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중고판매

휴직으로 시간이 생기면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살림살이가 점점 늘어나다보니 공간 문제도 있어서 물건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졌고, 최근에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었다.

지구환경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하게 물건을 새로 만들고 버리는 악순환을 멈추려면 서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어 써야 할 것 같다.

최근에는 당근마켓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은 물건들을 무료로 나눔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동네 사람과 믿고 거래하는 것이어서 대개는 물건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생략되어 좋다. 거래 이력과 평판이 관리되는 시스템이어서 서로 예의를 지키며 거래를 진행하는 분위기도 좋다.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워야 채울 수 있음을 알기에 정말 필요한 물건만 곁에 두는 삶의 양식을 추구하고 싶다.

2018년 상반기 회고

7월을 맞이하여 상반기를 돌아본다.

5월 1일 딸이 태어나면서 삶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무조건 가족이 1순위인 것으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7시까지 출근, 4시 30분에 퇴근해 가족을 먼저 돌본 후 밀린 일을 했다. 5월 이후 산후조리원과 집에서 일 한 시간을 합쳐도 꽤 될 것이다. 그렇게 힘 닿는데까지 하고도 못하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대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위임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달라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자리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다면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행히 파트리더 역할을 수행하면서 오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좋아져 육아 부담까지 더해진 후에도 잘 버틸 수 있었다. 살기 위해서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체득해 나가는 중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자기계발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가족을 돌보는 일과 회사일만으로도 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는 소진되었으므로, 여력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보기도 하지만,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잡은 불안감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하반기에는 허투루 보내는 시간을 줄여서 책이라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이 효율성의 문제다.

건강을 돌보지 못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잘 먹어야 하는 아내와 호흡을 맞추다보니 체중이 늘었다. 육아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하루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이라도 해야겠다.

아내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함께 있고 서로 미소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할나위 없이 멋진 상반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아쉬움들은 개인의 몫. 하반기에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한 해를 돌아보았을 때 뿌듯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2018년 1월 회고

주변 상황 때문인지, 개인의 역량 부족 때문인지 2017년에 느꼈던 안타까움을 다시 한 번 느낀 지난 한 달이었다. 만족스러운 수준을 만들어내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 다시 반복되는 느낌. 쉽게 이야기하면 한 달만에 지쳤다.

매일 꾸준히 진행해오던 영어책 필사, 단어 암기 등도 마지막 주에는 어그러졌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회사 일도 개인 공부도 억지로 하다가는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아서 속도를 줄였다.

이렇게 쫄보여서야 어디 파트 리더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신경쓸 일이 많았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길게 보고 초조해 지지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 반복하면서도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자리가 정말 무겁고 그렇게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부덕의 소치로, 한없는 가벼움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주었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후회했다. 더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도,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도 실망하지 않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 순간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믿으므로…

2017년 회고

2017년의 마지막 날 지난 일년을 돌아본다. 요약하면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잘 해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파트 리더 역할을 처음 수행하면서 스트레스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여러사람들의 회사생활이 나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일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개인의 삶을 일부 포기하며 노력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회사를 오가는 시간이라도 즐거워야한다는 생각에 차를 크루즈5에서 320i로 바꿨다. 기대했던대로 출퇴근 시간은 늘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장마철이 되자 옷이 잘 마르지 않아 쉰내가 났다. 회사 일도 힘든데 쉰내나는 옷을 입고 다니자니 너무 우울해 전기 건조기를 구입했다.

긴장한 상태로 몇 시간 연속으로 앉아 일을 하다보면 물 섭취량이 부족해 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마트에서 매번 생수를 사는 것도 피곤한 일이어서 정수기를 구입했다.

마지막으로는 4년 반 쓴 맥북에어를 맥프레로 바꿨다.

모두 오래 고민하고 감행한 지출이라 후회는 없다. 돈을 아끼는 것보다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 절실했다.

지금까지 회사생활의 힘든점만 언급했지만 파트 리더 역할을 하면서 느꼈던 보람은 무엇보다 값진 것이었다. 파트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즐겁게 회사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무엇보다도 파트 리더를 하면서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 리더가 아닌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보스가 아닌 리더가 되고 싶었다. 좋은 구성원과 함께 노력한 덕분에 어느정도 좋은 문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개인 공부도 그럭저럭 열심히 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의 전반부를 공부해 팀 세미나를 한 것을 계기로 스터디가 형성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 공부하고 있다.

Coursera에서 Andrew Ng 교수님의 Machine Learning 강의를 들었고, Youtube에서 김성훈 교수님의 모두를 위한 머신러닝/딥러닝 강의를 들었다.

『골빈해커의 3분 딥러닝』은 혼자서 공부했는데 텐서플로 코드에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론부터 코드까지 공부는 이제 충분히 한 것 같고, 내년에는 개인적인 연구에 혹은 업무에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여 볼 생각이다.

영어 공부와 관련해서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고,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구입해 100일치 에피소드를 외웠다. Alexa Skill까지 만들어 자주 듣고 복습하고자 했는데 기대만큼 잘 되진 않았다. 2018년에는 처음부터 누적해서 다시 외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생각이다.

하반기에는 주5일 오전 7시부터 10분씩 YBM 전화영어 수업에 꾸준히 출석했다. 매일 오전 7시 전에 회사에 도착해서 전화영어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도움이 많이 되어서 앞으로도 계속 수업을 들을 생각이다.

38권의 책을 읽었다. 50권 이상 읽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2016년 29권 보다 많이 읽은 것에 만족한다.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는데 소설의 재미와 가치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1. 부하직원이 말하지 않는 진실

  2.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3. 숨결이 바람 될 때

  4. 대한민국이 묻는다

  5. 그릿

  6. 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7.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8. 완벽한 공부법

  9. 카네기 인생과 직업

  10.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11.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12. 죽음의 수용소에서

  13. 언어의 온도

  14.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15.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16. 기사의 편지

  17. 82년생 김지영

  18.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9.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20. 삼십살

  21. 프랭클린 자서전

  22. 그리스인 조르바

  23. 청춘의 문장들

  24. 다녀왔습니다

  25. 7년의 밤

  26.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27.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

  28.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29.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30.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31. 정신자살

  32. 기브앤테이크

  33. 종의 기원

  34. 공터에서

  35. 딥워크

  36. 내 심장을 쏴라

  37. 데미안

  38. 남아 있는 나날


57편의 영화를 봤다. 기억에 남는 영화가 많지만 영화관에서 본 덩케르크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1.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 판도라

  3. 빅 피쉬

  4. 더 킹

  5. 싱글라이더

  6. 패신저스

  7. 딥워터 호라이즌

  8. 공조

  9. 미씽: 사라진 여자

  10. 로건

  11. 동주

  12. 레지던트 이블 6

  13. 재심

  14.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15. 해빙

  16. 보통사람

  17. 프리즌

  18. 겟 아웃

  19. 히든 피겨스

  20. 임금님의 사건수첩

  21. 보안관

  22. 옥자

  23. 얼라이드

  24. 케빈에 대하여

  25. 덩케르크

  26. 인셉션

  27. 노무현입니다

  28. 블리드 포 디스

  29.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30. 라스트 홀리데이

  31. 나쵸 리브레

  32. 파이트 클럽

  33. 살인자의 기억법

  34.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35. 진격의 거인 파트1

  36. 진격의 거인 파트2

  37. 택시운전사

  38. 뷰티풀 마인드

  39. 블레이드 러너

  40. 킹스 스피치

  41. 그래비티

  42. 블레이드 러너 2049

  43. 아이 캔 스피크

  44. 대장 김창수

  45. 닥터 스트레인지

  46. 특별시민

  47. 엽문3

  48. 범죄도시

  49. 남한산성

  50. 희생부활자

  51. 라이프

  52. 킹스맨: 골든 서클

  53. 혹성탈출: 종의 전쟁

  54. 강철비

  55. 스파이더맨: 홈커밍

  56. 인투 더 와일드

  57. 웰컴 투 마이 하트


9월 초 안식휴가 기간에 내소사 템플스테이 다녀온 것이 올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를 잠시 빠져나와 3박 4일동안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긴 시간 책 읽고, 산책하고, 생각하고, 글쓰며 남과 다르다는 생각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소사에서 下心을 배운 후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욕심이 많았다. 초보 파트 리더로서 본분에 충실했어야 했는데, SW 면접관으로 활동했고 아키텍트 멘토링에 참여했으며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사내강사도 하려고 덤볐다. 들어오는 일들을 너무 의욕적으로 수용해서 구성원들을 힘들게 했고, 일을 처리해내는 속도와 양으로 승부를 본 한 해였다.

내년에는 다르게 해보고 싶다. 우직하게 노력하기 보다는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고생하지 않고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2018년 회고에서는 더 많은 성취와 더 큰 만족감을 기록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7년 2월 회고

올해는 종종 회고라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오늘을 살기 위해서…

2017년 2월은 오롯이 회사에 바쳤고 솔직히 힘들었다. 2016년 12월부터 PL(파트리더) 역할을 담당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고민했다. 소프트웨어 조직의 리더 혹은 관리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오래전부터 고민했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감안해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서버 개발이었지만, 작년에 하던 앱 개발 프로젝트의 연장선 상에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동기부여를 끌어내기 어려운 여러 프로젝트의 개발을 맡아 홀로 진행하다보니 PL이 된 이후 개발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어떤 날은 2~3개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하면서 Android-Java, AWS-Python을 오갔다.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졌고 마음의 여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는 구성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누구나 PL을 맡아도 즣을만큼 성숙한 mindset과 attitude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해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프로젝트가 정리되는 3월 말, 4월 초부터는 구성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성장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상상을 종종 한다. 3월에는 여유가 허락되면 좋겠다. 아무튼 따뜻한 봄이 다가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