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요근래 몇 권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소설을 읽으면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자주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졌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어려움을 빠짐 없이 기록해 놓은 다큐멘터리 말이다. 정말 이 많은 일들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잠깐 의심을 가졌지만, 인터넷의 또 다른 김지영씨들의 후기로부터 의심을 지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김지영씨들은 그런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내 아내, 내 동료들도 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

크루즈를 보내며

2012년 나의 생일에 쉐보레 군산 출고장에서 처음 만나 약 75,000km를 달린 크루즈5 1.8 LTZ+를 곧 떠나보낼 예정이다. 내가 소유했던 두 번째 차로, 이 차를 타는 동안 결혼을 했고 몇 번의 캠핑을 다녀왔으므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부족한 출력과 반응이 느린 미션은 아쉬웠지만 코너링, 고속주행안정성 등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뛰어나 그동안 만족하며 재밌게 탔다. 6월부터 매일 타고 있는 320i,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타봤던 320d 대비 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성비가 정말 좋은 차다.

차를 구입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구글드라이브에 정리한 차계부를 인쇄하여 SK홈엔카에 전달했고,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고 시세보다 높은 견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차를 구입할 누군가도 만족하며 즐겁게 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기사의 편지

Before 시리즈의 주인공 에단 호크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기사 토머스 레뮤얼 호크 경이 자녀들에게 교훈을 남기기 위해 쓴 편지글의 형식을 빌어, 자신이 살면서 얻은 지혜를 자녀들에게 전하고 있다.

가상의 이야기를 가져와 교훈을 전하는 방식을 좋아하진 않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교훈이 많아서 꽤 많은 내용을 위키에 옮겨 적었다.

겸손에 관련된 교훈만 추려서 여기에 남긴다.

네가 기사라는 걸 절대 밝히지 마라. 그저 기사답게 행동해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하고 있다. … 자신이 주위의 모든 것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기사는 친절한 태도를 중시한다.

기사의 친절함, 공감, 겸손은 주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그의 깃발이다. … 겸손은 자기를 더 큰 세계라는 맥락 속에 놓고 보는 능력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따라가다, 어떤 이유로 계획을 놓치면, 계획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기를 반복하는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이다. 반복된 실패는 다시 계획을 세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한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일관되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무엇을 할까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르니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을 해보자고.

저자의 경험을 포함해 수 많은 사례들이 책의 주제를 뒷받침 하고 있다. 인터넷과 다른 책에서 접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라 특별하진 않았지만 오랜기간 이 책을 준비하면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다만 에너지가 남아 있는 한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없도록 흥미가 생기는 작은 일부터 행동에 옮길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 했던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점을 부지런히 찍어 나가야겠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대학원생이었던 11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재밌다는 것이 나의 주된 감상이었다.

10년차 직장인인 지금의 내가 다시 읽었을 때 이 책은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재미보다는 고민과 위로를 안겨주었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아무런 의심없이 세상이 시키는대로 필요 이상으로 바쁘게 살고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스스로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아내와 나는 평일에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 가끔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필요 이상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면서 필요 이상의 돈을 버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인생의 모든 날이 휴일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쉬고 싶을 때 쉬어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삼미 슈퍼스타즈 덕분에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