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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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마라톤은 회사분들과 함께 단체출전을 하게 되었다. 비록 늦게 도착해서 회사분들과의 교류는 별로 없었지만. 어제 동료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블랙번의 경기를 끝까지 보고 자는 바람에 잠을 많이 못잔 상태로 아침 일찍 병수와 함께 사택에서 출발했다. 밤에 사택 동료들이 통닭에 맥주를 시켜 먹을때 나에게 권하며 끝까지 괴롭혔으나 끝내 이겨내고 목표한 체중 이하(82.2kg)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분당선을 타고 선릉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종합운동장에 내렸다. 지하철 역을 나서는 순간 뛰기도 전에 이미 하늘은 노랬다. 이미 언론에서도 예보했듯 황사가 대단했다. 회사 동호회 현수막이 어딨는지 몰라 해매다가 출발시간인 9시 근처가 되서야 겨우 발견하고 부랴부랴 옷을 갈아 입고 운동장을 향했다. 그 때 시간이 9시 5분쯤. 사람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50분미만” 그룹의 맨끝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경험상 마라톤은 무조건 맨 앞에 서야 한다. 뒤에서면 앞사람에 밀려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수가 없다. 걷다가 뛰기를 반복할 수 밖에. 기록은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회는 작년 대회 보다 코스가 않좋아서 일정한 속도로 뛰는 것이 불가능 했다.

일주일 동안 40분 시간주 3회 연습하고 2.3kg을 감량한 후에 참가하는 대회라 걱정이 많았지만 의외로 5km까지의 초반 페이스는 괜찮았다. 뒷모습이 이쁜 여자가 앞에 보이면 따라 잡아 이쁜지 확인하는 절차를 몇 번 거치면서 경쾌하게(?) 레이스를 즐길 수 있었는데 …

그러나 자만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7km부터 고난과 인내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40분 시간주 밖에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40분이 지나자 체력은 고갈되고 다리와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또 언제나 처럼 별의 별 생각을 다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동원하며 걷고 싶은걸 참고 또 참았다.

거의 경기장 근처에 도달한 9km부터는 정신력으로 뛰어야 했는데 그 1km가 가장 빨리 뛴 것 같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지친만큼 더 힘을 내서 달렸다. 그리하여 결국은 힘차게 결승점을 통과하였고 기록은 저조(1시간 1분 20초)하였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온 힘을 다했기에 충만한 만족감을 맛볼 수 있었다. 초반에 사람들에 밀려서 너무 천천히 뛰었던 것이 아쉬웠던 경기. 언제나 처럼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그 힘들었던 기억은 하얗게 바랜다. 그리고 다음 대회를 생각하게 된다. 그땐 더 잘 뛰어야 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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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참가할 때는 항상 바나나, 초코파이, 빵, 우유를 쓸쓸히 뜯어 먹으며 홀로 집을 향하곤 하였으나, 회사 소속으로 참가했더니 도시락을 제공해 주어서 행복(?)했다. 마라톤의 백미는 완주 후에 먹는 음식이라 할만큼 음식의 종류와 맛에 상관없이 판타스틱하다.

좀 변태(?) 같기도 하지만 마라톤은 그 과정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울수록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최근 몇 번의 10km 레이스에서는 준비가 소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준비를 많이 했던 처음 몇 번의 레이스보다 비교적 쉽게 뛰고 있는 듯 하다. 올해는 한번만 더 10km 레이스에 도전 하고 충분히 준비한 후 하프마라톤에 도전할 생각이다. 인생 한번 진하게 느껴보자!

벼락치기 마라톤 준비

작년 제4회 코리아 오픈마라톤 참가 당시에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로고를 달고 뛰는 분들을 만났다. 그리고 다가오는 4월 1일, 나 역시 그 로고를 달고 뛰게 될 예정이다. 항상 홀로 외롭게 대회에 참가하다가 처음으로 단체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겨울에는 밖에서 달리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파견근무 한달동안 저녁을 항상 식당에서 푸짐하게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체중은 불어나고 있었다. 또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술자리에 어울리다보니 자기관리가 힘들었다.

그러나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나는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주 금요일 팻다운 30병을 주문해놓고 3월 26일부터 대회날까지 철저한 자기관리와 훈련을 다짐했다. 비록 팻다운은 아직 도착하지 아니 하였으나 절제의 미덕과 땀의 결실로 체중은 날마다 줄고 있다.

26일 아침, 84.5kg
27일 아침, 83.4kg
28일 아침, 83.1kg

대회당일에 82.5kg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생각보다 체중감량이 잘되고 있어 무난히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라톤이 끝나도 체중감량은 77kg이 될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작년에만해도 72kg까지 갔었는데 다시 85kg이 넘을줄 누가 알았으랴!

월요일은 탄천의 달리기 코스를 포함해 총 40분 시간주를 감행하였다.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을 보면 대회당일 천천히 뛴다면 무난히 1시간정도에 들어올 수 있을 듯 하다. 화요일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일단 중앙공원의 산책로를 빠르게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적당한 경사가 있는 곳이라 운동하기에 적당했다. 그렇게 끝까지 걷다가 분당천을 만나 10분 정도 가볍게 달리기를 하고 다시 빠르게 걸어 사택으로 돌아왔다. 역시 총 운동시간은 40여분.

예전에는 10km 대회를 한번 맞이할때마다 두세달을 긴장하며 철저히 준비했었는데, 최근에는 준비를 안하거나 혹은 일주일 준비해서 나가는 걸 보면 올해는 확실히 하프마라톤에 도전해야 할 것 같다. 힘들고 고통스러운만큼 성취감도 큰 법!

제4회 스포츠서울 마라톤


작년의 3회 대회에 이어서 올해도 참가하게 되었다. 상암동이 집과 가깝다는 것이 상당한 장점! 이번에는 오래전부터 마라톤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신 어머니와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나는 두려웠다. 준비를 전혀하지 않았기 때문. 마지막으로 제대로 훈련한게 언제인지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 스스로 부끄러워서 – 나는 전혀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꾸준히 준비한 대회에서도 늘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나는 피할 수 없는 인내를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9시 출발하는 대회를 9시 10분에 도착해서 급하게 준비운동없이 출발했는데, 올해는 8시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몸을 풀 수 있었다. 전혀 관심을 못 받은 댄스팀의 공연이 끝나고 평상복 차림의 수수해보이는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박상철의 무조건,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장윤정의 짠짜라. 특히 장윤정이 등장하자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적절히 산개해있던 군중들이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예쁜 언니(?)의 안내에 따라 새천년 건강체조(?)를 따라 하며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섰다. 어머니는 5km 출발선으로 나는 10km 출발선으로 향했다. 출발순서는 풀코스, 하프, 5km, 10km 였기 때문에 나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때 컨디션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날씨가 엄청 추웠고 나는 마라톤용 핫팬츠(?)를 입고 코를 훌쩍거리고 있었다. 전날 신나게 먹은 차돌박이가 소화가 덜 되었는지 배도 살살 아픈 것 같았다. 순간 뛰기도 전에 ‘그냥 뛰지 말까?’하는 용서할 수 없는 생각이 스쳐갔으나 잘 이겨내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선에는 왜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서지영과 박정아가 있었는데 노래도 안불렀는데 기념사진 찍고 출발하는 시늉만 했다. 아마도 얼굴마담으로 온 듯. 마라톤 대회에서 벌써 3번째 만나는 배동성 아저씨(?)의 출발구호에 맞춰 힘차게 출발. 겸손한 마음으로 뛰려고 노력했다. 준비 안한 것을 스스로 너무나 잘 알기에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나는 나의 페이스로 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앞질러가거나 내가 남을 앞지르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나는 배나오고 머리까진 아저씨를 한명정해서 – 한마디로 만만한 – 적어도 저 사람보다 잘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뛰었다. 늘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잘 뛰어 후반에 나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이번에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힘이 들면 나뿐만 아니라 여기 함께 뛰고 있는 모두가 힘들다는 생각으로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힘을 모아 같이 뛰고 있다고 생각하니 힘든 것이 덜하였다. 나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피니쉬라인을 통과했다. 하프코스 1등과 함께 들어왔기 때문.

기록은 작년보다 저조하지만 연습안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56분 23초.

나태함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바랬던(?) 이번 대회를 다행히도(?) 무사히 완주했다. 뛸때는 항상 힘들지만 객관적으로 지난 몇 번의 대회와 비교하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의 페이스로 뛰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이번에도 마지막 500m를 남기고 미친듯이 뛸 수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10km 코스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10km 코스는 이제 인생을 진하게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내년에는 반드시 꾸준한 몸관리와 연습으로 하프코스에 도전하겠다.

제4회 스포츠서울 마라톤 참가신청


부끄럽지만 올해초의 다짐과는 조금 다르게 되어버렸다. 그 당시의 마음가짐은 10km 대회 3~4회 참가와 하프마라톤 도전하는 것이였으나 봄에 참가한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에 이어 올해는 이번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작년에 참가한 제3회 스포츠서울 마라톤에서는 홀홀단신으로 대회장소에 가서 혼자 뛰고 돌아왔으나 올해는 어머니께서 5km 부문에 출전하실 예정이라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작년의 대회가 KAIST 총장배 사이언스 단축 마라톤 이후로 나의 첫 공식대회였는데, 잘 모르고 출발시간에 도착하여 준비운동없이 출발해서는 사람들에 밀려서 초반에 걷다가 기록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대회는 그러한 실수가 없어야겠다. 비록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겠다던 나와의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지만, 지금 다시 뛰어야 할 이유를 찾았기에 그 것에 만족한다. 아무튼 지금 나는 달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