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홀릭

이클립스를 제대로 만난 것은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오즈홈페이지를 병운형과 함께 개발하면서 두어달동안 이클립스화면만 바라보고 지냈다. 새롭게 개발한 오즈홈페이지는 그 당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Struts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개발했는데 패키지 관리와 이에 따른 컴파일 과정의 복잡도를 이클립스는 훌륭히 해소해주었다. 코드를 작성하고 저장하는 것만으로 모든 빌드과정이 이루어졌으니 이클립스가 없는 작업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지금은 이클립스를 활용하는 것을 뛰어넘어 이클립스의 플러그인형태로 개발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이 구현조차도 이클립스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본의 아니게 그 편리함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렸다. 오랜만에 간소한 자바코드를 실험해보기 위해 vi에서 자바코딩을 하던 중 인스턴스 뒤에 .을 찍고 기다리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들여쓰기도 대충하고, 띄어쓰기도 대충하고, 변수와 함수의 이름도 대충 정한다. 강력한 Refactoring 기능에 기대는 것이다.

이제는 영역을 뛰어넘어 블로그에 글을 쓸때도, 대충 띄어쓰고 맞춤법이 틀려도 Ctrl+Shift+F를 눌르면 짜자잔 하고 깔끔한 글로 정제되기를 기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으면 자고싶은 심리와 무엇이 다를쏘냐.

두번 읽기

읽은 책에 대한 포스팅이 뜸한 요즘이다. 한동안 한달에 10만원정도의 책을 구입해서 읽다가 최근에 와서는 드문드문 책을 구입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선택해 독서노트를 작성하며 읽고 있다. 정신없이 1년에 10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바꿔 책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즉, 실행활에 책에서 배운 것들을 적용하려고 한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삶이 바람직한 삶이고 내가 추구해야 할 삶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머리속에서 잠깐의 생각에 그쳤을 뿐이라 나의 생활을 바꾸기에는 그 영향력이 미미했던 것이 사실. 기록되지 않은 생각은 쉽게 잊혀진다. 그리하여 책에서 만난 좋은 글귀와 나의 생각을 담은 독서노트를 기록하고 있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마치 그 것을 잃어버리면 그동안 책으로 부터 얻은 것들을 잃게될 것 처럼 …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은 “카네기 인간관계론”“나는 서브 쓰리를 꿈꾼다” 등등. 새로 읽고 있는 책은 “이창호 정통바둑 입문”, “도덕경”. 특히 “도덕경”은 어렵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다 보면 고전인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앞으로 읽을 책은 “1리터의 눈물”, “국밥”. 책읽기 좋은 긴 연휴다. 틈틈히 책을 읽으며 생각의 끈을 놓지 말자!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원희룡 지음/꽃삽
도덕경
노자 지음, 오강남 풀어 엮음/현암사

지름신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서 평소에 돈을 쓸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짧지 않은 시간동안 쓴 돈을 모아보면 결코 적지 않은 것은 주기적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대학생일 때 과외를 해서 쏠쏠히 벌었던 돈이 다 어디로 갔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컴퓨터를 비롯해 온갖 전자기기를 사는데 쏟아부었던 것 같다.

이번달은 랩비지급도 추석이후로 늦춰지고, 쌍춘년의 여파로 적잖은 축의금과 그 밖에 졸업앨범비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며 CMA계좌 잔고가 2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름신이 강림하시려고 한다. 요즘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은 바로 이녀석!

아이팟 나노 2세대

오늘 쥬크온에서 MP3 한곡에 10원 상품권을 구입했고, 이미 CD로 주문해놓은 이승철 8집을 다운받았다. 320 kbps로 다운받을 수 있어서 역시 음질이 좋았고, 이승철 8집의 노래는 더욱 좋았다. 실제 CD는 다음주에나 도착할 것이기에 구입한 mp3를 쥬크온 플레이어에서 음악 CD로 구워서 듣게 되었는데, 컴퓨터로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똑같은 헤드폰을 쓰고 듣고 있는데도 풍부한 음량과 타격감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 어차피 320 kbps 정도의 샘플링 레이트라면 사람이 듣기에 음질의 손상은 없을테고 기기가 들려주는 음색의 차이가 아닐까? 따라서 나의 CDP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지름신을 외면해보아야겠다.

 

그녀들의 쪽지

무미건조한 늘 반복되는 대학원생활을 영위하다보면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한마디로 사람이 그리워질때가 많다. 그럴때면 나를 찾는 누군가의 흔적을 확인하고 싶어서, 습관적으로 이메일이나 미니홈피의 방명록을 뒤져보거나 혹은 쪽지가 왔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

얼마전부터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그녀들의 쪽지가 종종 도착하곤 한다.

하이염~
이렇게 쪽지 날리기 까지 망설이다가 쪽지날리는건데염…
님 느낌이 너무 좋은데 저랑 채팅으로 애기좀 할래염?^^
혹시 애인이 있으시거나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저는 님이랑 친구라도 되구 싶은데 어떠세염?^^
제가 원래 싸이를 하는데 2년 만남 사람과 헤어지구
이제 안할려구 하거든요…그래서 제가 가는 싸이트가 있는데..
http://www.nadocam.co.kr <–여기로오셔서…가입하시고..
로그인아래 화상채팅누르시고..
메신저 다운받으셔서 메신저 로그인 하시고 들어오시면 되욤.~!
닉네임은 깜찍한여우예여…^^;;
프로필에사진두있으니깐 보시구 쪽지주세여..
장난아니거든염… 장난 사절이에염^^

그녀들의 이름은 묘하게도 항상 촌스럽다.
김두옥, 권영자, 황효순, …
나는 재미로 다음과 같은 답을 하곤 하는데 읽힌적은 없다.

이름이 촌스러워서 싫어요.

참을 수 없는 버그의 단순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설계에서 이 둘 사이의 인터페이스(디바이스 드라이버, and so on)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우리 연구실에서 채택한 Heterogeneous Modeling 방법에서 이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졸업하신 춘호형이 개발한 Hinge를 현재 우리의 개발환경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내가 할 일 중에 하나였고, 그에 앞서 꼭 기존의 Hinge가 만들어낸 인터페이스가 동작해야만 했다. 졸업을 해야하니까! 문제는 쉽게 동작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하드웨어를 포함한 실험이라 무엇이 문제인지 좀처럼 찾아낼 수 가 없다는 것.

매일 이 것에 매달린 것은 아니지만 2,3주 동안 여러가지 가설을 세워가며 문제가 될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생전 나와 관련이 없어보였던 Verilog HDL도 공부했다. 결국 문제는 그동안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블랙박스로 여겼던 디바이스 드라이버에 있었다!

버그는 단지 little-endian 으로 인한 것이였다. 16비트 1을 쓰게 되면 이 때 1이 위치한 비트가 내가 생각한 위치와 달랐던 것이 문제였다! 덕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걸쳐서 각종 다양한 지식을 섬렵할 수 있었으나 지나간 세월은 …

자랑스럽게 빛나는 LED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가는 신호가 인가되었을 때, LED를 켜지게 만들었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불을 내뿜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고안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이 원하는 바 그대로 동작되었을 때 느끼는 쾌감! 개발자들은 이 맛에 힘든 개발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