 970 구입 후 기본 탑재된 워치 페이스만 사용하다가 최근에 Falcon X로 바꿨다.

무료 워치 페이스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구성요소를 변경할 수 있다.

나는 하단 심박 그래프 위에 주간 러닝 거리를 넣었다.

시계를 볼 때마다 주간 마일리지 목표 60km를 생각하게 해준다.

2025년 6월의 달리기

6월에는 5번의 장거리 달리기를 포함해 248km를 달렸다. 6월의 가장 큰 성과는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을 두 번 달린 것이다. 언덕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심폐지구력 측면이나 근지구력 측면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올해 초 계획상으로는 6월 쯤이면 월 300km 마일리지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무리였다. 시간도 안 되고, 체력도 안 된다. 8월까지는 240~250km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더위가 지나가면 270~280km까지 늘려볼 생각이다.

훈련을 착실히 쌓아갈수록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줄어들고,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더 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상승 고도를 늘리는 쪽으로 훈련의 질을 높여볼 생각이다. 6월에는 상승고도 1857m를 기록했는데, 7월에는 2000m를 목표로 달려보겠다.

코로스에서 가민으로 갈아타고 나서 다양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월 현재의 수준을 블로그에 남김으로써 정진하려고 한다.

한 달 동안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가민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대부분의 지표에서 만족스러운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욕심나는 지표는 힐 스코어다. 남산에 다녀온 후 상승하였다가 최근엔 하락세다. 빨리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업힐을 두려워하지 않는 러너가 되고 싶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부족하다. 평일에는 좀 더 천천히 달릴 필요가 있다.

평지만 달렸을 때 기준으로 매주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04km라고 한다. 회사에 안 다닌다면 가능할까? 현실은 50km도 쉽지 않다.

가민은 수면(회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수면 시간이 늘 부족하지만, 어쩌다가 충분히 잘 잔 다음날에는 인터벌을 하라고 하는데 페이스가 3분대 초반이다. 당연히 나의 선택은 무시. 보통은 가민이 추천하는 것보다는 멀리, 오래 달린다. 여름휴가라도 가야 수면 점수 100점을 볼 수 있을까?

11월 2일 JTBC 마라톤을 지금 달린다면 예상 기록은 3시간 56분 38초. 현재 페이스로 계속 훈련하면 대회 당일에는 3시간 43분 48초까지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가민의 예상이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의 삶의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려 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2025년 26주차 달리기

화요일에 팀회식이 있었던 이번주에는 무리하지 않고 50km만 달렸다. 50km만 달려도 6월 마일리지 240km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점점 달리기 힘든 날씨로 변해가고 있지만, 장마 기간에 야외에서 뛸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에는 2주만에 다시 남산에 가려고 했었는데, 알람 세팅에 문제가 있었는지 잠결에 끄고 다시 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정보다 늦게 일어나서, 오징어게임 시즌3를 마저보고 느긋하게 광교호수공원으로 갔다.

광교호수공원에서 제일 길게 뛴 것은 2024년 10월 5일에 18km를 뛴 것으로, 인생 첫 하프마라톤을 일주일 앞둔 마지막 훈련이었다. 원래 계획은 하프 거리를 채우는 것이었는데, 17~18km 지점에서 오른쪽 발목과 왼쪽 종아리가 완전히 나가서 걷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참담한 기분으로 집까지 쩔둑거리면서 걸어왔던 기억이 난다.

이때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장거리를 달릴 때 언덕이 있는 지형을 피하게 되었고, 카본 플레이트가 있는 SC 트레이너 V3를 잘 안 신게 되었다.

이번에는 카본플레이트가 없는 슈블2를 신기는 했지만, 최근 두 번의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 훈련 덕분인지 원천저수지의 언덕을 여섯 번이나 가볍게 오를 수 있었고 몸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

원천저수지 6회전의 상승고도는 160m.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의 상승고도는 420m.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음주 주말에는 꼭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오늘 25도가 넘는 날씨에 2시간 넘게 달린 덕분에 열 적응 점수가 15%에서 37%까지 올랐다. 더위에 잘 적응해서 7~8월에도 건강하게 꾸준히 달릴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