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의 달리기

6월에는 5번의 장거리 달리기를 포함해 248km를 달렸다. 6월의 가장 큰 성과는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을 두 번 달린 것이다. 언덕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심폐지구력 측면이나 근지구력 측면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올해 초 계획상으로는 6월 쯤이면 월 300km 마일리지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무리였다. 시간도 안 되고, 체력도 안 된다. 8월까지는 240~250km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더위가 지나가면 270~280km까지 늘려볼 생각이다.

훈련을 착실히 쌓아갈수록 몸에 쌓이는 데미지가 줄어들고,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을 더 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상승 고도를 늘리는 쪽으로 훈련의 질을 높여볼 생각이다. 6월에는 상승고도 1857m를 기록했는데, 7월에는 2000m를 목표로 달려보겠다.

코로스에서 가민으로 갈아타고 나서 다양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매월 현재의 수준을 블로그에 남김으로써 정진하려고 한다.

한 달 동안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가민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대부분의 지표에서 만족스러운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욕심나는 지표는 힐 스코어다. 남산에 다녀온 후 상승하였다가 최근엔 하락세다. 빨리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업힐을 두려워하지 않는 러너가 되고 싶다.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부족하다. 평일에는 좀 더 천천히 달릴 필요가 있다.

평지만 달렸을 때 기준으로 매주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04km라고 한다. 회사에 안 다닌다면 가능할까? 현실은 50km도 쉽지 않다.

가민은 수면(회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수면 시간이 늘 부족하지만, 어쩌다가 충분히 잘 잔 다음날에는 인터벌을 하라고 하는데 페이스가 3분대 초반이다. 당연히 나의 선택은 무시. 보통은 가민이 추천하는 것보다는 멀리, 오래 달린다. 여름휴가라도 가야 수면 점수 100점을 볼 수 있을까?

11월 2일 JTBC 마라톤을 지금 달린다면 예상 기록은 3시간 56분 38초. 현재 페이스로 계속 훈련하면 대회 당일에는 3시간 43분 48초까지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가민의 예상이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의 삶의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려 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2025년 26주차 달리기

화요일에 팀회식이 있었던 이번주에는 무리하지 않고 50km만 달렸다. 50km만 달려도 6월 마일리지 240km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에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점점 달리기 힘든 날씨로 변해가고 있지만, 장마 기간에 야외에서 뛸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에는 2주만에 다시 남산에 가려고 했었는데, 알람 세팅에 문제가 있었는지 잠결에 끄고 다시 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정보다 늦게 일어나서, 오징어게임 시즌3를 마저보고 느긋하게 광교호수공원으로 갔다.

광교호수공원에서 제일 길게 뛴 것은 2024년 10월 5일에 18km를 뛴 것으로, 인생 첫 하프마라톤을 일주일 앞둔 마지막 훈련이었다. 원래 계획은 하프 거리를 채우는 것이었는데, 17~18km 지점에서 오른쪽 발목과 왼쪽 종아리가 완전히 나가서 걷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참담한 기분으로 집까지 쩔둑거리면서 걸어왔던 기억이 난다.

이때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장거리를 달릴 때 언덕이 있는 지형을 피하게 되었고, 카본 플레이트가 있는 SC 트레이너 V3를 잘 안 신게 되었다.

이번에는 카본플레이트가 없는 슈블2를 신기는 했지만, 최근 두 번의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 훈련 덕분인지 원천저수지의 언덕을 여섯 번이나 가볍게 오를 수 있었고 몸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

원천저수지 6회전의 상승고도는 160m.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의 상승고도는 420m.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음주 주말에는 꼭 남산에 다녀와야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오늘 25도가 넘는 날씨에 2시간 넘게 달린 덕분에 열 적응 점수가 15%에서 37%까지 올랐다. 더위에 잘 적응해서 7~8월에도 건강하게 꾸준히 달릴 수 있길 바란다.

2025년 25주차 달리기

2주 연속으로 주간 마일리지 60km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비가 오지 않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행히 트레드밀을 달리는 일은 없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장거리를 달리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화~목요일에는 5시 30분에 일어나 10km를 달렸는데 매번 힘들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브4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냥 달릴 뿐이다. 대회 당일에 그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으며, 행운이 끼어들 여지도 없다.

일요일 아침에는 오랜만에 한강에서 달렸다. 5월 25일 30K를 달린 후 하프 이상의 거리를 달린 건 거의 한 달만이었다. 그때보다는 살짝 빠른 페이스로 전반적으로 수월하게 달렸지만, 그래도 30km는 결코 만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전날 5시간도 못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반환점까지는 정말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반환점 이후 날씨가 더워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힘들기 시작했고, 25km부터는 인내력을 단련하는 느낌으로 달렸다.

잠수교~군자교 코스는 좁지만 그늘이 있는 주로가 있어서 더워도 그럭저럭 달릴만 했는데, 땡볕에 완전히 노출되는 구간에서는 체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느낌이 들었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야 했다.

달리면서 힘든 것은 얼마든지 참고 견딜 수 있는데, 진짜 두려운 것은 부상이다. 11월 2일까지 부상 없이 순항할 수 있기를 바란다. 러닝 데미지는 점점 줄어들고, 회복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2025년 24주차 달리기 (feat. 뉴발란스 MEN 포켓 9인치 하프레깅스)

오랜만에 주간 마일리지 60km를 기록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수원-마곡 출퇴근은 적응이 되기보다는 피로도가 점점 쌓이는 느낌이고, 날씨는 덥고 습해져서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로 달려도 더 지친다. 체력이 올라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일요일엔 다시 남산을 찾았다. 지난주 일요일 보다 덥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발휘해서 같은 페이스를 기록할 수 있었다. 3회전 반환 이후 좌측 햄스트링에 미세한 통증이 있어 속도를 늦추고 집중력을 높여야 했다.

스트라바 포인트 3만원을 써서 하프레깅스를 샀다. 일요일 남산에서 처음 입어봤는데, 통풍이 잘 안 되는 점은 아쉬웠지만 수납공간이 좋아서 러닝 벨트 없이도 핸드폰과 에너지젤 2개, 신용카드를 소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허벅지 근육을 단단히 잡아주는 것도 좋았다.

다음주에는 목요일부터 계속 비 예보가 있어서 어떻게 달려야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주말에 트레드밀에서 20km 이상을 달릴 수는 없어서, 10km씩 6번을 뛰어야 하나 싶다. 주말에 비오지 않는 3시간 정도만 주어지면 좋겠다.

2025년 23주차 달리기 (feat. 남산북측순환로)

지난주 46.2km보다는 많이 달렸지만, 목표했던 60km를 채우진 못했다. 그러나 일요일에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을 달린 덕분에 633m의 누적 상승 고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비슷한 거리를 달렸던 과거의 기록을 찾아보니 누적 상승 고도는 280m 수준이었다. JTBC 마라톤 풀코스는 경사가 있어서, 앞으로는 단순히 거리만 채우기 보다는 누적 상승 고도도 함께 챙겨야겠다.

일요일 아침에는 30분 정도 차를 몰아 국립극장에 주차하고 남산북측순환로를 달렸다. 업힐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7분 페이스로 뛰어야 할까?’, ‘걷뛰를 해야할까?’, ‘2회전만 할까?’, ‘3회전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득 안고 출발했다.

목면산장 쪽으로 내리막길을 달릴 때, ‘나중에 반환하여 돌아올 때 엄청 힘들겠다.’, ‘가는 길이 쉬운편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반환 후 내가 지나온 오르막길을 내려갈 때, ‘내가 이 경사를 올라왔다는 말인가?’ 그런 놀라움이 있었다.

1회전을 마친 후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더 이상 미지의 세계는 없고, 2회전 쯤은 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오늘은 처음이니까 2회전만 하자’, 평지나 내리막길을 내달릴 때면 ‘오늘 3회전 가능하겠는데?’ 그렇게 2가지 생각을 언덕을 오르 내릴때마다 반복했다.

일요일 오전 7시~9시 기준으로 남산북측순환로의 러너밀도(?)는 딱 적당했던 것 같다. 딱 봐도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자극이 많이 되었다. 마스터즈 최강자 중 한 명인 이병도 선수도 볼 수 있었는데, 업힐을 뛰어 올라가는 속도가 엄청났다.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상위 30%에 속하는 수준인데, 일요일 아침 남산에서는 하위 30%에 속할 것 같다.

끝까지 퍼지지 않고 평균 페이스 5분 50초로 달릴 수 있었다. 3회전을 끝냈을 때는, 30km를 완주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이 있었다. 그동안 노력한 게 어디가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제는 한강이나 탄천에 가서 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일요일마다 남산을 찾게 될 것 같다. 남산북측순환로 6회전을 완성한다면 JTBC 풀코스는 무난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