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수전 교체

며칠 전부터 싱크대 아래로 물이 세서 수전을 교체했다. 직접 하려다 작업 공간이 너무 부족해 보여서 숨고앱을 통해 전문가를 고용했다.

힘들게 작업하시는 것을 보면서, 전문가에게 의뢰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4만원의 공임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업은 험난했다.

직접한 것은 아니었지만 집의 문제를 하나 또 해결해서 기분이 좋았다. 아내와 아이가 집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나에게 기쁨이 된다. (얼마전엔 정수기에서 소음이 크게 나서 A/S를 요청해 모터를 교체했다.)

새집에 입주한지 8년차가 되다보니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40년 가까이 아낌없이 써먹은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게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코비 브라이언트

평생 한결같은 노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엔 그 중 한 명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알아봤다.

The passion came from love for the game. I love everything about it.

농구공의 냄세, 농구공이 코드 바닥에 부딛힐 때 나는 소리, 공이 네트를 통과할 때 나는 소리까지도 사랑한 그는 농구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더 높고 아름다운 경지에 이르게 하고 싶었던 열정이 지독한 노력을 불러온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컴퓨터 자체를 좋아했고, 생각한데로 코드를 작성하고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영역에서 더 높은 수준에 이르는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길을 갈 것이다.

어떤 회사를 다니고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이 기준에 맞춰서 판단하기로 했다. 기준을 단단히 세우니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고민들이 별것 아니게 되어 버렸다.

나들이

장모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처가집 온가족이 경주의 한 키즈 펜션에 모였다.

작은 수영장과 모래 놀이터 그리고 장난감들이 있어서 우리 딸을 포함해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었다.

나도 좋았다. 마스크 안 쓰고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조카들이 아이와 놀아준 덕분에 어른들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마스크만 사라져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평범한 하루

8시 30분에 집을 나서 아이를 등원시키고 10시 30분에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운전거리는 52km, 운전시간은 1시간 30분.

파트 행사를 준비하고, 오후에 있을 면접을 위해 이력서를 읽고나니 점심시간.

오후에는 면접을 보고, 센터 전체회의, 팀 주간회의에 참석 후 저녁엔 팀 리더 회식이 있을 예정이다.

맞벌이 육아를 하는 대기업 중간 관리자의 평범한 하루가 이렇게 또 흘러간다.

개발자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절실해진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이 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다가, 여기서 추천한 책 크라잉넛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함께 읽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머릿속에서 이 고민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삶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겠지.

여러 생각들로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내 꿈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었는데, 왜 지금 나는 중간 관리자를 하면서 비개발 업무에 괴로워 하고 있을까?’

‘근무지가 마곡으로 바뀌면 어떻하지? 매일 100km를 운전해야 하나? 이직해야 하나? 지금 내 실력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자유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필요하면 회사를 옮길 수 있는 자유.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자유부터 누리자. 그리고 점점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투자를 하자. 공부를 하고, 주식을 사자.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면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

지금 돈을 벌면서 하는 일도, 과정으로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