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버닝런 10K

이틀 전에 27km를 달렸고 앞으로도 마일리지를 채우는 일상의 훈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달리기로 했다.

50분 페이스 메이커를 발견했을 때 따라가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렸지만 잘 참았고, 느긋하게 60분 페이스 메이커 한참 뒤에서 출발했다. 입문 러너들이 많은 대회여서 병목이 심했지만 굳이 추월하지 않고 흐름에 맞춰 천천히 달렸다.

초반에 꽤 더워서 오늘 힘들겠다 싶었는데, 선유도 지나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몸을 식혀주었다.

반환점을 돌아 빠르게 달려오는 선두권 주자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달렸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레이스 후반에는 추월차로(?)가 자꾸 눈에 들어와 외면할 수 없었다. 펀런이고 뭐고 마음이 가는대로 냅다 달렸다. 순간 페이스는 430에 근접했다. 걷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레이스 후반 나홀로 질주(?)는 짜릿했다.

펀런과 빡런이 섞인 묘한 레이스를 마치고, 한강 둔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풍경을 즐기며 성취감과 소보루빵을 함께 천천히 음미했다. 행복했다.

그 순간 은퇴 후의 삶을 상상해봤다. 전국의 아니 세계의 마라톤 대회를 즐기는 삶은 어떨까 하고. 마라톤 대회는 죽을때까지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여의도에서 출발해서 (혼자서도 공짜로 달릴 수 있는) 보행로,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대회가 무슨 매력이 있을까 싶었는데, 한마디로 좋았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있었다. 레이스가 끝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마라톤 대회 장소로서 여의도는 더 좋았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을 잠깐 둘러봤는데 기대만큼은 못했다. 그래도 퇴근 길에 들러 옷 갈아입고 짐 보관하고 한강 야경을 즐기며 달리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2025년 18주차 달리기

이번주엔 월요일 오전 회의 일정과 수요일 저녁 회식 때문에 루틴이 조금 깨졌지만, 그래도 힘겹게 58km를 달림으로써 다시 2주 전의 촤장 마일리지 59km에 근접할 수 있었다.

화요일, 목요일을 뛰지 못하게 되면서, 수요일, 금요일엔 5시 30분에 일어나 10km를 630 페이스로 가볍게 달렸는데 몸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월 300km를 달리기 위해서는 점차 평일 달리기의 기본 거리를 10km로 맞추어 나가야 한다.

일요일 아침에는 장거리 달리기를 위해 차를 몰고 반포한강공원으로 갔다. 처음으로 3주차장에 주차했는데, 올림픽대로에서 빠르게 진입할 수 있고 편의점 바로 옆이라 편리했다.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잠수교를 건너 서쪽 방향으로 달려 월드컵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다. 날씨도 경치도 주로도 너무 좋았다. 날씨 좋은날 강북에서 바라보는 여의도의 풍경은 정말 빛이 났다. 앞으로도 이 코스를 주로 달리게 될 것 같다. 가양대교에서 반환하면 32km 코스가 만들어진다.

아리수 음수대를 이용해 수시로 급수를 했고, 9km, 18km 지점에서 에너지젤을 섭취했다. 반환점을 돌아 15km 지점부터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해를 마주보고 달려야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온이 올라 살짝 덥기도 했다.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리듬을 유지한채로 목표한 거리를 무난히 달릴 수 있어서 기뻤다.

요즘 오른쪽 발목과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아서 27km를 무사히 달릴 수 있을까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 달린 후에는 오히려 모든 게 다 좋아졌다. 경험이 쌓일수록 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짙어진다. 심한 부상이 아니라면 편안한 속도로 자연스럽게 달리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틀 뒤에 버닝런 10km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그때까지 100% 회복되기 어렵고, 또 날씨가 더울 것 같아서, 그리고 보행로,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대회여서, 편안한 속도로 즐겁게 달릴 생각이다.

2025년 4월의 달리기

거리는 겨우 채웠지만, 부하, 획득고도를 보면 지난달만큼은 달리지 못한 4월이었다. 주말 가족행사와 회사가 멀어진 것의 영향이 있었는데, 꾸준함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3/30, 4/6, 4/13 3주 연속 하프마라톤 대회 참가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참 즐거웠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할 땐 추웠지만 달릴땐 딱 좋은 기온이어서 PB 갱신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반기 하프마라톤 대회애서는 1시간 45분 내 기록을 만들고 싶다.

JTBC 미라톤 풀코스까지 186일 남았다. 아쉬움이 1도 남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고 싶다. 5월 마일리지 목표는 240km. 매주 60km를 달려야 한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달려야한다.

2025년 17주차 달리기

지난주 대비 많이 못달렸다.

일요일 점심에 동생 아들 돌잔치가 있어서 아침에 20km 이상 달릴 수가 없었다. 대안으로 고려했던 것은 토요일에도 달리는 것과 일요일에 아침 저녁으로 두 탕을 뛰는 것이었는데,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3, 4월에 열심히 달렸고, 4월 마일리지도 이미 200km를 확보해 두어서 조금은 여유를 갖기로 했다.

일요일에는 힘들게 하프코스에 신청했다가 일정이 겹쳐 눈물을 머금고 취소했던 서울하프마라톤 대회가 있기도 했는데, 회사 동료들이 좋은 기록으로 즐겁게 완주한 것을 보면서 기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마지막 대회가 2주 전이었는데 오래 전 일처럼 느껴진다. 벌써 대회가 그립다.

일요일 아침에는 슈블2를 신고 10km를 평균 페이스 537로 즐겁게 달렸다. 달린 후에 피로감이 적어서 자꾸 슈블2에 손이 간다.

이번주부터 근무지가 양재에서 마곡으로 이동하면서 통근 시간과 피로감이 늘었다. 부상 당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당분간은 몸관리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겠다.

2025년 16주차 달리기 (feat. 슈블2)

상반기 하프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다시 일상의 달리기로 복귀했다. 주간 마일리지는 59km를 기록했다. 당분간은 이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 같다.

4월 10일에 생일 쿠폰 15%를 적용해 슈블2를 구입하는 데 성공했다. 4월 13일 하프마라톤 대회, 4월 14일 리커버리런까지는 기존 러닝화로 소화한 후, 4월 15일에서야 슈블2를 신고 달려볼 수 있었다. 610 페이스로 달렸는데 이때는 명성만큼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일요일에는 반포한강공원에 주차하고 슈블2를 신고 여의도 방향으로 달렸다. 선유도를 조금 지난 지점에서 반환하여 총 26km를 달렸는데, 끝까지 별로 힘들지 않게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착용감이 좋았고 열감도 별로 없었으며 발구름이 경쾌했다. 530-545 페이스로 달릴 때 느낌이 아주 좋았다. 괜히 슈블2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26km를 다 달렸을 때도 힘이 남아 있어서 30km까지는 무난히 페이스 저하 없이 달릴 수 있겠다 싶었다. 다리 근육, 관절의 상태도 괜찮았다. 매주 1km 씩 거리를 늘려 30km를 550-600 페이스로 이븐하게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