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예약한 책 찾으러 갔다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복직한지 1년도 안 되었는데 쉬고 싶었나보다. ‘한달 휴가’라는 단어가 나의 시선을 끌었다.
엔자임헬스라는 회사에서 3년 주기 안식월 휴가를 다녀온 직원 8명이 함께 썼다. 안식월 제도를 시행한지 10년이 지나서, 60명 남짓의 작은 회사에서 안식월을 2회 이상 경험한 직원이 8명, 3회 이상은 6명이나 된다고 한다.
안식월 휴가 테마를 몇 단어로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나중에 비슷한 기회가 생겼을 때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제주도 하숙생활
- 스위스 배낭여행
- 아시아 3개국 테마여행 (보라카이, 베트남, 오사카)
- Book Stay, Forest Stay, Temple Stay
- 유럽 빵 투어
- 남편과 하와이 캠핑, 엄마와 제주도 여행
- 한 달간의 다이어트 프로젝트
- 가족과 런던 1년 유학 (안식년, 엔자임헬스 김동석 대표)
저마다 다르게 시간을 값지게 보내는 것을 보면서, 긴 호흡의 휴가는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온전히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과 짧은 휴가에서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 원하는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여유를 찾기 어렵다.
‘Book Stay, Forest Stay, Temple Stay’ 컨셉이 가장 맘에 들었다. 실제로 2017년 안식휴가 때도 내소사에 3박 4일로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 나에게 며칠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내소사 머물며 책 읽고, 산책하고, 명상하고 싶다. 복잡한 머리속을 비우고 싶다. 불필요한 힘을 빼고 싶다.
마지막 김동석 대표의 사례를 제외하곤, 안식월 휴가 이야기에서 자녀가 등장하진 않는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긴 휴가가 주어진다고 해도, 그것은 자녀를 위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평소 자녀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 부모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되겠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아쉬움 마음을 숨길 수 없을 것 같다.
내년에 2주의 안식휴가를 쓸 수 있지만, 5세 자녀를 키우고 있을 아빠로서, 혼자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하는 호사를 누릴 순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이의 어린시절은 빠르게 지나가기에 나, 아내, 아이 모두에게 따뜻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우리 세 가족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그림을 오늘도 머리속에 그려본다.
2019년에 1주일 summit + 3주 휴가 로 가족들과 유럽여행 간게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 추억이 되었네. 긴 휴가는 자주 갈수록 좋아. 🙂 아이가 초등 4학년이어서 가능했지.
가족과 추억이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코로나 끝나면 휴가도 충분히 즐기려고요. ^^
장기 휴가 중이다보니, 건우님 블로그도 찾아와보는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되네요.
여전히 딱히 계획이 없는데, 장기 휴가란 생각을 더욱 깊게, 그리고 이처럼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 수 있을 수준으로까지 정신적 여유를 주는 듯 하네요~ ^^
누추한 곳을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같은 맥락으로 1년 육아휴직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