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는 끝났지만

디펜스는 무사히 끝났지만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그 날은 아직 요원하다. 연구실 책상 옆 창가에 까치가 방금 지나갔다. 걸어서. KAIST에 사는 새들은 학생들처럼 귀차니즘을 즐기는 것인지 날기보다 걷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반가운 사람을 불러온다는 까치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실에 아무도 없어 토요일 점심은 혼자먹을 팔자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일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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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 하나.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 디펜스를 앞둔 한달 전만해도 지금 이 시간을 간절히 바랬다. 비록 학회에 제출할 논문을 쓰고 인수인계를 위해 몇가지 일을 해야하지만 그저 논문심사만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던 그 날이 지금 펼쳐지고 있지만 역시나 난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바보처럼 “논문작업만 끝나면…” 이라는 단서를 달고 결코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을 살자. 가진 것에 감사하자. 일상에서 행복을 찾자.

공중그네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 2007년의 독서를 가볍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선택한 유쾌한 소설. 다섯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다섯가지 이야기에 모두 등장하는 인물은 신경과 의사인 이라부와 그의 영원한 콤비인 간호사 마유미다.

다섯가지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간다. 뾰족한 걸 무서워하는 야쿠자,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하는 의사, 1루로 송구가 잘 안되는 3루수 등등 자기도 모르게 가지게 된 강박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들이 엽기적인(?) 신경과 의사 이라부를 만나 상담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해탈의 경지(?)에 이른 듯 천진난만한 이라부의 진료를 통해 주인공들이 강박증으로 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바라보며 딱딱하게 굳어 버린 나의 몸과 마음도 흐물흐물 긴장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편안함을 가져다 주었다. 삶의 과정에서 마주친 답답함에 의기소침해진 분이 있다면 부담없이 읽어보시길! 

적천사주: 2007년 신토정비결

또 한번 적천사주에 연락처를 팔고 무료로 토정비결을 봤다.
http://saju777.com

2007년 운세총론

새로운 식구가 들어오고 가정과 본인의 앞날을 밝혀 줍니다. 작은 인연이 크게 발전하여 일과 생활에 활력을 주는 시기이군요. 인연이 좋으므로 미혼의 선남선녀 들은 인연을 맺으면 천상의 배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복은 인연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니 올해는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큰 기쁨을 주게 됩니다.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분들은 성과가 커지고 원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매사에 길운이 따르니 안 좋은 일도 결국은 전화위복이 되는 시기입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은 굳이 확장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변화는 순리를 역행 하는 것이니 굳이 재물을 들여서 더 큰 재물을 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명성과 재물이 함께 들어오는 시기이니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셔야 합니다. 노력한 이상의 결과가 반드시 찾아 올 것이니 적어도 운이 나를 비켜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얼씨구 좋구나! 초등학교시절부터 간직해온 프로그래머의 꿈을 이룰 첫 직장에 입사하는 올해 “노력한 이상의 결과가 찾아온다”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더욱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인연이 좋으므로 미혼의 선남선녀 들은 인연을 맺으면 천상의 배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대목이다. 오늘 회사 시무식에 다녀오면서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앞으로 펼쳐질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날 믿고 응원해주는 “천상의 배필”을 만난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게 되길 기원해본다. 본인이 지혜롭지 않으므로.

이성 및 대인관계운

올해 만큼 대인관계가 좋은 해도 드뭅니다. 만나는 이성이 있다면 천상의 인연이니 소중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기혼자 들은 새로운 이성과의 만남을 통해서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으니 경계하십시오. 좋은 운을 바람 피는 데 사용하면 운의 크기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큰 곤욕을 치루게 될 것입니다. 미혼자 분들은 만남을 자주 가지세요. 올해는 즐기는 만남도 인연이 되는 만남도 모두 좋은 시기입니다. 일적인 만남은 모든 이가 귀인이니 부탁을 들어주고 하기에 좋습니다. 매사가 일적으로 진행이 되면 막힘이 없습니다. 막히는 일은 상대가 풀어 줄 것이니 올해의 만남을 소중히 그리고 오래도록 유지 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도움을 받는 다면 반드시 기억하여 갚아 주시기 바랍니다. 평생의 은인이 될 것입니다.

운세총론에서 힌트를 얻어 곧 바로 이번에는 “이성 및 대인관계운”을 살펴보았다. 일단은 기혼자가 아니라서 행복하다. 작년 사주까페에서 재미로 사주를 보았을 때, 내가 작업 중임을 안 친구가 점쟁이(?)에게 올해 내게 여자가 생기냐고 물어봤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올해(2006년)은 재미없어. 그만둬.” 그 것은 결국 사실이였다. 재미 없었다. 무안해진 친구가 내년은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내년(2007년)에는 만날꺼야”라고 말씀하셨으니 올해는 정말 솔로생활 1200여일만에 솔로탈출할 것인가?  

이번에는 사회생활측면에서 살펴보자. 가장 바라는 것은 한달 후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부족한 내가 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야하기 때문.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때까지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쉽을 가진 – 현재 우리 교수님 같은 – 사수를 만났으면 좋겠다.

그 밖에 “사주 정보”, “재물운”, “직장사업운”, “가정/건강운”, “토정비결 월별운세”등을 제공한다. 이런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데, 좋은 운은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적극 활용하고, 나쁜 운은 조심하여 잘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능 보던 해에 토정비결이 아주 최악이였는데 수능을 쫄딱 망했던 기억이 있으며, 대학원 입학시험 보던 해에는 토정비결이 아주 좋았고 실제로 결과도 아주 좋아 나에게 과분한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결국 운이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닐까? 길고 넓게 삶을 바라보면 나는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으니까.

2006년의 독서목록

2006년을 마감하며 일년동안 읽은 책들을 되돌아 보았다. 3월에 100권을 목표로 다독을 시작하였으나 84권을 읽는데 그치고 말았다. 내년에는 1월 부터 시작하면 1년에 100권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교적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섭렵하였다고 자평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거나 유용한 책은 밑줄로 표시해 두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해준 지연누나와 은정이에게 심심한 고마움을 전하며, 많은 사람들이 책을 찾게 되는 2007년이 되길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1.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2. 봉순이 언니
3.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4.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5.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6. 이루마의 작은방
7. 호밀밭의 파수꾼
8. 마흔으로 산다는 것
9. 씁슬한 초콜릿
10. 홍합
11. 연금술사
12. 경제학 콘서트
13. 한국의 젊은 부자들
14. 지식의 힘
15.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6. 책 읽는 책
17. 소설 정약용 살인사건
18. 거꾸로 읽는 세계사
19. 얼굴 빨개지는 아이
20. 멈추지 않는 도전
21.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22.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23.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24. 칼의 노래 1권
25. 칼의 노래 2권
26. 카네기 인간관계론
27. 괴짜경제학
28. 3인행
29.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30.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
31.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32. 시맨틱웹 : 웹2.0 시대의 기회
33. 설득의 힘
34. 2010 대한민국 트렌드
35. 공부의 즐거움
36.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혹기술
37.
38. 완벽에의 충동
39. 열정을 경영하라
40. 인간연습
41. 쾌도난마 한국경제
42.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마라
43. 인생수업
44. 한국의 임원들
45. 일본의 제일부자 손정의
46.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47. 전태일 평전
48. 프로로 산다는 것
49. 마음을 비워 평온하라
50.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5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첫번째 이야기
52.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두번째 이야기
53.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54. 배려
55.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56. 입문 – 이창호 정통바둑 1
57.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 낱말편 1
58.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59. 1리터의 눈물
60. 시간 여행자의 아내 1권
61. 시간 여행자의 아내 2권
62.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63. 대한민국사
64.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65. 피아니스트
66.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67. 대한민국사 2
68. CEO 책에서 길을 찾다
69. 체 게바라 평전
70.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71. 가로세로 세계사 1
72. 가로세로 세계사 2
73. 7인 7색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74. 대한민국사 3
75. 조엘이 엄선한 소프트웨어 블로그 베스트 29선
76. 딴따라라서 좋다
77. 장정일의 공부
78. 제태크의 99%는 실천이다
79.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80. 내려놓음
81. 파이 이야기
82.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83.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84. 닥터 노먼 베쑨

닥터 노먼 베쑨

닥터 노먼 베쑨
테드 알렌 지음, 천희상 옮김/실천문학사

2006년의 마지막 몇시간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다. 덕분에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자신한다. <체게바라 평전>에 이어 찾게 된 실천문학사의 역사인물찾기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이 책의 원제는 <생명의 칼, 정의의 칼>이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일생동안 보여준 인류애는 모든 사람들이 본받을만하다. 일신의 안영과 영달을 포기하고 국제적인 인류애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노먼 베쑨은 체게바라와 너무나 닮았다. 그리하여 그들이 공산주의자였다는 사실까지도.

디트로이트의 평범한 외과의사였던 노먼 베쑨은 폐결핵을 앓게 되고 요양원에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던 중, 그 당시에는 무모하다고 생각되던 기흉수술에 대한 연구결과를 접하게 되고 수술로 폐결핵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닥터 노먼 베쑨 그 자신은 그렇게 수술을 통해 결핵으로 부터 완치가 되었고, 후에는 흉부외과 의사로 명망을 얻게 된다.
 
다시 삶을 얻게 된 노먼 베쑨은 수 많은 사람들이 결핵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의사로서의 한계에 괴로워한다. 그가 생각하는 결핵의 근본적인 원인은 “가난”이였기에 환자차트에 병명을 써넣을 때 “폐결핵”이라고 써넣어야 할지 또는 “경제적 빈곤”이라고 써넣어야 할지 고민하기에 이른다. 그러한 고민 끝에 그는 “무상의료”를 주장하게 되고 결국은 어떤 연설에서 “공산주의자”임을 밝힌다.

노먼 베쑨은 자신의 이념을 실천에 옮긴 사람이다. 파시즘과 나치즘에 대항하여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였고, 중국의 항일운동에 참가하여 부상병들을 치료함으로써 전시의료분야의 개척자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안위는 생각지 않고 부상병을 찾아 전선으로 이동했으며, 쉼 없이 몇 일동안 수십건의 수술을 해냈다. 그에 대한 중국인민의 무한한 존경과 사랑은 당연한 것이였다. 결국 그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부상병을 돌보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노먼 베쑨의 개인의 생애뿐만 아니라, 1차 세계대전을 둘러싼 국제정세 그리고 자신들의 더러운 명분을 세우기 위해 제국주의자들이 악용했던 반공의 속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중국인민들과 닥터 노먼 베쑨이 보여준 순수한 공산주의가 실현된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 것이 유토피아적일지라도. 2006년의 마지막 날 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아꼈던 또 한명의 위인을 만나게 되어 나는 기뻤다.