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0주차 달리기

월요일부터 환절기 감기로 컨디션이 완전히 망가져서 평일에는 달리지 못하고 회복에만 집중했다.

이번 주말은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전 마지막 주말이어서,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프마라톤 예행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시간을 목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힘이 남아 있으면 하프를 완주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8km를 넘었을 때에 더 이상 달릴 수 없을정도로 다리 상태가 나빠서 멈춰야했다. 왼쪽 종아리는 쥐가 나기 직전이었고, 오른쪽 발목은 피로가 누적되어 거의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달리면서 몇 번을 멈췄다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콧물이 호흡을 방해할 때마다 공원 개수대에 들러 코를 풀었고, 10km 지점에서 화장실에 들렀고, 14km 지점에서 편의점에 들러 에너지젤과 이온음료를 섭취했다.

멈췄다 다시 달릴 때마다 다리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심박수를 잠시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계속 달리는 게 더 나을거라 생각한다.

SC트레이너 V3를 신고 지금까지 가장 멀리 달린 것은 2주 전 10km 였는데, 갑자기 18km를 달렸고, 광교호수공원 입구쪽 오르막길을 6번을 포함해서 달렸으니, 이래저래 다리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전에 16km를 달릴 때는 쿠션화 1080을 신고 오르막길이 없는 코스를 선택했다. 일부러 다리에 무리를 주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계획대로 잘 진행된 셈이다.

2km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행히 많이 회복되었다. 1주일 동안 리커버리를 잘 하면, 더 강해진 몸으로 서울레이스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레이스 하프코스는 경사가 거의 없고 물 보급이 수시로 있으니까,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달리면 힘들겠지만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행연습을 통해서 정한 대회 심박수는 150, 페이스는 610. 예상 기록은 2시간 10분.

2024년 39주차 달리기

이번주엔 개인적인 일도 회사 일도 많아서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화요일 GV70 출고 후 몇 가지 후속작업을 해야했고, 목요일엔 마곡에 다녀왔고, 일요일엔 특근을 했다. 수면 부족에 환절기 비염까지 겹쳐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

오늘까지 SW전문가과제를 마무리하였고, 당장 휴가를 쓸 계획은 없지만 징검다리 휴일이 있으니 당분간은 사정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징검다리 휴일 중 하루 날을 잡아 대회날를 시뮬레이션 해보아야한다.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니플패치를 붙이고 8시에 에너지젤을 가지고 출발. 하프를 뛰진 못하겠지만 2시간 LSD에 도전할 생각이다.

10월 13일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을 2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은 무리고, 심박수 160를 넘기지 않고 완주하는 걸 목표로 삼을 생각이다.

2024년 38주차 달리기

부산에서의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남은 추석 연휴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달렸다. 시간이 부족해서 혹은 너무 피곤해서 오랜만에 2~3km를 짧게 달리기도 했다. 화요일, 수요일에는 합쳐서 9시간 이상 운전했고 수면도 부족했는데 나름대로 애썼다.

일요일 밤의 10km 달리기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10km 이상 달린 기록을 찾아보니 8월 31일의 16km 달리기였다. 3주만에 10km 이상을 뛰었고, 몇 달만에 10km를 1시간 이내에 뛰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뛰기에 너무 좋았다.

10월 13일 서울 레이스까지 두 번의 주말이 남았다. 미리 하프 거리를 뛰어보긴 어려울 것 같고, 천천히 2시간은 달려보고 대회에 임해야할 것 같다. SC트레이너를 신고 뛸 생각이므로 어떻게서든 몸을 SC트레이너에 맞춰야 한다. 다행히 10km까지는 몸에 무리가 없음을 오늘 확인했다. 3주 동안 체중도 75.0kg에 맞춰야 한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내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 교훈을 배워 나가는 것에 있다.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대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

일을 할 때 혹은 달리기를 할 때 힘에 부치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린다. 노력의 양이 되었든 결과물의 품질이 되었든 내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따져본다. 그리고 조금 더 힘을 내 본다.

10월 13일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에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서 내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