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드라이빙라운지 수원 G80 시승 후기

EV6, K8 하이브리드에 이어, 오늘은 G80을 시승했다.

그리 좋다던 G80은 나에게도 정말 좋았다. 더 이상 좋은차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특히 주행감성 측면에서 3시리즈 대비 실망감을 주었던 EV6, K8 하이브리드와 달리 G80은 큰 만족감을 주었다.

2.5 터보 엔진은 AWD, 20인치 휠을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가속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핸들링도 훌륭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의한 부드러운 승차감도 인상적이었다.

KIA와 달리 시승 코스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집 근처 도로를 운전하며 평소에 타고 다니는 차와 비교해볼 수 있었다.

세심한 부분까지 잘 정돈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이용하는 즐거움을 1시간 동안 누릴 수 있었다.

이동수단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스파크나 G80이나 다르지 않다. 얼마나 더 편하고 즐겁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할 것인가에 따라서 얼마나 더 큰 돈을 지불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수원에서 마곡까지 왕복 2시간 이상 출퇴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다면, 고달픈 삶을 위로하기 위해 G80으로 차를 바꿔봐도 좋겠다는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재미있는 3시리즈로도 충분하다.

취미는 JetBrains Academy

요즘 시간만 나면 하는 일은 JetBrains Academy에서 Topic을 공부하고 Notion에 정리하거나, Project를 진행하는 것이다.

매니저 역할이 어울릴 나이와 연차가 되었고, 실제로 회사에서의 역할도 매니저지만,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모든 일을 내 손으로 직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이어나가고 있다.

회사에서는 우선 매니저 역할에 충실해야 하므로, 집에서 육아를 하면서 틈틈히 JetBrains Academy를 통해 실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한 맺힌 사람처럼.

올해 상반기엔 3개의 트랙을 수료할 생각이다.

  • Java Backend Developer
  • Frontend Developer
  • Kotlin Developer

회사에서 함께 갖춘 기반 없이, 개인적으로 백지에서 개발을 시작하려면 아직 막막함이 느껴지지만, 끊임없이 빈 구멍을 메워나가다보면, 혼자서도 꽤 괜찮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소프트웨어는 함께 개발하는 것이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다. 그게 진짜 실력이 아닐까 싶다.

K8 하이브리드 시승 후기

EV6에 이어, K8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고 왔다. 거의 풀옵션이었던 시승차의 가격은 5,138만원.

EV6 보다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지만, 고급감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1,000만원 더 보태서 G80을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실내의 고급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EV6와 동일한 인포테인먼트의 디자인이 차량 컨셉에 비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핸들을 돌릴 때, 악셀을 밟을 때 차의 반응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3시리즈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3시리즈는 정말 내 몸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리니어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K8도 편안하게 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는 처음 타봤는데,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는 이제 완성형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모드를 전환할 때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도 훌륭했다. 도로에 차량이 꽤 많은 시간에 40분 정도 운행했는데 16.1을 기록했다.

EV6, K8 하브를 타보고 든 생각은, 주행감성 측면에선 BMW가 넘사벽이라는 것. ‘주행감성과 편안함을 모두 얻고 싶다면?’ 5시리즈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Plan B

올해는 Plan B를 가동하기로 했다. 그것은 연말 고과평가에서 B를 받는 것이다.

일을 대충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고과와 상관없이 일하겠다는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금껏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래서 좋은 고과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일해왔다. 꽤 열심히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더 이상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나에게 남은 것은 경력 대비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과 실력이다.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 / 커널 / 앱, 서비스 프론트엔드 / 백엔드, 플랫폼 백엔드,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Java, JavaScript, Python, Golang, …

지난 12년 동안 너무 많은 분야를 전전했고, 중간 관리자를 4년 하면서 실무 능력은 점차 퇴보했다.

한편으론 맞벌이 육아를 하는 상황에서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능력 부족, 시간 부족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지고 괴로움이 그 뒤를 바짝 쫓는다.

지금 나에겐 B가 딱이다. 오늘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공덕-마곡 투어

LG전자를 계속 다닌다면 늦어도 ’25년엔 마곡으로 출근하게 될 것 같다. 수원에서 마곡으로 출퇴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어서, 회사를 옮기든 집을 옮기든 해야한다.

’25년은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여서, 초중고를 같은 동네에서 다닐 수 있도록 6+3+3년을 거주할 동네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오래전부터 서울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원에 살면 예술에 전당에 한 번 다녀오는 게 큰 일이 된다. 수원에 있는 교보문고에는 책도 별로 없다. 개발자 모임, 독서 모임은 서울에서 열린다.

회사에 걸어 다니고 싶다는 로망도 있어서 처음에는 마곡수명산파크 8단지를 눈여겨 보았다.

다음으로 관심이 간 지역은 공덕이다. 서울의 중간에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고, 주변에 학교도 많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만 정보를 접하다보니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해져서, 휴가를 내고 동네 구경을 다녀왔다.

순천향대병원 정거장에서 110A 버스를 타고, 일부러 한 정거장 더 가서 대흥역에 내렸다. 경의선 숲길을 따라 공덕역 쪽으로 걸었다. 대흥역-공덕역 사이 경의선 숲길은 기대에 못미쳤다. 겨울이라 황량해서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많고 길은 좁았으며 길가에 상점도 변변찮았다.

동도중학교, 서울여자고등학교 옆 길을 따라 갔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다. 지도에서만 보았던 염리동삼성래미안 아파트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마포자이3차 아파트에 도착했다. 마포자이3차는 신축 아파트인 만큼 좋아 보였지만, 단지내 경사가 너무 심하다보니 뒷동들은 높은 벽 위에 있어 답답한 요새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포자이3차 정문 근처의 마포아트센터나 마포소금나루도서관은 좋아 보였지만, 마포자이3차에서 공덕역까지 걸어보니 경사가 심하고 멀어서, 기대했던 것 보단 많이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덕에서 집을 구한다면 차라리 공덕역에서 4분 거리에 있고 경의선숲길을 끼고 있는 공덕파크자이가 나을 것 같다. 물론 그만큼 비싸지만.

공덕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마곡나루역에 내렸다. 큰 길을 따라 마곡수명산파크8단지까지 걸었다. 이정도면 운동삼아 걸어다닐만 하다고 생각했다. 마곡수명산파크8단지는 4층짜리 엘리베이터 없는 타운하우스로, 기대했던대로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연식대비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다시 공항철도를 타야했다. 어린이집 하원시간에 맞추기 위해 서울역에 내려 숭례문 정거장까지 약 300m를 뛰었다.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30분 후에 도착이라,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숨 넘어가게 뛰면서 지방 사는 설움을 또 한 번 느껴야 했다.

이동 중엔 학군 정보를 알아 보았는데, 마포구의 학군은 서울의 평균 수준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마곡의 덕원여중, 덕원여고, 덕원외고 쪽이 강남 부럽지 않게 학군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리속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아내와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선 17,000보의 여정은 고되지 않았다. 앞으로 2~3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충분히 고민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